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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노조 간부 출신 배우가 노조 탄압 빌런이 된 이유

노조 간부 출신 배우가 노조 탄압 빌런이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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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집회 팔 동작과 구호를 지도하는 모습. 2026. 3. 6. 사진 제공 김진영 배우 영화 초혼, 우리들의 노래 는 1990년대 초 삼형 공업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두고 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로 삶의 벼랑에 몰린 노동자들과 그들의 곁에서 노래로 연대했던 들꽃 소리 라는 노래패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은 공장과 거리, 집회 현장을 오가며 각자의 방식으로 부당한 현실에 맞선다. 특히 노래는 그들에게 저항의 언어이자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 된다. 초혼, 우리들의 노래 는 과거의 노동운동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도 끝나지 않은 비정규직 노동의 현실을 현재형 질문으로 끌어온다. 이 영화에 나오는 노래는 단순히 추억이 아니라 지금도 여러 집회 현장에서 다시 불리고 있다. 영화에서 이춘식 역을 연기한 김진영 배우는 다큐멘터리 영화 인혁당 생존자 34년생 박중기 (감독 윤솔지)와 5·18 비극을 다룬 영화 송암동 (감독 이조훈) 등에 조연으로 출연하는 등 사회참여적인 작품에서 연기를 해왔다. 초혼, 우리들의 노래 에서도 배우로 참여하는 동시에 제작 고문으로도 활동하며 제작 과정 전반에 깊이 관여했다. 과거 노동조합 간부로도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 속 노동운동 장면의 현실성을 높이는 데에도 힘을 보탰다. 지난 6일 서울 강동구 길동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초혼, 우리들의 노래 에 담긴 메시지와 왜 이 영화가 지금 다시 상영돼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초혼, 우리들의 노래 는 지난해 3월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으로 개봉한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 의 새개봉 작으로, 새로운 장면과 음악, 컴퓨터그래픽(CG) 등을 보강했다. 이달 말쯤 정식 개봉할 예정이다.   초혼, 우리들의 노래 공식 포스터. 2026. 3. 6 사진 출처 김진영 배우 페이스북 노동자 출신 배우가 노동자 탄압 빌런 역 배우뿐 아니라 제작고문으로 영화 참여 -영화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 노동자 역할을 맡기로 했었는데 제 인상이 강하다보니 노동자를 연기하면 오히려 다른 노동자들의 캐릭터가 약해 보일 수 있어 영화 내용의 균형이 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빌런 역할인 이춘식 을 맡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인물로 설정을 바꾸는 등 시나리오에도 여러 의견을 내며 조정래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수정하면서 만들었습니다. -이춘식은 어떤 인물인가요. 용역 깡패 사장입니다. 철거 현장이나 공장에서 자본가 편에 서서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인물이죠. 재벌과 권력에 기생하는 당시 정경유착 구조 속에서 존재했던 인물의 상징적인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인물이지만 당시 사회에 실제로 존재했던 권력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노동자들과 대립하는 세력이 어떤 모습으로 존재했는지를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출연 이상의 역할을 맡았다고 들었습니다. 단순히 배우로만 참여한 게 아니라 제작 고문으로도 참여를 했습니다. 이 영화는 기획 단계부터 조정래 감독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시나리오 초안이 나왔을 때부터 계속 공유하면서 수정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거치며 노동 현장의 경험을 반영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역할의 분량이 많고 적고는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출연한 작품이라기보다 함께 만들어 온 하나의 공동 작업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시민단체에서 영화 촬영 현장에 후원한 생수 1500개. 2026. 3. 6. 사진 제공 김진영 배우 시민단체에서 영화 촬영 현장에 후원한 음료수. 2026. 3. 6. 사진 제공 김진영 배우 노조 간부 출신으로 현장서 연기 자문 시민들 자발적 도움으로 영화 끝 마쳐 -제작 고문으로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제가 노동조합 간부 출신이기 때문에 노동 현장에 대한 자문을 많이 했습니다. 영화 속에 집회나 투쟁 장면이 등장하는데 실제 노동운동 현장에서 사용하는 구호나 동작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집회 장면에서 노동자들이 하는 팔 동작이나 구호도 실제로 현장에서 사용하는 방식이 있기 때문에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했습니다. 촬영에 필요한 시민 출연자들도 직접 섭외했습니다. 엔딩 장면에는 약 150명의 시민들이 등장하고, 영화 전체적으로는 2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함께 촬영에 참여했습니다. 배우뿐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제작 환경은 어땠나요. 제작비가 10억 원 이하인 독립영화 규모였습니다. 촬영 환경이 쉽지 않았습니다. 출연 배우들도 말도 안 되는 출연료를 받았지만 영화 의도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현장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촬영이 한참 더운 장마철에 진행됐는데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여러 시민단체에서 음료수와 빵을 후원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응원 덕분에 큰 힘을 받아 끝까지 촬영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22일 하남시(을)지역위위원회 당원들과 함께 한 관람회 모습. 2026. 