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 청년의 발길을 따라
2024.03.05. 조회수295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역소멸, 청년의 발길을 따라
– 안소희 희망제작소 인턴 🌱
지역소멸, 과거 농·어촌 지역의 일로만 여겨졌던 문제는 현재 지속적인 인구 감소와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로 인해 전국으로 확산하며 국가의 현안이 되었습니다. 생애주기에 따라 경제력과 경제인구를 창출하는 청년 인구의 유출은 인구 감소와 지역 경제 침체의 주요 원인입니다. 특히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에 따른 수도권 인구 밀집 현상은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며, 청년들의 삶의 질을 감소시키는 등 여러 국가적인 문제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들의 발길을 수도권이 아닌 지역으로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청년의 생애주기와 연결성을 바탕으로 청년들의 발길을 지역으로 유인할 요인은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해외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며 정책적 시사점을 찾아봅니다. 아래 글은 소희 님이 작성한 ‘지역소멸과 청년 정책’ 보고서를 축약한 내용으로, 전문을 보고 싶다면 링크(👉 보고서 전문 읽기)를 클릭하세요.
🏠 독립하고 싶지만, 살 곳이 없어
주거의 불안정은 독립, 결혼, 출산 등 생애주기애 꽤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2021년 통계청 ‘국가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미혼 청년 가구 59.8%는 부모와 거주 중이라고 합니다. 일부 청년들은 독립에 대한 열망은 있으나 주거 공간을 얻기 쉽지 않은 현 상황으로 인해 대학 입학, 결혼, 출산 등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실제 청년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주하고 싶어도 주거의 불안정은 이주를 주저하는 요인이 됩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거주 구직 청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근무에 대한 청년 인식 조사’ 결과 지방에 일자리가 있어도 기피하는 주된 사유로 ‘주거·생활비가 부담돼서’(48.9%)를 꼽았습니다.
👉 핀란드 | 더 나은 주거 환경, 안정적인 주택 Asumisoikeusasunto
핀란드의 ‘Asumisoikeusasunto’는 소유권 없이 영구적으로 거주 가능하며 시세의 10-15% 정도의 보증금과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 가능한 임대 주택입니다. 임대료는 주택의 유지 보수 및 지역 인프라 구축에 활용됩니다. 지급 능력이 부족한 가구의 경우 Kela 주택 수당을 통해 임대료 충당이 가능합니다.
ASO(Asumisoikeusasunto) 아파트의 경우 소득과 상관없이 자산을 기준으로 입주 가능 여부를 판별하여 개인의 소득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또한 일괄된 자산 기준이 아닌 입주를 희망하는 주택의 시세에 따라 입주 가능 여부가 결정되기에 청년으로 하여금 적은 자본으로 더 나은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를 제공합니다.
👉 유럽 | 청년 세대와 노년 세대를 잇는 ‘Living for help’
독거 노인 문제와 청년 주거 문제를 함께 바라본 유럽은 ‘Living for Help’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Living for Help’는 노인 가구의 여분 방을 무료로 제공하고, 대신 청년은 노인과의 사회적 활동을 함께하는 제도입니다. 해당 제도는 세대 간의 차이를 고려한 상호 교류와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제도를 이용 중인 가구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리합니다.
‘Living for Help’는 나라마다 세부적인 사항에서는 차이가 존재하나 공통적으로 거동이 가능한 노인 가구의 남은 방을 무료로 청년에게 제공하는 대신 청년은 함께 장보기, 취미 생활 공유하기 등 노인과의 사회적 교류를 제공합니다. 유럽은 세대 간 차이를 인정하고 차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인지를 바탕으로 제도를 운영합니다. 세대를 잇기 전 심도 있는 상호상담과 세부적인 계약을 체결하고 입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여 개인에서 혹은 세대 차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리합니다.
출처: Wohnungsbörse | Wohnen für Hilfe (wohnen-fuer-hilfe.de)
🔖 대학생이면서 일을 한다고?
