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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치개혁 특위는 개혁 저지 특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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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책상 위에는 시급히 처리해야 할 난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위헌 판결을 받은 국회의원 선거법상의 정당득표율 3% 봉쇄조항을 1~2%로 낮추는 문제, 국힘당 장동혁 대표가 던진 16세 선거권 도입과 이에 따른 교사의 정치기본권 및 모의선거교육 보장 문제, 그리고 고질적인 광역의회 일당 독점과 양당 나눠먹기 기초의회 2~3인 중선거구 문제, 지방자치 단위에서 도입된 무늬만 주민발안제와 주민소환제, 주민투표제 개혁 문제 등 하나하나가 한국 민주주의의 골격을 다시 세우는 중차대한 과제들이다. 그러나 정작 칼자루를 쥐고 있는 국회 정개특위, 정확히 말하면 거대양당 지도부, 더 뼈아프게 말하면 압도적 다수의석을 가진 민주당 지도부와 청와대는 적어도 지방선거 이전에는 지방선거법 개정 등 정치개혁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럴 수밖에 없다. 작금의 양당제 정치에서 정치개혁은 양당의 기득권과 특권을 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정개특위는 거대양당 소속의원들로 구성돼 양당 합의로 정치관련 입법을 처리해왔다. 국회정개특위를 정치개혁 추진주체가 아니고 정치개혁 저지주체로 보는 편이 정확한 이유다.   2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선거제도·정치 개혁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6.1.21 연합뉴스 ‘90% 싹쓸이’의 달콤한 유혹과 치명적 함정 이재명 정부, 민주당 갉아먹는 독배 가능성 지금도 정개특위는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다. 이유는 뻔하다. 거대양당, 특히 민주당이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지금 이대로’가 제일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통령 지지율이 견고하고 정당 지지율도 국힘당보다 20% 포인트나 앞서 있다. 이대로 소선거구제 승자독식 구조를 유지한 채 지방선거를 치르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광역의회 의석의 90% 이상을 민주당이 싹쓸이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다 이긴 판에 왜 제도를 바꿔 남 좋은 일을 시키느냐’는 유혹에 빠질 만한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그 90% 싹쓸이야말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미래를 갉아먹는 독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지율이 60%라면 의석도 60%만 가져가는 것이 정의다. 여당이 의석의 60%를 갖고 있으면 40% 야당의 견제를 받더라도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하면 일하는 데 지장이 없다. 지지율은 60%인데 제도의 맹점을 이용해 의석을 90%나 차지하는 것은 사실상 의석 도둑질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럴 때 잘못된 제도를 고쳐서 자기 몫을 과다한 90%에서 정당한 60%로 낮추는 것은 자선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정의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90% 싹쓸이에 성공하면 더 큰 문제가 기다린다. 견제세력 하나 없이 일당이 지배하는 지방의회는 필연적으로 부패하게 마련이다. 우리 편끼리 감싸주는 ‘끼리끼리 카르텔’ 속에서 토착 비리가 자라나고 이는 결국 두어 군데서 대형 스캔들로 터져 나올 것이다. 지방권력의 부패는 중앙정부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힌다. 과연 이것이 2028년 총선 승리와 2030년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되겠는가? 당장의 의석 몇 석 더 얻으려다 정권의 명운을 건 도박을 하는 꼴이다. 정의에 부합하는 큰 정치가 중장기적인 이익을 가져온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길 것인가?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셀프 입법’ 한계 지금의 국회 정개특위 구조를 보자. 여야가 1대 1로 동수를 이뤄 팽팽히 맞서 있다. 겉으로는 합의처리 전통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서로의 기득권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담합하거나 서로 상대 당 탓만 하며 시간을 끌기에 딱 좋은 구조다. 선거법은 여야합의가 관례라는 미명 아래 거대 양당은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는 ‘셀프입법 특권’을 절대 놓지 않는다. 이런 양당 담합구조에서는 백날을 논의해도 3% 봉쇄조항 완화나 4인 선거구 확대 같은 기득권 내려놓기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 양당 주도 국회정개특위는 그때그때 양당이 합의하는 최소한의 땜질처방을 위해 기능할 뿐 국민이 아무리 원해도 양당정치 구조개혁이나 양당의 기득권 축소합의는 조금도 기대할 수 없는 기구다. 차라리 정치개혁 저지 특위라고 이름 붙여야 맞다. ‘시민의회’로 공을 넘겨 이해충돌 피하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 참고할 만해 거대양당 소속의원들로 구성된 국회 정개특위는 이해충돌 방지 차원에서 자기대리를 금지하는 법의 일반원칙상 거대양당과 소속의원의 권리와 의무를 규율할 선거법, 정당법, 국회법, 정치자금법 등 정치관계법을 손볼 자격이 없다 그렇게 되면 영락없이 ‘셀프입법’이 되기 때문이다. 