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시장 신뢰도 높이면 자금 유입 2년 내 10% 증가할 것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탄소시장 신뢰도가 높아지면 기업 참여도는 두 배 이상, 자금 조달 규모는 2년 내 최대 10%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각) 지속가능성 미디어 에디(edie)는 위 민 비즈니스연합(We Mean Business Coalition, 이하 WMBC)이 180명 이상의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WMBC는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7개 비영리 단체 연합 네트워크다. 주요 파트너로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세계지속가능발전협의회(WBCSD) 등이 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WMBC가 기업 의사결정자들의 자발적 탄소시장(VCM)에 대한 인식 파악을 위해 세계 최대 거래소 그룹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ICE) 및 글로벌 컨설팅기업 베인 앤 컴퍼니(Bain & Company)와 함께 27개국 180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VCM 시장에 진입 장벽 있어… 투명성, 명확성, 인정 부족 등
설문조사에 따르면, 탄소배출권을 구매한 적이 없는 기업 중 78%는 앞으로도 VCM에 진입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VCM 시장 진입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는 명확성 부족, 투명성 부족, 국제표준화기구(ISO) 등 주요 표준 설정 기관이 기업의 VCM 투자를 인정해주지 않는 것 등을 꼽았다. 탄소배출권 구입이 혜택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리스크가 될까 우려하는 것이다.
실제로 2023년 1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세계 최대 자발적 탄소배출권 인증기관 베라(Verra)의 인증 중 90% 이상이 ‘거짓’이라고 폭로했다. 이에 구찌, 셸, 디즈니 등 베라에서 배출권을 구입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큰 피해를 봤다.
만일 VCM 시장이 투명해지고 규제도 강화될 경우, 응답자의 절반이 탄소배출권을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배출권을 구매한 기업들은 관련 투자를 2년 내 최대 1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WMBC 자연 기반 솔루션 담당 부국장 루크 프리처드(Luke Pritchard)는 "비즈니스 리더들 사이에서 탄소시장이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 도구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더 많은 기후 금융 확보를 위해서는 민간 탄소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무결성, 투명성, 배출권을 구매한 기업에 대한 인정 등을 보장하는 강력한 프레임워크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제28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WMBC과 CDP,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 이니셔티브(VCMI), 자발적 탄소시장 청렴위원회(ICVCM), 과학 기반 목표 이니셔티브(SBTi) 등 기업 기후 행동 주요 참여자들은 기업을 위한 명확하고 일관된 기준과 탄소시장을 위한 '엔드 투 엔드 무결성 프레임워크(end-to-end integrity framework)' 개발에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엔드 투 엔드 무결성 프레임워크는 기업의 운영 및 공급망 탈탄소화에 요구되는 접근 방식과 고품질 탄소배출권을 통해 잔여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한 지침 제공을 목표로 한다.
기업의 탄소배출권 구매 예산, VCM 시장 없으면 어차피 사라져…
반드시 시장 청렴도 높여 활성화시켜야
한편, 신뢰할 수 있는 VCM 시장이 없는 상황에서 탄소배출권 구매 예산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1%가 직접 감축 등 다른 배출 감축 노력에 투입되지 않고 예산이 재흡수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탄소배출권 투자가 기업의 배출 저감 노력을 위한 별도의 자원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응답자 중 절반은 VCM 시장이 없을 경우, 탄소배출권 예산이 다른 배출 저감 노력에 투입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 WMBC
베인 앤 컴퍼니 탄소시장 글로벌 총괄 파트너이자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데일 하드캐슬(Dale Hardcastle)은 “2050년까지 자연 금융 격차(nature financing gap)가 4조1000억달러(약 545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자연 기반 탄소배출권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통해 민간 금융을 최대한 신속히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기후 금융 확보를 위한 VCM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COP28에서 제안된 엔드 투 엔드 무결성 프레임워크 지침 마련해야 한다.
둘째, 직접 감축 및 탄소배출권 활용을 통한 배출량 상쇄에 대한 인센티브를 최적화하고 기후 목표 달성에 있어 이 두 가지의 중요성을 인정해준다.
셋째, 탄소배출권 오용 방지를 위한 강력한 안전장치를 마련한다.
넷째, 탄소배출권 무결성을 높이기 위한 적절한 솔루션을 개발한다.
다섯째, 기업의 높은 무결성을 인정하고 시장의 무결성 향상을 위한 지원 제공 방안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