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기후 공시, 위헌 심판대에… 기업 대응 셈법 복잡해졌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핵심 기후 공시 규제가 연방법원에서 위헌 여부 판단을 받게 되면서 기업 공시 의무의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공시 전문매체 코퍼릿디스클로저는 12일(현지시각) 미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이 캘리포니아 기후 공시 법안인 SB 253과 SB 261의 위헌성 여부를 두고 구두변론을 진행했으며, 향후 수개월 내 법 시행 중단 여부를 포함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대법원(Supreme Court) 건물 / 이미지 출처 연방대법원 홈페이지
기업 공시 의무인가, 표현의 자유 침해인가
문제가 된 법안은 2023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서명한 것으로, SB 253은 기업의 온실가스(GHG) 배출량 공시를, SB 261은 기후 변화로 인한 재무적 리스크 공시를 각각 의무화한다. 적용 대상은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으로, 각각 연 매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 5억달러(약 6500억원) 이상이 기준이 된다.
이들 법안은 당초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2024년 초 미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한 5개 경제단체가 연방법 위반과 표현의 자유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원고 측은 캘리포니아주가 연방 청정대기법의 규제 영역을 침범했고, 기업에 특정 발언을 강제해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연방지방법원은 연방 우위 원칙과 관할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경제단체들은 법 시행을 잠정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1심에서는 기각됐고, 항소심에서 다시 다뤄지고 있다.
SB 261은 중단, SB 253은 유지…엇갈린 법원 판단
항소법원은 SB 261에 대해서만 공시 의무를 일시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1일까지 제출해야 했던 기후 재무 리스크 보고는 자발적 공시로 전환됐다. 실제로 지난해 말까지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에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51곳에 그쳤다. 법이 그대로 시행됐다면 약 3100개 기업이 대상이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를 규정한 SB 253에 대해서는 별도의 중단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 항소법원이 가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해당 기업들은 올해 8월 10일까지 첫 배출량 공시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 캘리포니아 당국의 입장이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기후 관련 공시가 수정헌법 제1조가 보호하는 ‘상업적 표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미 상공회의소 측은 해당 공시가 특정 거래와 직접 연결되지 않은 정보로, 상업적 표현의 범위를 넘어선다고 주장했다. 특히 에너지 공급자와 공급망 배출량까지 포함하는 스코프 2·3 공시는 기업 책임을 과도하게 확장한 것이라는 논리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주 측은 투자 판단과 리스크 평가에 직접적으로 활용되는 정보인 만큼 상업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북미 투자자의 상당수가 이미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 리스크를 분석에 활용하고 있지만, 현재 공시는 표준화되지 않고 선택적으로 제공돼 시장을 오도할 소지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항소법원은 구두변론과 서면 자료를 토대로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와 가처분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최종 판단은 향후 6개월 이내에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