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에니, 칠레 리튬에 3400억원 투자…석유 메이저 ‘배터리 광물’ 진출 확산 [뉴스] 이탈리아 에너지 대기업 에니가 칠레 리튬 개발사업에 투자하며 배터리 핵심광물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
블룸버그는 6일(현지시각) 에니가 미국의 리튬 추출 기술 기업인 에너지 엑스가 추진하는 칠레 리튬 프로젝트에 2억2500만달러(약 34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에니는 칠레 안토파가스타(Antofagasta) 지역의 블랙 자이언트(Black Giant) 초기 리튬 프로젝트의 소수 지분을 확보하게 되며, 향후 이곳에서 생산될 리튬 물량의 최대 25%를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사진 제공=에너지X 웹페이지
DLE 기술 앞세운 10억달러 규모 프로젝트…美 국책은행도 지원
블랙 자이언트 프로젝트는 허가 절차가 완료되면 직접리튬추출(DLE, Direct Lithium Extraction) 기술을 활용해 1·2단계에 걸쳐 연간 5만2500메트릭톤(mt)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총 자본 비용은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로 추산된다. 에너지엑스는 2023년 이 프로젝트를 인수했으며, 해당 지역에 약 980만 톤의 리튬 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수출입은행(EXIM)으로부터 상업화 및 운영 자금 조달을 위한 6억9000만달러(약 1조원) 규모의 구속력이 없는 금융지원 의향서(LOI)를 확보한 상태다. 이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핵심 광물 공급망에 대응해 미국 중심의 지역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 행정부의 정책적 방향성과도 맞물려 있다.
염수·저류층 운영 경험 무기로 리튬 시장 뛰어드는 오일 메이저들
최근 글로벌 리튬 시장이 과잉 공급 상태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통 석유 기업들의 리튬 시장 진출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에니에 앞서 미국의 엑손모빌과 셰브론 역시 이미 리튬 광업 분야에 발을 들였다.
석유 회사들이 리튬 시장에 적극적인 이유는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시추 및 지하 저류층 관리 기술 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염호(소금호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방식은 전통적인 유전 개발 방식과 기술적 메커니즘이 유사해, 오일 메이저들이 연착륙하기에 최적의 신사업으로 꼽힌다.
에니와 에너지엑스의 파트너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에니의 벤처캐피털 부문인 에니 넥스트(Eni Next) 는 이미 지난 2022년 에너지엑스의 시리즈 B 펀딩에 참여한 바 있으며,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협력 관계를 한층 더 심화하게 됐다. 이번 거래의 금융 자문은 골드만삭스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