최소한 국회의원과 정당의 권리의무는 국회(정개특위)가 아니라 주권자 시민이 큰 틀에서 직접 정해줘야 맞다. 지금처럼 대리인(국회의원)들에게 스스로의 권리의무를 규율할 규칙 제정권을 주는 대신 무작위 추첨으로 선발된 시민대표들로 ‘시민의회’나 ‘공론조사’를 조직해서 주요 쟁점의 결정권을 위임해야 셀프입법에 고유한 이해충돌문제를 피할 수 있다. 추첨으로 뽑힌 1회용 시민대표들은 국회의원들과 달리 다음 공천이나 재선을 걱정하지 않는다. 오직 상식과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가 판단기준이 될 것이다. 우리사회는 이미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학습과 숙의를 거친 시민의 집단지성이 얼마나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지 목격한 바 있다. 지금 당장에라도 지방선거제도 개혁, 16세 선거권과 교사 정치기본권, 기초의회 선거구제 개편, 지방자치에서 직접민주제의 실효성 강화 등 쟁점 사안을 시민의회에 넘겨 토론하게 하고 그 결과를 국회가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약속하는 것. 이것이 꽉 막힌 국회정개특위의 돌파구이자 해법이다. ‘선수’가 ‘규칙’을 정하게 둘 순 없다 주권자 시민이 게임의 규칙 정해야 이것은 단순히 이번 지방선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직면한 본질적인 문제는 유능한 대표자를 뽑아 통치를 위임하는 대의민주정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가진 구조적 모순에 있다. 우리는 통상적인 법률 제정과 행정 감시는 대리인에게 맡길 수 있다. 그러나 정당과 국회의원의 권리·의무를 규정하는 정치관계법과 국가의 틀을 짜는 헌법과 선거법만큼은 지금처럼 대리인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그것은 선수에게 경기 규칙을 정하라고 맡기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명백한 ‘이해충돌’이자 부당한 ‘셀프 입법’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의민주주의를 하더라도 민주주의의 운동장 크기와 게임의 규칙을 정하는 권한은 오롯이 주권자 시민에게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대리인들이 입법권을 행사할 때 주권자의 개입과 교정을 두려워하며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해 복무하게 된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헌법과 선거법 등 정치의 근간을 이루는 법안만큼은 주권자가 직접 결정하는 것이 각자에게 그의 몫을 주는 정의의 원칙에 부합하고 주권자를 주권자답게, 대리인을 대리인답게 만든다. 양당의 광역의회 독점 교대엔 정의가 없다 2018년과 2022년 지선 결과를 반면교사로 우리는 이미 승자독식 제도가 낳은 괴물 같은 결과를 목격했다. 2018년 지방선거를 복기해보자. 당시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과 남북평화 무드에 힘입어 민주당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광역의회 의석의 90% 이상을 싹쓸이했다. 반면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힘당)은 원내교섭단체조차 구성하지 못할 정도로 궤멸했다. 견제 세력이 사라진 지방의회는 문자 그대로 4년간 1당 독재였고 그 안에서 오만과 독선이 자라났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한 달 만에 치러진 허니문 효과로 국힘당이 경기도와 호남을 제외한 거의 모든 광역단체장을 석권했다. 그에 따라 광역의회 의석 3분의 2 이상을 국힘당이 장악했다. 그 결과가 무엇인가. 견제가 불가능한 의회 구조 속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같은 시대착오적인 퇴행입법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지는 폭거가 반복되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승자독식 소선거구제는 민심이 조금만 움직여도 의회권력을 한쪽으로 90% 몰아주는 널뛰기 독점을 낳는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결단 촉구한다 90% 싹쓸이 포기하고 선거제도 바꾸시라 여기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에 강력히 주문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2018년의 달콤한 압승을 재현하려는 유혹을 과감하게 뿌리쳐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 지도부에 명확하게 지시해야 한다.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 의석을 싹쓸이할 수 있더라도 그것은 옳지 않다. 우리의 지지율이 60%라면 의석도 딱 60%만 가져가는 것이 선거정의다. 국회의원 선거법처럼 광역의원 선거법도 불비례성을 없애서 광역의회에서도 견제와 균형이 통하게 하라’고 똑 부러지게 주문해야 한다. 이래야만 2018년 지방선거 결과와 2022년 지방선거 결과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자신의 밥그릇이 줄어들더라도 지방선거제도를 개혁해서 선거정의를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결단만이 더 본격적인 정치개혁의 물꼬를 틀 수 있다. 시민사회 역시 국회(정개특위)의 정치관계법 셀프입법 규탄을 넘어 국회의 정치관련 입법독점권 회수를 선언하고 대통령과 민주당이 역사적 결단을 내리도록 촉구해야 한다. 민주당은 악법에 힘입어 광역의석의 90%를 싹쓸이하는 대신 악법을 고쳐서 100%의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그리고 주권자의 손에 국민발안권, 국민거부권, 국민소환권을 쥐어줘서 대의권력에 대한 우위를 제도화하고 주권자를 정치의 주인으로 우뚝 세움으로써 민주주의 대폭발을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게 부여된 역사적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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