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벤처캐피탈 자금은 어디로 향할까?...AI와 방위기술에 주목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기후정책에 대응해 기후 벤처 투자자들이 투자 전략을 다시 조정하고 있다. /픽사베이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할 날이 가까워졌다. 그의 당선 이후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주요 조항은 철회되고, 에너지부의 대출이 줄면서 규제가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 부과로 인해 무역 전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기후 관련 정책이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은 클린테크 관련 펀드에서 자금을 회수하기에 이르렀다. 지난달, 친환경 시장 전문 리서치 업체인 사이트라인 클라이밋(Sightline Climate)은 보고서를 통해 사용되지 않은 자금이 860억달러(약 127조원)에 달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후 벤처 투자자들은 투자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AI 분야로 집중된 투자…클린테크 대신 방위 기술에 주목
클린테크와 AI의 자금 조달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AI의 엄청난 전력 수요는 테크 기업들의 기후 목표를 무산시켰다. 데이터 센터 운영자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거나 AI를 사용해 비용과 노동력을 절감하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클린테크와 AI의 자금 조달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의 단점인 간헐성을 AI가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면서 그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AI기반 솔루션에 중점을 둔 벤처캐피탈 블루 베어 캐피탈(Blue Bear Capital)의 창립 파트너인 에른스트 삭(Ernst Sack)은 “AI를 통해 유틸리티의 접근 방식을 최적화하여 비용과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블룸버그 NEF는 203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게 위해 전력망을 정비하려면 연간 8110억달러(약 1193조원)가 소요된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또한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기후 테크라는 말 대신 방위 기술로 리브랜딩 하는 것을 고려하라고 블룸버그를 통해 조언했다.
기후 테크에 자주 언급되는 광물, 강철, 반도체 생산 등은 국가 안보에도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기후 관련 기술에 대한 지원은 줄이려고 하겠지만 방위는 문제가 다르다고 전했다. 이 경우 수조 달러 규모의 거대한 시장에서 안정성을 보장하고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스타트업, 녹색 수소, 탄소 포집은 투자 침체 예상
한편 AI분야와 달리 스타트업과 녹색 수소 관련 프로젝트는 투자 침체가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벤처 캐피탈 기업들이 이미 검증된, 더 성숙한 기업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블룸버그NEF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이후로 신규 주식 공모와 공적 자금 조달이 현저히 감소했다. 이는 탄소 제거 스타트업인 러닝타이드(Running Tide)부터 전기 버스 제조업체 프로테라(Proterra)에 이르기까지 유망한 스타트업의 폐업으로 이어졌다.
또한 수소에 대한 침체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는 천연가스보다 4배 더 비싸며, 이로 인해 실질적인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리스타드 에너지 역시 2025년 에너지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그린 수소의 경제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각국 정부의 지원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탄소 포집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탄소 1톤을 포집하는 데 수백달러가 들고 에너지 사용량이 엄청나다. 무엇보다 언제 수십억 톤의 탄소 제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것도 탄소 포집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줄게 했다. 벤처캐피탈 회사 비저너리 투모로우(Visionaries Tomorrow)의 창립 파트너인 세바스찬 폴록(Sebastian Pollok)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이 기술에 도전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