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포텐]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핀란드에서는 아이는 물론이고, 다 큰 어른이 부끄러워 말을 못 하는 것도 전혀 흠이 되지 않는다. 나는 어릴 때 부끄러움이 많아서, 가족과 주변인의 무수한 질타와 조언을 받으며 자랐다. 그 결과 부탁과 항의에 주저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일단 떠들고 보는 입만 살아 있는 게으른 어른이 되었다. 반면, 똑같이 부끄러움이 많았던 어린이 따뚜는 침묵이 자연스러운 핀란드에서 자기 생긴 그대로 낯을 가리는 어른이 되었다. 어린이집에 결석 문자는 보내도 똔뚜 문제로 전화해서 선생님과 상의하는 일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버스에서 한 정거장 일찍 하차 버튼을 누르면 말하지 않고 그냥 내려서 걸어가고,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이 잘못 나와도 항의하지 않고 그냥 먹는다. 부탁하기 전에 혼자 해결해 보려고 노력하고, 항의하기 전에 실수할 수 있는 상대방의 사정을 생각해 본다. 착해서가 아니다. 그런 편이 쑥스러운 내 속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불편한 말을 하는 것 말고도 다른 대안은 많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를 억지로 바꾸는 것보다 생긴 대로 부끄럽게 살아가는 편이 덜 손해 보는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