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테슬라·GM 앞서 V2X 본격 확대… 전기차 기반 에너지 시장 진입”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를 이동수단을 넘어 에너지 저장·공급 자원으로 활용하는 ‘V2X(Vehicle-to-Everything)’ 서비스를 한국·유럽·미국 전역으로 확대한다.
28일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가정과 전력망에 공급하는 V2G(Vehicle-to-Grid)·V2H(Vehicle-to-Home) 서비스를 순차 도입한다고 밝혔다.
V2X는 전기차 배터리를 분산형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술로, 전력망 변동성 관리와 재생에너지 활용도 제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V2V(Vehicle-to-Vehicle) 기술 개념도. 전기차 간 통신을 통해 충전 조건을 확인 후 한 차량에서 다른 차량으로 직접 전력을 공급하는 구조다. / 자료=현대자동차
제주 출력제어 497회… V2G 실증으로 대응
현대차그룹은 12월 말 제주도에서 아이오닉9·EV9 보유 고객 55명을 대상으로 국내 첫 V2G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제주도는 2023년 재생에너지 비중이 19.2%로 전국 최고지만, 풍력·태양광 변동성으로 2024년 10월까지 출력제어가 497회 발생했다. 2015년 3회에서 급증한 수치다. 산업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출력제어율이 2030년 24%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그룹은 낮 시간 과잉 발전된 전력을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하고 야간에 방전하는 구조를 실증해 전력망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수십 kWh)는 소규모 ESS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출력제어 대응 수단으로 평가된다. 그룹은 양방향 충전기를 무상 설치하고 충전 비용도 지원한다.
유럽은 네덜란드 중심 V2G, 미국은 V2H 확산
유럽에서는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V2G 상용 서비스를 도입한다. 네덜란드는 위트레흐트를 중심으로 2018년부터 ‘양방향 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지역으로 V2G 관련 인프라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력요금제와 연계한 자동 충·방전 모델을 구축해 고객이 잉여 전력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유럽 내 확산 속도는 국가별 전력시장 구조 차이로 상이하다. 스마트미터 보급률은 프랑스 94%, 영국 62%, 독일 2%에 그친다. 독일은 2024년 전력 거래 중 8.5%가 kWh당 0.5센트 이하, 4.1%가 15센트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가격 변동성이 크다. 가격 변동성이 높을수록 V2G 수익성은 커지는 구조다. 영국은 SEG 제도를 통해 소비자가 배전사업자를 선택해 전력을 판매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자연재해·정전 대응 수요가 커 V2H 서비스가 먼저 확산되는 추세다. 기아는 올해 2월 EV9에 V2H 기능을 적용했고, 현대차도 아이오닉9에 해당 기능을 도입한다. 캘리포니아주는 2026년 이후 판매되는 전기차에 V2E 기능 탑재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테슬라·GM 등도 시장 진입… 2030년 28조원 규모 전망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V2X 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는 2025년 전 차종에 양방향 충전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사이버트럭은 ‘파워쉐어’ 기능을 통해 수일간 가정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포드는 F-150 라이트닝에 V2L·V2H 기능을 제공하며, GM은 2022년부터 트럭형 전기차에 V2H 기능을 탑재했다. 폭스바겐 ID 시리즈도 양방향 충전 기능 도입을 예고했다.
시장조사기관 모더 인텔리전스는 글로벌 V2G 시장 규모가 2025년 57억5000만달러(약 8조4300억원)에서 2030년 195억달러(약 28조21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성장률은 27.6%다.
클린테크니카는 현대차그룹의 이번 조치가 제주 재생에너지 과잉 문제를 전기차 기반 유연성 자원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라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