델타, SAF 목표 삭제…항공업계 넷제로 전략 ‘흔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델타항공이 SAF 목표를 철회하며 항공업계 넷제로 전략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 출처 = Unsplash
항공업계가 넷제로 경로의 핵심 축으로 삼아온 전략이 연료 현실 앞에 흔들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각) 델타항공(NYSE: DAL)이 2030년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 목표를 삭제하고 넷제로 선언을 사실상 후퇴시켰다고 보도했다.
SAF 의존 전략 붕괴…넷제로 ‘목표→열망’ 후퇴
델타항공은 지난주 말 지속가능성 웹페이지에서 2030년 SAF 10% 사용 목표를 삭제했다. 2050년 넷제로 역시 ‘목표’에서 ‘열망’으로 바뀌며, 달성 의무가 있는 계획에서 선언 수준으로 후퇴했다.
이런 조치는 수치로 설명된다. 델타의 SAF 사용량은 최근 2년 새 6배 이상 늘었지만, 2025년 기준 전체 항공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그쳤다. 사용량을 크게 늘리고도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친 셈이다.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구조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 같은 흐름은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에어뉴질랜드(ASX: AIZ)는 2024년 7월 항공기 도입 지연과 SAF 공급 부족을 이유로 2030년 탄소 감축 목표를 철회하고 과학기반목표이니셔티브(SBTi) 참여도 중단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NYSE: LUV)은 2025년 SAF 관련 조직을 축소하고 재생에너지 투자 자산을 정리했다. 목표를 세운 항공사들이 실행 단계에서 잇따라 이탈하는 양상이다.
공급 0.8%·가격 최대 12배…탈탄소 모델 자체 한계
문제는 구조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6년 지속가능항공유(SAF)가 전 세계 항공유의 약 0.8%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항공유 대비 2~5배 높은 가격, 제한된 원료 공급, 공항 인프라 부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항공사들이 의지를 가져도 사용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기 기반 SAF(e-SAF)는 비용이 최대 12배에 달해 상업화 가능성은 더욱 제한적이다.
항공 탈탄소 전략은 사실상 SAF에 의존하고 있다. 전기·수소 항공은 단거리나 장기 기술에 머물러 있고, 중장거리 상업 운항에는 적용이 어렵다. SAF 공급이 막히면 감축 경로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구조다.
다만 모든 항공사가 목표를 접은 것은 아니다. 일부 항공사들은 공급 부족 상황에서도 전략을 유지하며 대응 방식을 바꾸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NASDAQ: UAL)은 장기 구매 계약을 통해 SAF 물량을 선점하고 있으며, 에어프랑스-KLM(Euronext Paris: AF)도 토탈에너지스와 계약을 통해 공급망을 직접 확보하고 있다. 장기 계약과 투자로 물량을 선점하고 가격 상승 리스크를 완화하는 전략이다.
못 구해도 써야 한다”…규제와 시장 현실 충돌
항공사들로서는 SAF 수급이 어려워도 규제를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탄소상쇄제도(CORSIA)는 2027년부터 의무 단계에 진입할 예정이며, 유럽연합(EU)도 2025년부터 SAF 혼합 의무를 적용하는 ReFuelEU Aviation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실제로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 항공업계는 2025년 SAF 혼합 비율 2% 목표를 달성하거나 이를 웃돌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0.6% 수준에서 단기간에 확대된 것으로, 규제가 항공탈탄소를 어느 정도 견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급은 부족한데 규제는 강화되는 구조에서 항공업계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SAF 공급 지연이 항공업계의 기후 목표 달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