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력발전 활용 세계 첫 녹색비료 공장...천연가스없이 비료 만든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글로벌 비료 시장을 흔드는 가운데, 천연가스 없이 비료를 생산하는 ‘녹색 비료’ 프로젝트가 현실화 단계에 들어섰다.
영국 상장 기업 아토메(Atome, LSE: ATOM)는 남미 파라과이에서 약 6억6500만달러(약 9300억원) 규모의 친환경 비료 공장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을 내렸다고 FT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해당 공장은 수력발전을 활용해 연간 약 26만톤의 암모니아 기반 비료를 생산할 예정이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글로벌 비료 시장을 흔드는 가운데, 천연가스 없이 비료를 생산하는 ‘녹색 비료’ 프로젝트가 현실화 단계에 들어섰다. /챗GPT 생성이미지
천연가스 대신 수력…비료 생산 방식 전환
현재 전 세계 질소 비료는 대부분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수소를 이용해 생산된다. 가스 가격 급등은 곧바로 비료 가격 상승과 식량 위기로 이어지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아토메 프로젝트는 이 구조를 정면으로 뒤집는다. 수력발전을 통해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질소와 결합해 암모니아를 만드는 방식이다. 전력 비용은 메가와트시(MWh)당 약 30달러(약 4만200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파라과이와 브라질 국경에 위치한 이타이푸(Itaipu) 수력댐 전력을 활용한다. 이 댐은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로, 파라과이 전력의 약 80% 이상을 공급하는 핵심 인프라다.
이번 투자의 배경에는 지정학 리스크가 자리 잡고 있다. FT에 따르면 전 세계 질소 비료 수출의 약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란 전쟁으로 해상 물류와 가스 공급이 흔들리면서 비료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이 동시에 발생했다. 아토메 CEO 올리비에 무사는 이건 친환경 이야기가 아니라 식량안보 문제”라며 비료 공급망의 지정학적 취약성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브라질 등 남미는 세계 최대 농산물 수출 지역이지만 비료는 수입 의존도가 높아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프로젝트는 이러한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자본 참여… 탈가스 비료” 실험 확산
이번 사업에는 국제금융공사(IFC), 유럽투자은행(EIB) 등 개발금융기관이 참여했고, 수소 투자 펀드 Hy24가 지분 투자에 나섰다. 총 투자금은 부채 4억2000만달러(약 5900억원), 자본 2억4500만달러(약 3400억원)로 구성됐다.
생산된 비료의 판로도 이미 확보된 상태다. 세계적인 비료 기업 야라 인터내셔널(OSE: YAR)은 10년 장기 계약을 통해 생산 물량 전량을 구매하기로 했다. 아토메 측은 장기 전력 계약을 통해 전기료를 메가와트시(MWh)당 약 30달러(약 4만2000원) 수준으로 관리함으로써 기존 천연가스 기반 비료와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y24의 피에르-에티엔 프랑 CEO는 비료 산업은 본질적으로 가스 가격에 종속돼 있다”며 재생에너지 기반 생산은 지역화(localization)와 가격 안정성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해당 공장은 글로벌 비료 시장의 1%에도 못 미치는 규모로, 당장 시장 구조를 뒤흔들 수준은 아니다. 또한 수력발전 의존, 전력 사용 우선순위, 기후변화에 따른 수자원 리스크 등도 변수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탈가스 비료’의 상업적 가능성을 검증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특히 에너지와 식량 공급망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비료 산업 역시 탈탄소와 지정학 리스크 대응이라는 이중 전환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