👉 독일 | 두알레 스튜디움 제도
독일에서 시행되고 있는 ‘두알레 스튜디움(Duales Studium) 제도’는 교육과 일자리를 연계하여 대학 이론과 기업 실무 간의 간극을 줄이고 학생에게는 보장된 고용 기회 및 실무 경험을, 기업에는 필요한 인재를 제공합니다. 교육과 일자리의 연계를 추진하면서 학생은 보장된 고용 기회와 실무 경험을, 기업은 준비된 인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즉,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두알레 스튜디움’ 제도를 운영 중인 대학 중 아헨 시의 아헨공과대학은 인구 감소로 존폐 위기를 직면한 대학과 대학의 소재지에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출처: Visiting RWTH and Getting Around – RWTH AACHEN UNIVERSITY – English (rwth-aachen.de)
인구 수 25만 명 소규모 도시 독일 아헨에 위치한 아헨 공과대학은 독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과대학이자, 독일의 3대 공대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바탕에는 지역 상생을 위한 정부의 노력, 아헨시와 아헨 공대의 협력이 존재합니다. 2006년 독일 연방정부가 진행한 ‘우수 대학 육성 사업(Exzellenzinitiative)’을 바탕으로 아헨시는 아헨공대를 앞세운 대학도시를 형성하였습니다.
도심의 기차역을 외곽으로 옮긴 후 해당 부지를 아헨 공대에 제공하였고 도심 곳곳의 건물을 대학 건물로 사용하는 등 도심 전역을 캠퍼스화 하였습니다. 또한 주 정부의 창업 지원, 실습 시설을 갖춘 ‘컬렉티브 인큐베이터’ 운영 등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중심의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여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과 외부 기업을 유치하였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아헨공대를 통해 신설된 기업 수는 1,250개, 연간 60개의 기업과 약 3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였습니다.
▲박아람 인턴(좌), 안소희 인턴(우)
📣 인턴 안소희 님과의 짤막 인터뷰
– 희망제작소에서 인턴을 시작하며 기대했던 부분은 뭔가요? 실제로 경험하니 어땠나요?
소희: 비영리단체가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식으로 일을 해나가는지 자세히 보고 배우고 싶었는데요. 지금은 대부분의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기다보니 직접 프로젝트에 들어갈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처음 맡은 과제는 지방소멸 대응 청년 정책 구상이었는데요. 혼자 자료 조사 하고, 혼자 고민하고, 혼자 글을 쓰다 보니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혼란스러움이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다른 연구원분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피드백 받는 자리가 있었는데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 알지 못했던 정보를 충분히 채워갈 수 있어 좋았어요. 활발히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더 오랜 기간 일을 할 수 있다면 정말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었겠다, 아쉽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 사회문제를 왜 ‘내가’, ‘직업’으로 해결해야 할까요?
소희 :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간단하지 않잖아요. 우리가 평소에 다른 일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생각나서 움직이면 바로 해결이 되는 게 사회문제는 아니니까요. 누군가는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고, 실험해보고, 실패해보고, 도전해서 해결을 끌어내야 하고, 그게 활동가라는 직업인 것 같아요. ‘왜 나여야 하나?’라는 질문에는 저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지만(하하), 그럼에도 하고 싶은 마음이 큰 건 확실해요. 작아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고, 그렇게 사회가 변화하는 움직임을 보며 만족과 보람을 느끼는 경험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 공개적으로, 또 스스로에게 잘한 것 칭찬하며 마무리해볼까요?
소희 : 저는 방학 내내 매일 출퇴근 잘 해낸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고요(하하). 사실 두 달이라는 시간은 회사에서 일하면서 무언가를 배우기에는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제작소에서는 짧고 굵게 많은 의견, 사람, 담론을 만나고 경험할 수 있었고 그게 제 생각의 변화를 만드는 데에 정말 큰 영향을 주었어요. 아직 짧지만(하하), 현재까지의 내 인생일 보았을 때 조금 큰 획을 그었던 시간이다 생각이 들고요. 나중에 저를 떠올릴 때 ‘아 그 친구 괜찮았었지’하는 긍정적인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