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먼저 손실 떠안는다… 매출 0.1%로 재생에너지 투자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중소 중견기업이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이니셔티브를 결성했다. / 출처 = 포인트 원
기업 매출 일부를 재생에너지 투자에 투입하는 기후금융 구조가 등장했다. 공적개발원조(ODA) 축소로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전환 재원이 부족해진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이 직접 자금을 모아 투자에 나서는 방식이다.
1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포인트 원(Point One)’ 이니셔티브는 기업 매출의 0.1%를 재생에너지 투자 재원으로 조성하는 구조로 출범했다.
식품 브랜드 프로퍼 스낵스 공동 창업자인 라이언 콘이 주도했으며, 초기 참여 기업은 30여 개 중소·중견기업으로 구성됐다. 2030년까지 최소 2억달러(약 3000억원)를 조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대 30억달러(약 4조5000억원) 규모의 민간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한다.
중소기업 참여 기반 자금 조달 구조
중소·중견기업이 직접 자금을 내는 배경에는 공급망과 규제 변화가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과 탄소 감축을 요구하면서, 협력사인 중소기업에도 대응 압박이 확대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보 여부가 거래 유지 조건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개별 기업 단위로 대응하기는 어렵다. 재생에너지 직접 구매나 발전 투자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과 계약이 필요하지만, 중소기업은 접근 자체가 제한적이다. 단독 대응이 어려운 구조에서 공동으로 자금을 조성해 투자에 참여하는 방식이 선택됐다.
기여 기준을 이익이 아니라 매출로 설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 규모에 비례해 부담을 나누면서 참여 범위를 넓히기 위한 설계다. 국제금융공사(IFC)에 따르면 중소·중견기업은 전 세계 기업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글로벌 경제의 절반을 담당한다.
투자 공백 메우는 ‘퍼스트로스’ 구조
개도국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투자 위험이 높아 민간 자본 유입이 제한적이다. 포인트 원은 초기 손실을 기업 자금으로 흡수하는 구조를 통해 민간 자본 유입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기업 자금이 먼저 부담하도록 설계해, 이후 투자에 참여하는 연기금·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는 손실 위험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다. 기업 자금이 일종의 완충 장치로 작동하면서 민간 자본 유입을 유도하는 구조다.
전체 구조는 높은 레버리지를 전제로 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는 초기 자금 대비 약 1.5배 수준의 추가 투자를 유도하는 것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다만 초기 손실 위험이 충분히 흡수될 경우, 후순위 투자자의 위험 부담이 크게 줄어들면서 최대 15배 수준의 민간 자금 유입도 가능하다.
이 같은 구조는 글로벌 투자 공백을 전제로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저장장치 투자에 연간 약 2조1000억달러(약 3150조원)가 필요하지만 약 5000억달러(약 750조원)의 격차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인트 원은 글로벌에너지얼라이언스(GEAPP)와 협력해 투자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GEAPP는 세계은행, 록펠러재단, 베이조스어스펀드 등이 참여한 민관 협력 기구로, 저소득·중소득 국가에서 초기 투자 위험을 낮춰 민간 자본 유입을 유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로이터는 개발원조 축소로 기후재원 확보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을 새로운 자금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