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시설까지 번진 이란전 통제 불능 …트럼프 최후통첩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22일 새벽 이스라엘의 응급 구조대원들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아라드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이스라엘 방공망이 요격에 실패하면서 전날 이스라엘 남부의 핵도시 디모나와 아라드 두 곳에 쏟아진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1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의료진이 밝혔다. 2026.3.22 아라드 AFP 연합뉴스
4주째로 접어든 이란 전쟁이 통제 불능의 확전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가스전과 정유시설 공격을 주고받았던 이스라엘과 이란은 21일에는 상대방의 핵시설을 공격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이스라엘이 먼저 이날 오전 란의 핵심 우라늄 농축단지인 나탄즈를 공격했다. 이에 이란은 이날 오후 이스라엘의 핵 연구 센터인 네게브 원자력 연구소 에서 각각 남쪽으로 약 20㎞와 북쪽으로 약 35㎞ 떨어진 전략적 핵도시인 디모나와 아라드를 미사일로 타격했다. 수백㎏의 탄두를 탑재했다고 한다. 건물들은 산산조각이 났고 최소 100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핵시설을 보호하는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가동됐지만, 이란 미사일 요격에는 실패했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모든 전선에서 보복하겠다 고 주장했다.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 착륙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2026.3.20 팜비치 AFP 연합뉴스
가스전·정유단지에 이어 핵시설까지 난타전
이란, 공공연한 비밀 이스라엘 핵단지 타격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이란 원자력청에 따르면, 양국 핵시설 모두에서 방사성 물질은 유출되지 않았다. 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X를 통해 특히 핵시설 주변에선 최대한의 군사적 자제가 필요하다 고 호소했다.
이란이 이날 최초로 이스라엘이 전략적 모호성을 지켰던 핵무기고 인 디모나를 건드림으로써 수십 년간 국제사회가 공유해온 심리적 마지노선 을 넘었으며, 그 결과 핵전쟁의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가스전을 먼저 폭격한 것도 이스라엘이었다. 이스라엘은 지난 18일 이란의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와 이와 연결된 남서부 해안 아살루예의 천연가스 정제시설 단지를 폭격했고, 이후 공격 범위를 북부 카스피해까지 넓혔다.
이란도 가만 있지 않았다. 이란은 미군 기지가 있는 카타르의 라스라판 핵심 가스 시설,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합산 가스 시설,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시설 2곳과 함께 이스라엘 북부의 하이파 정유시설을 타격했고, 19일부터 연이틀 쿠웨이트의 미나 알아마디 정유단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
11일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태국 국적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2026. 03. 11 태국 왕립 해군 제공.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이 순간부터 48시간 이내에 어떤 위협도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것을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타격해 초토화시킬 것 이라고 위협했다. 2026.3.21 시민언론 민들레
트럼프 48시간 내 호르무즈 개방하라
거부 땐 이란의 발전소들 초토화 통첩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이란과 치솟는 유가에 압박감을 느끼며 이를 해제하려는 미국의 힘겨루기도 예사롭지 않다. 마침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통첩 을 했다. 트럼프는 2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이 순간부터 48시간 이내에 어떤 위협도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것을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타격해 초토화시킬 것 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이란은 그 경우 중동 지역의 에너지와 담수화 시설을 타격하겠다고 맞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앞서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해안선에 있는 지하 미사일 시설 등을 5000파운드(약 2.3 톤) 폭탄들로 타격해 호르무즈를 봉쇄하는 이란의 군사력을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백악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하는 자리에서 기자의 질문에 미 지상군 파병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해병대의 중동 추가 파병을 추진 중이다. 로이터는 21일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군 상륙강습함 복서호와 2500명 규모의 해병원정대, 호위 군함 등이 예정보다 약 3주 앞당겨 미 서부 해안을 출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영국령인도양영토(BIOT) 디에고 가르시아에서 전투 배치가 진행되는 동안 미국 공군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스피릿과 KC-135 스트래토탱커 항공기가 비행선상에서 유지보수되고 있다. 2025. 04. 16 [미 공군 사진, 기술 하사 앤서니 헤틀리지]
이란, 디에고 가르시아 향해 IRBM 발사
4000㎞ 거리 미군 기지 타격 역량 보유
이란의 대응도 심상치 않다. 반격의 수위는 높이고 범위는 확대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건 미군과 영국군의 합동 기지가 있는 인도양의 군사요충지 디에고 가르시아 섬을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두 발을 발사한 사건이다.
미국은 현재 이 섬에 대규모 해·공군 기지와 비밀 군사 시설을 운영하면서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시아 지역에 전력을 투사하고 있으며 2001년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2003년 이라크 폭격 때 전진 기지로 활용했다. 디에고 가르시아 비행장은 미 본토를 빼곤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B-2 스피릿의 전용 격납고 시설을 갖춘 세 곳 중 하나다. 방대한 수의 전략 폭격기, 공중 급유기, 정보 수집기 등의 수용이 가능하다.
이스라엘과 함께 2·28 불법 선제공격을 위해 트럼프는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기지와 영국 내 RAF 페어퍼드 공군기지를 미군이 이용하겠다고 요구했지만, 영국은 처음엔 불허했다가 트럼프의 압박에 밀려 결국 허용했다.
22일 영국 RAF 페어퍼드 기지에 죽음의 백조 라 불리는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B-1 랜서 한 대가 대기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군 전력이 이곳에 전진 배치되었다. 2026. 3. 22 로이터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란의 탄도미사일 중 한 발은 비행에 실패했고, 다른 한 발을 향해 미국 군함이 요격 미사일을 쐈지만, 요격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최대 80개의 집속탄 탑재가 가능한 20톤 미사일 코람샤르-4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란이 기지 타격에 성공했느냐와 관계없이 약 4000㎞ 떨어진 핵심 미군기지를 타격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그 군사 전략적 의미는 작지 않다. 영국 RAF 페어퍼드 공군기지를 포함해 비슷한 반경 내에 있는 서유럽의 미군 활동 기지들도 타격 범위에 들기 때문이다.
이란 정권은 지난달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을 포함해 그동안 의도적으로 미사일 사거리를 2000㎞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고, 미 본토를 위협하는 장거리 무기는 개발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큰 전략적 변화로 보인다.
아프리카의 뿔 소말리아의 북서부 소말릴란드(빨간 선 안쪽). 지부티 옆의 파란색 선이 홍해의 핵심 수송로인 바브엘만데프 해협. 2025.12..30. 구글 지도 캡처 시민언론 민들레
이란, 미·이스라엘 공직자·군지휘관 암살 위협
후티 참전 땐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도 위험
이란은 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알리 라리자니 최고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을 포함한 최고 지도부에 대한 미국·이스라엘의 암살 행위에 맞서 지난 20일 두 나라의 공직자, 군 지휘관들을 군사 시설은 물론 중동 이외 지역의 관광지까지 추적해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아볼파즐 셰카르치 이란군 수석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제부터 전 세계의 산책로와 리조트, 관광지, 위락시설 그 어디도 당신들에게는 더 이상 안전한 곳이 되지 못할 것 이라고 위협했다.
이라크에서도 공항과 미국 외교 시설을 겨냥한 드론 공격이 이어져 화재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참전해 수에즈 운하와 연결되는 홍해의 관문으로 또 다른 핵심 해양 수송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차단할 경우를 우려한다. 이렇게 되면 이란 전쟁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유가 폭등을 포함해 전 세계 경제에 거대한 충격을 가할 위험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