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 단일화 없다… ISSB·GRI ‘이중 구조’ 굳어진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GSSB 캐럴 애덤스 전 의장 / 출처 = 캐럴 애덤스 링크드인
글로벌 ESG 공시 체계가 단일 기준으로 통합되지 않고 역할별 병행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각) 글로벌보고이니셔티브(GRI) 산하 기준 제정기구 글로벌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GSSB)의 캐럴 애덤스 전임 의장은 공시 전문 매체 코퍼레이트 디스클로저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와의 협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두 기준의 역할 차이는 해소되지 않았다 고 밝혔다.
GRI가 아니라 ISSB가 변했다”… 갈등 완화에도 역할은 유지
두 기구의 관계는 출발부터 충돌했다. IFRS 재단은 2020년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신설을 논의하면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을 새로 만들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당시 이미 100개국 이상에서 GRI 기준이 사용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존 체계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학계 응답자의 72%가 주요 쟁점에 반대 의견을 냈고, 애덤스 전 의장도 비판적 의견서를 제출했다. 2022년 ISSB 출범 이후에도 ISSB는 GRI 기준을 투자자가 아닌 기타 이해관계자용 공시로 한정했다.
이후 ISSB의 입장이 일부 조정됐다. 협의 과정에서 GRI 기준이 투자자에게도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고, 두 기구는 2022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애덤스 전 의장은 GSSB가 글로벌 보고 시스템 문서를 승인한 사실을 언급하며 ISSB와의 협력을 핵심 주체 간 상호보완”으로 표현했다.
다만 입장 변화의 주체는 GRI가 아니라 ISSB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애덤스 전 의장은 내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ISSB가 변한 것”이라고 밝혔다. IFRS 재단이 GRI의 영향 공시 기능을 대체할 구조를 갖추지 못했다는 기존 입장도 유지했다. 협력은 확대됐지만 역할 차이는 그대로라는 의미다.
ISSB는 투자자, GRI는 영향… 공시 체계 두 축으로 나뉜다
두 기준의 차이는 공시 목적에서 갈린다. ISSB는 기후변화 등 외부 요인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요구한다. 반면 GRI는 기업 활동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공개하는 데 초점을 둔다. 기업 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볼 것인지, 기업이 외부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볼 것인지에서 출발점이 다르다.
이 차이는 공시 설계에도 영향을 준다. ISSB는 산업별 지표를 통해 리스크를 비교 가능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는 반면, GRI는 기업별 핵심 영향을 식별하는 데 무게를 둔다.
애덤스 전 의장은 ISSB의 산업별 지표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영향을 반드시 포착하지는 못한다 고 지적했다. 특정 지표가 리스크의 대리 변수로 활용되더라도 실제 중요한 영향이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시 기준이 같아 보이지만 담는 내용은 다르다는 뜻이다.
영향이 결국 리스크로”… 공시 체계 연결되기 시작
두 기준은 분리된 채 병행되지만 실제로는 연결되고 있다. 기업의 환경·사회적 영향이 시간이 지나면서 규제와 소송,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 투자자가 주목하는 재무 리스크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영향 공시가 투자자 공시로 이어지는 경로가 형성되는 구조다.
GSSB는 이 연결 구조를 정리한 글로벌 보고 시스템 보고서를 바탕으로 일본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애덤스 전 의장은 기업의 환경·사회적 영향은 결국 재무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GRI는 올해 1월 글로벌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GSSB) 의장으로 노보 노디스크 지속가능성 총괄 출신 수잔 스토머를 새로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