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경제성장전략, 고용·안전·연금 ‘복지’에서 ‘조달 기준’으로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정부가 고용·산업안전·퇴직연금 등 기업의 인사·안전·보상 체계를 공공조달 평가와 법적 책임 구조로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 에는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 조달 가점, 중대재해 발생 기업 입찰 페널티, 퇴직연금 적립 미이행 과태료 강화 등이 담겼다.
이번 전략은 거시경제 관리, 잠재성장률 반등, 양극화 극복, 대도약 기반 강화 등 4대 방향을 제시했다. 환경 분야는 중장기 전략 수립에 방점이 찍힌 반면, 고용·노동·안전 영역에서는 권고를 넘어 조달·입찰·세제와 직접 연결되는 조치가 제시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원 규모보다 리스크가 발생하는 지점을 먼저 점검해야 할 대목이다.
자료 = 2026 경제성장전략 / 인포그래픽 = 임팩트온
행복한 일터 인증, 조달 심사에 들어온다
정부는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 일자리 으뜸기업 등 기존 고용·노동 관련 인증제를 통합해 행복한 일터 인증제 를 신설한다. 핵심은 인증 기업에 공공계약 심사 가점과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점이다.
그간 고용 관련 인증은 기업 이미지 제고나 채용 홍보에 활용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방침대로라면 일·생활 균형, 적정임금, 기업문화 등이 공공조달 수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평가 요소로 전환된다. 중견·중소기업에도 인사·노무 지표가 공공사업 수주를 좌우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편입된다는 의미다.
조달 제도 개편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정부는 적격심사제 낙찰하한율을 공사·물품·기술용역별로 각각 2%p 상향한다. 명분은 저가입찰 방지지만, 실질 효과는 공급망 하단의 원가 압박 완화다. 납품대금연동제 적용 범위를 주요 원재료에서 에너지 경비까지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보면, 대기업-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이슈와 맞닿아 있다.
산업안전 미흡 기업, 입찰에서 불이익
산업안전 영역에서는 더 직접적인 제재 수단이 등장했다. 정부는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해 공공입찰 전 분야에서 페널티를 신설한다. 조달청 쇼핑몰 등록 배제, 물품·용역 적격심사 감점, 우수제품 지정심사 감점 및 지정 연장 배제 등이 포함된다.
세제 지원도 안전 투자와 연동된다. 안전설비 투자에 대한 통합투자세액공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AI·로봇 등 첨단 안전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해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 세제지원을 강화한다. 중소기업 안전설비 투자에는 가속상각 특례도 도입된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단계적 인상 검토, 건설기술진흥법상 안전관리비 산정기준 명확화 매뉴얼 제정도 예고됐다. 정부는 산업안전보건 감독관을 1445명에서 2095명으로 확대하고, 소규모 사업장 중심 감독 대상도 2만4000개에서 5만개로 늘린다.
이는 산업안전이 단순 비용 항목에서 조달 기준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안전 투자를 미루는 기업은 공공사업 수주에서 불이익을 받고, 적극 투자하는 기업은 세제 혜택을 받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퇴직연금 미적립, 지배구조 리스크로 부상
퇴직연금 영역에서도 제재 기조가 강화된다. 정부에 따르면 DB형(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의 44.6%가 최소적립금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지도·감독과 과태료 부과를 적극 실시하고, 기업 규모별 퇴직연금 단계적 도입 의무화를 추진한다.
퇴직연금은 그간 복지 또는 인사관리 영역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법적·재무적 책임이 명확해지면서 이사회 감독 사항으로 연결될 수 있는 지배구조 이슈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향후 ESG 평가에서 연금 적립·운용 투명성이 체크 포인트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이번 전략에서 국가가 성장하는 만큼 국민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경제대도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