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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또 하나의 혁신, 지대공유 로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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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는 체제 아래 토지출양제(土地出讓制) 를 골격으로 하고 있다. 이는 50년(~70년)간의 토지 사용권을 일시불로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단기적으로 지방정부 재정을 풍부하게 했으나 장기적으로 지대 자본화와 부동산 투기를 심화시킨 단점이 있어왔다. 그런 가운데 2024~2025년 출양 수입이 급감하면서 중앙정부는 토지재정 구조조정과 불로소득 환수가 주요 과제로 되었다.  그리하여 최근 일부 도시에서 토지연조제(土地年租制) 실험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의미심장한 신호다. 토지를 단순 개발 재원이 아닌 공동체가 순환적으로 공유하는 자산으로 재정의하려는 구조적 고민의 일환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광시 좡족자치구 라이빈을 시찰한 뒤 이곳의 사탕수수 농장을 방문해 농민들과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12.15 연합뉴스 선전(深圳)의 1위안 임대와 전략적 토지정책 개혁개방의 상징 도시 선전(深圳)은 토지를 산업정책의 전략 도구로 활용한다. 첨단산업단지에서는 정부가 지정한 스타트업과 미래산업 기업에 대해 장기 일시불 대신 매년 토지 사용료를 부과하거나, 상징적으로 1위안 수준의 극저가 임대료만 받는다. 2025년 들어 선전·항저우·수저우·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는 2~5년 무료(제로 렌트) 또는 저가 임대 정책을 확대하며 혁신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토지를 투자소득 창출 수단이 아니라 기술축적의 인큐베이터로 삼는 정책적 실험이다.   한편 헝다(Evergrande) 사태로 상징되는 부동산 버블 붕괴는 지방정부 재정이 토지출양 수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 문제를 인식한 중앙정부는 2021년 이후 토지재정 구조조정과 불로소득 환수 강화를 본격 모색하고 있다. 토지연조제 실험과 지대 회수 메커니즘 토지연조제는 기존 일시불 출양제의 대안으로, 매년 지가 수준에 연동해 토지 사용료를 납부하게 하는 제도다. 토지 가치 상승 혜택이 시장 참여자에게 독점되지 않고 증가분이 국가·지방정부로 정기 환수되어 사회적으로 재분배되는 구조다.   사회 인프라, 인구 유입, 공공투자 등으로 형성된 사회적 지대(Social Rent)를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회수함으로써 불로소득 축적을 방지한다는 효과가 있다.   이는 장기 투자 유인을 해치지 않으면서 토지 가치 상승분의 사회 환수를 제도화하려는 시도다. 출양제에서는 단순 보유만으로도 막대한 시세 차익이 발생해 투기가 구조화됐으나, 연조제(또는 저가 임대) 실험은 지가 상승과 함께 임대료가 자동 조정되므로 보유 이익이 줄고 활용 이익이 강화된다.   이 구조는 투기 수요를 누그러뜨리는 한편, 투자 여력을 AI, 바이오, 신에너지, 반도체 등 미래 제조 산업으로 재배분하려는 정부 전략과 부합한다. 14·15차 5개년 계획은 부동산 비중 축소, 실물경제 강화, 산업혁신국가 전환을 중장기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러한 토지 정책 실험은 이를 뒷받침하는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 체질 개선으로서의 지대공유형 성장 지대공유 성격의 실험은 산업 구조조정뿐 아니라 거시경제 체질에도 변화를 촉진한다. 기업은 초기 토지비용을 장기 분납(또는 저가)함으로써 R&D·고용 여력을 높일 수 있고, 가계는 주거비 부담 완화로 소비여력을 회복한다. 지속 가능한 내수 확대와 혁신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공동부유(共同富裕)’ 구호는 이와 맞닿아 있다. 토지·주거의 불로소득 구조를 완화해 사회적 자본이 특정 집단에 독점되지 않게 함으로써 성장의 과실을 사회화하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려는 철학적 지향이 깔려 있다. 한국은 보유세 사후납부제로 지대공유 실현을 중국의 실험은 한국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토지를 여전히 세습적 자산 축적의 매개로 둘 것인가, 아니면 공통 자산으로 간주하고 상승 지대를 환원할 방안을 모색할 것인가.   지대공유는 단순 세금 인상 논의가 아니라, 불로소득의 사회적 환원 원칙에 기반한 제도 설계의 문제다. 한국에서는 토지사유제가 확고하므로 토지연조제와 같은 직접 관리가 어렵지만, 보유세 강화와 사후납부제(Deferred Payment)를 결합하면 동등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후납부제의 구조는 간단하다. 토지소유자가 현금납부 외에도 매년 산정된 보유세 부담액을 장부에 기록만 하고, 매매·상속 시점에 일괄 정산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현금납부에 따른 인센티브는 주어진다. 이렇게 하면 현금 부담 문제는 완화되고, 미실현 이익 과세 반발은 줄어든다. 정부는 확정채권을 통해 장기 재원을 확보할 수 있으며, 고령층의 유동성 우려를 낮추면서 청년·무주택 세대에게 공정한 기회의식을 제공할 수 있다. 공유부 시대의 전환을 향해 이미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용광로인 맨해튼 배터리파크시티(Battery Park City)에서도 공유부형 지대시장제가 실행되고 있다. 이 사례는 토지사유제 국가에서도 지대 공유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우리도 해방 직후 농지개혁을 통해 모두가 교육받을 기회를 가짐으로써 인재강국으로 성장했고, 그 결과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체험을 갖고 있다.   이제 제2의 공유부 시대를 열 때가 되었다. 현대판 투기 세력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이행해야 한다. 최근 다주택자 중과세 조치도 취했지만 이는 근본 처방이 아니다. 지대공유를 일정하게 실현하고 지가를 안정시켜야 경제 선순환이 가능하다.   지대의 사유화가 심화될수록 사회는 생산보다 투기에 더 많은 자원을 흡수하게 된다. 중국의 연조제(저가 임대) 실험은 그 함정을 넘어 지대를 사회적 순환의 고리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 역시 시장 원리를 존중하되, 토지와 불로소득의 공공성을 제도적으로 회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부동산 투기의 늪을 탈피하고, 공유부(共有富)라는 새로운 공정 성장의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진일보하면 지대시장제(토지 지대 자체를 시장에서 거래·환원하는 모델)로 나아갈 수 있다. 토지사유제 국가에서도 시장경제 원리와 부합되게 공정한 토지정의를 이끌 수 있는 길이다.   정부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세금이 아니라 지대의 독점이다. 용기 있게 공정한 제도 개혁의 길로 나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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