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테드, 최대 8조원 유상증자 검토…재무 안정·해상풍력 구조조정 속도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덴마크 에너지 기업 오스테드(Ørsted)가 최대 50억유로(약 8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지분율에 비례해 신주 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번 검토는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불확실한 사업 환경을 버티기 위한 자본 확충 전략으로 풀이된다.
해상풍력 업계 대표주자인 오스테드가 증자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업계 전반의 구조적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는 대규모 초기 투자금이 필요해 차입금 비중이 높지만, 최근 금리 상승과 공급망 병목 현상이 수익성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오스테드 웹페이지
오스테드, 재무안정 위해 유상증자 추진…186조원 매각 프로그램도 실행
인공지능(AI) 투자 플랫폼 AInvest는 9일(현지시각) 풍력터빈과 핵심 부품 가격이 10~15% 오르면서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경제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중국산 풍력 부품 관세 부과도 비용 부담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오스테드는 이러한 비용 상승 압박에 대응해 고정비 절감과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운영 효율화에 나서며, 수익성이 낮은 사업과 시장에서는 과감히 철수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월 취임한 라스무스 에르보 CEO의 주도로 대대적 구조조정에 나섰다. 오스테드는 영국과 미국 내 여러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영국의 혼시어 4(Hornsea 4)와 미국의 오션윈드(Ocean Wind)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오스테드는 1150억달러(약 186조원) 규모의 매각 프로그램을 통해 노르웨이와, 스페인, 포르투갈 사업에서 철수했으며 부유식 해상풍력과 일본 시장에서도 손을 뗐다.
2030년 목표 용량도 50GW(기가와트)에서 35~38GW로 대폭 축소했다. 고정비는 2026년까지 10억덴마크크로네(약 2171억원)를 줄이고, 600명에서 800명 정도의 직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오스테드는 증자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규모와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오스테드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유상증자 검토 소식이 전해진 9일(현지시각) 6% 급락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190억달러(약 26조원)이며, 오는 13일(현지시각) 실적 발표가 계획되어 있다.
해상풍력 업계 전반 성장 신화 종료...자본 수익률이 새로운 생존 법칙
오스테드의 유상증자 검토는 청정에너지 업계에서 나타나는 변화 흐름을 보여준다. 한때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받던 재생에너지 섹터는 최근 비용 상승과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 전략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Ainvest는 오스테드의 유상증자 검토가 청정에너지 업계가 전략을 재편하는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오스테드는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자본수익률(ROCE)의 목표를 13~14%로 수준으로 유지하고 현금흐름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신규 사업 확장에 막대한 자금을 쓰기보다, 기존 사업에서 안정적으로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동종 기업들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미국 에너지기업 듀크에너지는 2024년 비규제 부문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에 28억달러(약 3조9000억원)에 매각했다. 미국 에너지기업 도미니언에너지도 해상풍력 사업의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스톤피크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와 합작법인을 설립, 자본과 리스크를 분담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스테드가 향후 몇 주 내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