3. 6. 사진 출처 김진영 배우 페이스북 지난달 22일 하남시(을) 지역위원회 관람회 후 김용만 의원, 조정래 감독(왼쪽에서 두 번째)과 사진 촬영 하는 김진영 배우(오른쪽에서 두 번째). 2026. 3. 6. 사진 출처 김진영 배우 페이스북 시대 분위기 표현하려 소품 디테일 신경 써 생계 위해 노동 현장서 일한 경험과 맞닿아 -이춘식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소품 같은 디테일에 신경을 썼습니다. 예를 들어 이춘식이 차고 나오는 금장 시계는 가짜 롤렉스입니다. 또 술은 시바스 리갈을 선택했습니다. 군사정권 시절 권력층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있는 술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작은 요소들을 통해 당시 시대적 분위기를 조금 더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관객들이 무의식적으로라도 시대적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개인 경험과도 맞닿아 있나요. 영화가 다루는 1990년대 초 노동운동은 제 세대 얘기이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꿈이어서 20대 때 대학로 극단에서 연극을 하다가 생계를 위해 연기를 접었습니다. 이후 용달차 운전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고, 노동 현장에서 일하면서 노동조합 활동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노동 현장의 현실을 직접 경험하게 됐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연기의 바탕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면서요. 남은 인생은 제가 좋아하는 연기를 하며 배우로서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연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초혼, 우리들의 노래 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을 그린 영화이고, 작업을 하면서 조정래 감독의 훌륭한 리더십을 봤기 때문에 배역의 비중에 상관없이 조정래 감독의 영화라면 무조건 출연할 겁니다.   영화 초혼, 우리들의 노래 에서 용역 깡패 사장 이춘식(김진영 배우)이 검사에게 로비하며 시바스 리갈을 따라주는 장면. 2026. 3. 6. 사진 제공 김진영 배우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하는 특별상영회 열기도 김영훈 장관도 봤으니 이재명 대통령도 봤으면 -노동자 출신 배우가 노동자를 탄압하는 빌런을 연기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저 역시 노동자였고 지금도 스스로를 예술 노동자 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였던 제가 오히려 반대편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당시 현실을 더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동자를 억압하는 구조와 그 안에서 움직이는 인물들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특별 상영회를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하셨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늘 생계로 바빠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시간이 없기 때문에 그날 하루만이라도 그분들이 얼마나 존중받아야 되는 존재인지 말씀드리고 위로해 드리고 싶어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7일 서울영화센터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하는 특별상영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이 직접 영화를 보러 오기도 했다. 제가 장관님께 직접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걸 보시고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참석해주시고 영화를 끝까지 함께 봐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장관님도 영화를 보셨으니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꼭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7일 서울영화센터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하는 특별상영회에 참석한 김영환 고용노동부장관. 2026.03.06. 사진 제공 김진영 배우 지난달 7일 서울영화센터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하는 특별상영회 후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과 사진 촬영 모습. 2026.03.06. 사진 제공 김진영 배우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민주주의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투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를 통해 그런 역사와 기억을 한 번쯤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노동이라는 문제 역시 우리 사회가 계속 고민해야 할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끝으로 이 영화는 시민과 노동자들이 힘을 모아 만든 작품이라며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의 사회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또 민주주의와 노동의 가치는 지금도 계속 지켜나가야 할 과제 라며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그 의미를 함께 고민해 보길 바란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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