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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이민 문학의 현실과 제언 ②

이민 문학의 현실과 제언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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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문학, 새로이 피어나라 화면 캡쳐. Thomas Kim 시민기자 문학 콘텐츠의 풍경 이민 문학을 읽다 보면 이미 본 듯한 지루한 데자뷔를 경험하게 된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 언어의 장벽, 차별받는 이방인, 세대 간 갈등, 그리고 결국 정체성의 혼란에 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작품 속 주제와 소재들이 마치 공식처럼 반복 재생산되는 모양새다. 이런 경험들이 실제로 이민자들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너무나 예상 가능한 방식으로 구성돼 발표된다는 점이다. 고향 땅을 그리워하는 향수 란 주제를 예로 들어보자. 이민 사회에서 문학 활동을 주도하는 이민 1세대는 주로 장년층 이상이다 보니, 그들이 관심을 갖는 소재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많은 작품에서 거의 비슷한 패턴으로 고향 음식을 먹으며 눈물 흘리기 , 명절에 모국을 떠올리며 쓸쓸해 하기 , 자식들이 모국어를 잊어가는 것을 안타까워 하기 같은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런 한풀이 풍 은 이제 하나의 스테레오타입이 돼버려 독자들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고정된 서사가 실제 이민자들의 다양한 삶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AI가 주도하는 오늘날 이민자의 삶은 과거와 확연하게 다르다. 디지털 기술로 모국과 실시간 연결되고, 다중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때로는 모국보다 이주국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맛보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 대부분은 여전히 1세대의 고난과 눈물, 또는 2세대의 정체성 혼란이라는 낡은 공식에 갇혀 있다. 이런 현실은 독자들로부터 이민 문학을 외면하게 할 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 이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단순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마치 모든 1세대 이민자는 고향을 그리워하고, 모든 2세대는 정체성 혼란을 겪어야 한다는 식의 틀에 박힌 인식이 만들어진다. 700만 명을 훨씬 웃도는 재외 이민자의 삶이 이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은 데 말이다. 이민 문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또 하나의 패턴은 넋두리 풍의 피해자 서사 다. 차별받는 이민, 착취당하는 노동자, 소외된 이방인이다. 이런 주제의 이야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실제로 많은 이민자가 이런 경험을 했고, 그것을 기록하고 공감하는 일은 당연히 의미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야기가 거기서 멈춘다. 이민자들은 끊임없이 당하는 사람으로만 그려진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어떻게 극복했는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아쉽게도 능동적인 주체가 아니라 수동적인 피해자로만 재현된다. 국내 작가가 이민자의 삶을 다룰 때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타자의 시선으로 이민을 바라보다 보니, 동정과 연민의 대상으로 묘사되거나 반대로 과장되어 이상적으로 미화되기 쉽다. 실제 당사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작가의 욕망과 편견이 투영된 인물들만 정제되지 않은 채 등장한다. 조선족은 가난하고 거칠게, 재일 이민은 슬프고 비극적으로, 재미 이민은 성공했지만 공허하게 그려지는 식이다. 이민자가 쓴 작품에서조차 이런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주국 문단의 기대, 한국 독자의 요구, 그리고 자기 검열 속에서 자연스럽게 귀 기울일 만한 이야기를 기대하며 쓰게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민 문학은 다양한 목소리가 아니라 비슷비슷한 한숨 소리만 담겨, 심지어는 한풀이 문학 또는 회한의 문학 이라고 불리니 개탄할 일이다. AI 시대의 이민 사회는 과거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가 전 세계에 확산했고, SNS를 통해 모국과 일상적으로 소통한다.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들, 역이민자들, 디지털 노마드로 활동하는 젊은 세대들까지 이민의 범주는 훨씬 광범위하고 다양해졌다. 하지만 장노년층이 주도하는 이민 문학은 아직도 옛날이야기를 반복하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언어 장벽이라는 소재를 예로 들어보자. 물론 언어는 중요한 문제지만, 번역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달한 지금 그 의미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 오히려 젊은 세대는 다중언어 능력을 자산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 문학은 여전히 영어 발음이 서툴러 무시당하는 1세대의 이야기만 되풀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세대 간 갈등도 마찬가지다. 