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선야곡 부르며 눈물… 아버지 도와주이소 [사람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1일 대구 중구 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앞에서 마지막 유세 연설을 하던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6.1. 유튜브 김부겸TV 화면 갈무리
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2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마지막 유세에서 부친이 생전에 즐겨 불렀던 노래 전선야곡 을 부르며 눈물을 훔쳤다. 어쩌면 제 인생의 마지막 유세가 될지 모른다 고 한 김 후보는 아버지 도와주이소, 대구 시민 여러분 도와주이소 라고 거듭 외치며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줄곧 보수 정당이 시장직을 차지해 온 대구에서 31년 만에 민주당 시장이 탄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달걀로 바위 치던 벽치기 유세 에 시민들 응답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이날 김 후보는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 아침 인사를 시작으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수성구 일대에서 전매특허인 벽치기 유세 를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벽치기 유세는 김 후보가 과거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 수성구갑에서 국회의원 선거를 치를 때 청중도 없는 아파트 외벽을 향해 연설한 데서 붙은 별칭이다.
벽치기 유세에서는 과거에 보기 드문 풍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김 후보가 수성구 범어 아이파크 앞 벽치기 유세를 하자, 한 시민은 아파트 창문에 부겸 오빠 응원해요 라는 메시지가 적힌 파란색 티셔츠를 내걸고 응원을 했다. 김 후보는 이를 페이스북에 공유한 뒤 처음엔 달걀로 바위를 치는 심정으로 시작한 일이다. 범어 아이파크 아파트 벽에 꽃이 피었다. 대구 시민께서 피워주신 꽃이다. 오늘 드디어 바위가 깨지는가 보다 라며, 이전과는 달라진 대구 분위기를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1일 대구 북구 연경동 아파트단지 일대에서 유세하고 있다. 2026.6.1.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1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아파트 단지에서 유세를 하자 한 시민이 아파트 창문에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티셔츠를 걸고 응원했다. 2026.6.1. 김부겸 후보 페이스북
조선일보 출신 강효상도 김부겸 찍어달라
오전부터 수성구 일대를 누빈 김 후보는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집중 유세를 한 뒤, 자리를 옮겨 오후 7시 30분 대구 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앞에서 마지막 총력 유세를 펼쳤다. 유세 현장에는 김부겸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권칠승 의원을 비롯해 강효상 전 국회의원(새누리당), 허소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 삼성라이온즈 구자욱 선수의 아버지인 구경회 전 대한축구협회 초등축구연맹 부회장 등이 총출동했다. 현장에선 김부겸, 김부겸 을 연호하는 함성과 함께 대구의 미래를 위해 김 후보를 선택해달라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지지 유세에 나선 권칠승 의원은 지금 대구시장 선거는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30년 동안 대구 경제를 확실히 말아 먹은 그 정당과 그 정당의 후보들에게 대구 시민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집중하고 있다 며 (대구를 말아 먹은) 그 사람들이, 그 정당이 또 후보를 내놓고 표를 달라고 징징대고 있다. 대구를 지켜달라고 한다 고 말했다. 이어 경제를 망쳐서 곳간이 텅텅 다 비었는데 지킬 게 뭐가 있느냐 면서 지금 대구는 지킬 게 아니고 살려야 된다 고 외쳤다. 그는 대구 시민들 보고 자기들을 살려달라고 하는 그런 후보를 뽑겠느냐, 대구를 살리겠다고 하는 후보를 뽑겠느냐 면서 김 후보 지지를 부탁했다.
대구 출신으로 조선일보 편집국장까지 지냈던 강효상 새누리당 전 의원도 연단에 올라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강 전 의원은 최근 김 후보를 지지하며 눈물을 보인 쇼츠(짧은)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강효상 전 새누리당 의원이 1일 대구 중구 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2026.6.1. 유튜브 김부겸TV 화면 갈무리
강 전 의원은 엊그저께 이 자리에서 김 후보에게 한 시민께서 대구를 좀 살려주이소 라고 절규했다 며 일자리가 없어서 수도권으로 떠나야 하는 대구의 청년들에게 죄스러워서 제가 울컥했다 고 말했다. 이어 오늘 아침 제 초등학교 단톡방에서 2번을 찍겠다는 친구가 있었다. 다시 한번 생각하라고 얘기했더니, 왜 김부겸을 찍어야 하냐고 설명해 달라고 해서 티케이(TK)신공항, 대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 대구·경북 통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김부겸밖에 없다고 글을 올렸더니,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겠다고 했다 며 아직도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 습관적으로 관성적으로 2번을 찍는 분들이 있다. 여러분 내일까지 우리가 마지막까지 그분들을 설득해서 반드시 우리 김부겸 후보를 당선시키자 고 목청을 높였다.
