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 말한 가짜뉴스 특정세력 , 그것을 알려주마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특정 세력들이 조직적으로 제작하고 배포하는 가짜뉴스는 단순히 잘못된 정보를 전파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가짜뉴스는 국민들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바탕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도록 선동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위협한다”며 4.10 총선을 앞두고 ‘특정 세력’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언론자유가 탄압받고 ‘독재화’가 진행중인 것으로 전 세계에 알려진 나라의 대통령이 국제 행사에서 자꾸 ‘가짜뉴스’를 입에 올리는 것이 민망하고 부적절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 말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가짜뉴스’ 혹은 ‘허위조작정보’가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는 것도 맞고, 특히 선거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 국정을 농단한 대통령의 잘못을 감추고 오히려 미화한 수많은 가짜뉴스들은 한국 사회를 얼마나 큰 혼란에 빠뜨렸는가? 정부의 노조탄압에 항의해 분신자살한 노동자의 유서가 ‘대필조작’되었다는 가짜뉴스는 얼마나 우리 사회를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었는가? 선거에 나온 후보의 거짓말과 신뢰할 수 없는 여론조사를 그대로 받아쓰기한 뉴스로 인해 선거가 얼마나 왜곡되었는가? 그러니 이런 ‘가짜뉴스’ 혹은 ‘허위조작정보’를 만들고 배포하는 ‘특정세력’은 민주주의를 흔드는 위험한 세력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 위험한 ‘특정 세력’은 누구인가? 윤 대통령은 ‘가짜뉴스’ 문제를 말하면서 인공지능(AI)과 인터넷 봇(bot) 기술을 활용한 가짜뉴스 확산 문제를 언급했다고 한다. 윤 정권과 입을 맞추는 조선일보는 인터넷 댓글러, 블로거, 유튜버 등을 가짜뉴스 생산자로 몰았다. 선거철이 되면 SNS나 ‘단톡방’(단체대화방)에 이런 ‘아무말’ 정보나 출처불명 뉴스를 퍼나르는 극렬 정치꾼들이 그런 세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말하고 싶어하는 ‘가짜뉴스 특정세력’은 이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는 마치 미국 트럼프 대통령처럼 ‘가짜뉴스가 위험하다’는 말을 여러차례 반복해왔지만, 임기 중에 인공지능, 댓글러, 유튜버, 극렬 정치꾼들이 배포한 가짜뉴스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윤 대통령은 주로 자신, 부인 김건희 씨, 그리고 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로 몰아왔다. 윤 대통령의 ‘이 새끼’ 욕설,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김건희 씨 주가조작·양평고속도로 변경 개입·명품백 수수, 천공의 대통령 관저 개입, 검사 윤석열의 대장동 부실대출 수사무마 의혹 관련 보도 등등 자신과 정권에 불리한 여러 언론 보도들을 가짜뉴스로 몰아 압수수색·고소고발을 마구 벌여왔다.
그런데 정부에 비판적인 뉴스는 가짜뉴스인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같은 일이다. 언론이 정권과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언론 본래의 역할이고 사명일 뿐이니, 비판 뉴스를 가짜뉴스로 몰아가는 것은 헛다리짚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독재화 국가’로 추락하고 있는 이유를 보여준다.
언론학자들은 ‘가짜뉴스’를 ‘기사의 형식을 빌린 허위·조작 정보’라고 설명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허위·조작정보뿐 아니라 팩트를 왜곡한 편향 뉴스, 과장·축소로 진실을 호도한 기사, 사실확인 없이 받아쓰기한 기사, 선정적 기사, 어뷰징 기사, 비윤리적 기사까지도 ‘가짜뉴스’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가짜뉴스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배포하고 있는 ‘특정 세력’은 따로 있다. 바로 주류 언론들, 그 중에서도 특히 윤석열 정부를 비호하고 미화하거나 정부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친윤’ 언론들이다.
그 중에 으뜸이 바로 조선일보다. 2년 전 조선일보의 ‘분신 노동자 유서대필’ 오보, ‘술판 벌인 쿠팡노조’ 오보를 보라. 윤 정부의 노조 악마화, 노동탄압을 지원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한 '명백한' 가짜뉴스였다. 조선일보는 이전 정부에서 핵오염수 방류 위험성을 강조하다가 윤석열 정부에서는 안전하다고 말을 바꿨다. 노조의 집회나 대학생들의 핵 오염수 반대 시위를 ‘북한 지령’에 따른 것이라고 하고, 야당의 위성정당에 친북세력이 침투한 것처럼 호도했다.
'재판을 너무 많이 시켜 판사가 인권위로 달려갔다'는 황당한 오보, 조국·윤미향 관련 악의적 오보, 멀쩡한 기업을 상장폐지로 몰아간 오보, 친윤·보수·기득권 진영에 극도로 편향된 보도, 검찰발 받아쓰기 보도 등 윤석열 정부 임기 중에 쏟아진 ‘가짜뉴스’만 따져봐도 한 보따리다. 윤 정부 이전에 나온 오보는 책으로 묶어도 될 만큼 많다. ‘현송월 총살’ ‘김일성 피살’ ‘노무현 발언 왜곡’ 등의 오보는 오보의 전설이 됐다. 조선일보가 단지 ‘편향적’인 이유만으로 ‘신뢰도 꼴찌 신문’이 된 것은 아니다.
'나무위키'에서 검색된 조선일보의 2020년 이후 오보 리스트 갈무리
언론 신뢰도 전세계 꼴등의 원인 중 하나인 한국 주류언론의 오보 퍼레이드에는 조선일보를 추종하는 친윤·기득권 언론들도 동참하고 있다. 이른바 ‘조중동’ 카르텔과 몇몇 보수적 주류 언론들이다. 여론 영향력으로 따져도 이들 주류 언론들은 윤 대통령과 조선일보가 언급한 인공지능, 댓글러, 블로거, 유튜버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강하다. 주류 언론은 매일 사회적 의제(agenda)를 생산하고 현실을 보는 프레임(frame)을 짜낸다. 인공지능, 댓글러, 블로거, 유튜버들이 만들어 확산하는 대부분의 가짜뉴스는 주류언론의 뉴스에서 시작되는 것들이기도 하다.
이렇게 보면 윤 대통령이 말한 ‘가짜뉴스 생산·배포 특정세력’이 누구인지 명확하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기득권 주류언론이 바로 그 ‘특정 세력’이다. 이들이 오보, 왜곡보도, 조작보도, 받아쓰기 보도, 편향보도로 여론시장을 오염시키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가짜뉴스로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가짜뉴스 특정 세력’에게는 중요한 임무가 있다.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거짓말, 즉 ‘윤석열발(發) 가짜뉴스’가 배포되지 않도록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다른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예컨대 ▲‘내 장모는 남에게 십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 ▲‘내 아내는 주식투자해서 손해만 봤다’ ▲‘나는 김만배를 잘 모른다’ ▲‘윤우진 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준 적이 없다’ ▲‘(이용수 할머니에게)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겠다’ ▲‘이 새끼라고 욕설을 한 적이 없다’ ▲‘(채 상병 사망사건 관련해) 국방장관에게 전화한 사실이 없다’ ▲‘고발사주 지시를 하지 않았다’ 등 윤석열 대통령의 수많은 거짓말 의혹에도 불구하고 ‘친윤’ 주류 언론들은 이를 덮어주고 감춰주는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가 자신이 말한 ‘가짜뉴스 특정세력’의 일원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