한국어를 못하는 자식과 영어를 못하는 부모의 소통 단절은 이미 단골손님처럼 진부한 소재가 됐다. 지금의 3세, 4세대 이민자들은 부모보다 더 적극적으로 한국 문화를 찾기도 하고, K-팝과 K-드라마를 통해 독특한 방식으로 한국과 연결되어 활동하기도 한다. 이런 새로운 현상들은 문학작품에 거의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이민 사회도 큰 변화를 경험했다. 재택 근무의 확산, 아시안 혐오의 증가, 디지털 공동체의 형성 등 새로운 이야깃거리들이 많다. 아쉽게도 이민 문학은 여전히 20세기의 향수와 차별 이야기가 주된 소재로 머물러 있다. 이민 문학이 직면한 또 하나의 현실적 문제는 언어다. 한국어로 쓸 것인가, 현지어로 쓸 것인가. 이 선택은 단순히 표현 매체의 문제만 아니라, 독자층과 유통 구조, 나아가 작품의 정체성까지 결정짓는다. 한국어로 쓰면 한국 독자를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고, 한국에서 수여하는 문학상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결국 한국 문단의 유행, 취향과 기대에 맞춰가며 글을 써야 한다. 현지어로 쓰면 현지 독자에게 이국적인 소재로 소비되기 쉽다. 결국 어느 쪽을 선택하든 진짜 이민의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내기가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더구나 많은 이민 작가들은 모국어와 현지어 사이에서 언어적 제약을 느낀다. 어떤 이는 이민자들은 이민 올 당시의 모국어 수준에 갇혀 있다 라고 표현하는데 아주 틀린 말이 아니기도 하다. 이렇게 미묘한 감정, 현재성 있는 문화적 뉘앙스를 어느 언어로도 완벽하게 표현하기 어려우니, 결국 이런 언어적 한계는 창작의 깊이를 제한하게 된다. 결국 이민자는 두 문화 사이에 놓인 문화적 경계인 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다. 또한 이민 문학을 다루거나 발표하는 매체와 플랫폼도 매우 제한적이다. 일부 문인협회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의존하는 정도로 문학 생태계 는 빈약하다. 한국의 주류 문단은 이민 문학을 주변부로 취급하고, 현지 문단은 소수 민족 문학이라는 틀 안에 가둔다. 결과적으로 이민 문학은 독자를 만나기 어렵고, 독자를 만나지 못하니 창작이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다. 개선을 위한 제언 첫째, 이민 문학의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들려면 먼저 문인들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민자는 결코 피해자도, 영웅도, 향수에 젖은 사람도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생활 여건에 따라서 자율적으로 이민을 선택했고,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다. 그들의 성공과 실패, 희망과 좌절,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평범한 일상이 더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당사자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 국내 작가가 상상으로 쓴 이민 이야기보다, 이민자가 직접 쓴 이야기가 더 진정성 있고 다채로울 수 있다. 창작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으므로, 이민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합리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셋째, AI 시대에 펼쳐지고 있는 이민 사회의 현실을 포착해 작품에 반영해야 한다. SNS로 연결된 디지털 디아스포라, K-문화를 통해 재발견되는 정체성, 다중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 문학인을 양성해야 한다. 그들의 문학 활동을 과감하게 장려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겠다. 젊은 작가 멘토링 프로그램, 온라인 플랫폼 구축, SNS 활동, 세대 간 공동 창작 프로젝트 등도 검토할 만한 소재다. 마지막으로, 문인들의 과감한 문학적 실험과 도전이 필요하다. 고정된 서사 구조, 진부한 소재, 예측 가능한 결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민의 삶을 SF나 판타지로, 실험적 형식으로, 유머러스하게 다루는 등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문학 작품의 다양성이 확보되고 독자들을 문학의 장으로 인도할 수 있다. 이민 문학은 한국 문학의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180여 개 나라에 흩어진 732만 명 이민자들의 삶은 무궁무진한 스토리의 보고이며, 소중한 문학 자산이다. 이제 장노년층이 주도하는 낡은 틀에서 벗어나, 젊은 층을 포함해 다양한 연령층의 이민자들이 잘 어우러진 문학공동체로 거듭나길 바란다. 그들의 활발한 활동이 작품의 질적 향상을 통해서 이민 문학은 물론 한국 문학의 발전에 일조할 날이 오길 기대한다. 노래: 이민 문학, 새로이 피어나라! (https://youtube.com/shorts/j756N8AenOY?feature=share)   노래: Immigrant Literature, Bloom Anew! (https://youtube.com/shorts/R_E0sgifhYs?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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