눈물로 마지막 호소… 아버지 도와주이소
마지막으로 유세차에 오른 김부겸 후보는 (시민들) 한 분 한 분이 저한테 제발 대구 경제 좀 살려달라 우리 아들딸들이 여기서 희망을 갖게 해달라 하고, 심지어 유모차를 끌고 오신 젊은 엄마는 이 아이들이 클 때 대구가 희망의 도시로 만들어야 되지 않겠느냐 고 울먹였다 면서 여러분들의 그 뜨거운 간절함 때문에 저 김부겸, 몸이 부서지더라도 대구를 한번 확 바꾸고 싶다 고 외쳤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대구 경제를 망쳐 놓은 분들, 이번에 여러분들이 심판하지 않으시고 또 그대로 그들을 쭉 이렇게 내버려두면 대구는 언제 살길을 찾겠느냐 면서 저 김부겸이가 대구 시민들의 절박한 호소에 답하겠다. 제 몸이 부서지도록 뛰겠다 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40년 정치 인생의 마지막 이라고 호소해 온 김 후보는 이번이 개인적으로는 열 번째 출마이고, 대구에서 다섯 번째 출마다. 어쩌면 제 인생에 이게 마지막 유세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정말로 제 가슴에 있는 이야기 한번 터놓고 싶다 면서, 자신을 선택하면 민주당 독주를 견제하고 보수를 재건하며 대구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2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막판 유세를 펼치고 있다. 2026.6.2. 연합뉴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의 저 모습이 대한민국을 강하게 떠받들 수 있는 건강한 보수 정당의 모습이 맞느냐 며 대구에서 이번에 여러분들이 심판을 해주시면, 저들이 건강한 보수로 다시 태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부겸이 하나 찍었는데 건강한 보수로 태어나고 민주당 독주도 견제한다면, 이거야말로 일석이조 아니냐 고 했다.
또 김 후보는 무엇보다도 신공항을 건설하고 남은 케이투(K2) 부지를 지금의 군공항 자리로 내버려 두는 게 아니라 삼성의 이재용, 에스케이(SK)의 최태원, 현대차의 정의선, 엘지(LG)의 구광모 회장한테 초대장을 보내서 투자하라고 하겠다 며 지난 코로나19 시절 국무총리일 때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이 회장님들 한 분 한 분하고 여러 가지 토론도 하고 합의 각서에 도장까지 찍었다. 그런 귀중한 인연을 가지고 31년 만에 탄생한 민주당 대구시장 김부겸이 정말로 여기 투자해 달라는데 안 되겠느냐 고 역설했다. 그는 대구 경제를 장기적으로 살리고 싶다 면서 33년째 전국 최하위 GRDP(지역내총생산)이고 모든 경제 지표도 나쁘지만, 여러분들이 결단하면 (경제 살리기) 해낼 수 있다 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유세 말미에 선거 때마다 저보다 부지런히 담배꽁초를 줍고 휴지를 주으면서 그렇게 애써주셨던 그분을 작년에 하늘나라로 보냈다 면서, 지난해 세상을 떠난 부친에 대해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1일 대구 중구 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앞에서 마지막 유세 연설을 하던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6.1. 유튜브 김부겸TV 화면 갈무리
그는 (아버지께서는) 시골 농업학교 출신이다. 1950년대 6·25 뒤끝에 빨리 군대를 마치기 위해서 고3 때 저를 낳으시고는 바로 군대에 뛰어드셨다. 그러니까 저와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난다. 그러니 얼마나 저한테 온갖 애정을 다 쏟아주셨겠느냐 면서 부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전했다. 이어 하늘나라에서 저의 모습을 지켜보시면서 단디 해래이 당당하게 해라 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면서, 자신이 어릴 적 부친이 즐겨 불렀다던 노래 전선야곡 의 한 소절을 부르며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가랑잎이 휘날리는 전선의 달밤 이라는 노랫말로 시작하는 전선야곡 은 대구에서 자란 원로가수 고 신세영 씨가 부른 노래다. 6·25 전쟁 중인 1951년에 발표된 이 노래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담아낸 대표적인 진중가요다. 젊은 세대에게는 2011년 개봉한 장훈 감독의 영화 고지전 의 삽입곡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김 후보는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훔쳤고, 현장에 있는 일부 시민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노래를 마친 뒤 아부지 도와주이소 라고 외쳤고, 시민들도 함께 도와주이소 라고 호응했다. 김 후보는 거듭 존경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도 도와주이소 라고 호소하며, 그동안 자신을 도운 선거 운동원들과 지지자,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담아 큰절을 했다.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