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통했나…카카오 분기 최대 매출 달성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카카오가 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2조1609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카카오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카카오가 비상 경영에 돌입한 가운데서도 올 3분기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증가한 2조1600억원대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400여억원을 올렸다. 인건비 등 일회성 비용과 인공지능(AI) 등 인프라 투자 때문이다.
수익성이 아쉽기는 하나 시장의 기대치에는 부합했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2조2296억원, 영업이익 1274억원이다.
'선방했다'는 안도보다는 잔뜩 위축된 분위기다. 홍은택 대표는 9일 3분기 경영 성과 발표 이전에 주주들에 사과부터 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에 따른 경영진 사법리스크와 모빌리티 등 계열사 이슈를 의식한 행보다.
홍 대표는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주주들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 생각하며 향후 사업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면서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도 사업 개선 노력에 힘입어 SM엔터테인먼트 인수효과를 제외하고도 전년 대비 2% 증가한 1조90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영업익, SM엔터 제외시 23% 감소
카카오는 올 3분기 매출 2조1609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나며 외형 확대는 성공했으나 수익성은 후퇴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 감소했다. 게다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 효과를 제외할 경우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은 23% 감소한 1150억원, 매출은 2% 증가에 그친다.
M&A 효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3분기 콘텐츠 사업이 플랫폼 사업을 앞섰기 때문이다. 플랫폼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1조295억원을 기록한 반면 콘텐츠 부문은 같은 기간 30% 증가한 1조13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5개 분기를 통틀어 콘텐츠 사업이 플랫폼 사업의 실적을 앞선 건 올 2분기에 이어 두번째다. SM엔터 인수 효과가 작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플랫폼 사업 역시 이번 분기에 매출 규모 1조원대를 돌파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의 플랫폼 사업은 크게 톡비즈·포털비즈·플랫폼 기타로 구분되는데 기타 사업에 포함된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의 3분기 실적 기여도가 크게 나타났다.
카카오는 3분기 플랫폼 부문과 콘텐츠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사진=카카오
플랫폼 사업 3분기 1조원대 매출 돌파
3분기 카카오의 플랫폼 사업에서 톡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5177억 원을 기록하며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다음이 포함된 포털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832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 5개 분기를 합산해 가장 낮은 규모다.
톡비즈 중에서 비즈보드·카카오톡 채널 등 광고형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8% 증가했지만, 선물하기·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은 같은 기간 약 2배인 15% 로 증가폭이 컸다. 3분기 통합 거래액은 약 2조4000억원 규모다.
플랫폼 기타 매출은 5개 분기 합산해 가장 높은 매출인 4285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여행 확대에 따른 카카오페이 글로벌 거래액 증가와 택시, 대리운전 등 카카오모빌리티 전 사업 부문이 안정적으로 성장한 결과다.
홍 대표는 이날 "올해는 톡비즈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 해 였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익화로 지속 성장 곡선을 그릴 것"이라며 "카카오톡의 광고 키워드는 크게 로컬·비지인·마이크로 버티컬 이상 세가지로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B2C· B2B 고객을 활성화해 올 연말까지 전체 톡채널 수는 70만개 증가한 250만개를 예상한다"며 제휴사와 소상공인 대상 비즈니스 카톡과의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최근 다량의 롱테일 파트너사 확보를 위해 요기요와 제휴를 시작한 서비스를 이달 오픈해 30만 소상공인을 확보하게 됐다. 이외에도 개인화된 쇼핑 큐레이션 지면을 확대해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마이스토어 채널을 출시한다. 이를 통해 일간 활성 이용자수를 전년 동기 대비 30% 까지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사진=카카오
콘텐츠 부문 30% 고성장 달성
카카오의 3분기 콘텐츠 사업은 뮤직 부문과 스토리, 미디어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한 1조13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먼저 스토리 매출은 일본 법인 카카오픽코마가 지난해 3분기보다 22% 성장해 분기 최대 거래액을 경신하는 등 활약으로 24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 카카오픽코마는 일본 앱 매출 1위를 달성하하며 마케팅비 강화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무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오리지널 웹툰 지적재산권(IP) 조회수가 증가하는 등 웹툰-영상 간 트래픽 선순환 효과의 매출 기여도가 높게 나타났다.
뮤직 부문은 SM엔터 편입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51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소수의 대형 아티스트에서 소속 아티스트 전반으로 팬덤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에스엠엔터와 함께 북미 통합 법인을 중심으로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을 전방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한 10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통해 각각 공개한 '도적:칼의 소리'와 '최악의 악'이 국내1위 외에도 글로벌 주요 6개국 탑텐에 올랐다. 4분기에는 전세계 동시 공개하는 '경성 크리쳐'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등 기대작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목표다.
반면 3분기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VX 등 비게임 부문 매출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2620억원의 매출에 그쳤다.
AI 계획 구체화…"AI콘텐츠 봇 선보일 것"
이날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와 카카오브레인이 진행하는 AI 사업과 관련한 서비스 계획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홍 대표는 "앞으로 다양한 챗 GPT, 즉 GPTS 라고 불리는 것들과 고객을 누가 연결하느냐가 중요한 AI사업의 큰 축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GPTS와 고객 연결에 저희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AI콘텐츠 봇을 카카오톡 오픈채팅과 연계한 서비스를 빠른 시일 내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홍 대표는 "AI 콘텐츠 봇이 이용자 관심사를 마이크로 세그먼트로 구분해 맞춤형 콘텐츠를 국내, 국외 가리지 않고 소싱해 대화 맥락에 맞게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외에도 오픈소스, 글로벌 빅테크의 AI기술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홍 대표는 "오픈소스를 활용해 만든 파운데이션 모델을 이용할 경우 파인튜닝 시, 호출 당 비용은 1원보다 훨씬 적은 단위로 사용이 가능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모빌리티 사업과 관련된 방안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홍 대표는 "택시 4개 단체와 모빌리티가 간담회를 통해 수수료 체계와 가맹구조를 원점에서 놓고 토론하게 된다"며 "가맹택시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20%로 알려졌으나 기사님이 부담하는 수수료는 크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 협상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