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송유관 빨라진다…美 하원, 55년 환경 인허가 규칙 손질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 하원이 발전소와 송전망, 파이프라인 등 에너지ㆍ인프라 프로젝트의 연방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이 주도한 이번 법안은 수년간 지연돼 온 에너지 프로젝트를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취지지만, 청정에너지 업계의 반발과 상원 민주당의 비협조로 최종 입법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하원은 18일(현지시각) 찬성 221표, 반대 196표로 일명 스피드(SPEED) 법안 을 의결해 상원으로 넘겼다. 이 법안은 지난 55년간 미국 환경 규제의 근간이 되었던 국가환경정책법(NEPA)에 따른 검토 및 소송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공화당은 현행 제도가 발전소와 송전선, 파이프라인 등 핵심 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수년씩 지연시키며 경제와 에너지 안보를 저해해 왔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표결은 최근 의회가 반복적으로 시도해 온 ‘인허가 개혁’ 논의의 연장선이다. 청정에너지와 전통 에너지 모두에 대한 초당적 관심이 존재하지만, 세부 내용에서 이견이 커 입법은 번번이 좌초돼 왔다.
55년 된 환경법 개정해 발전소·송유관 건설 가속화
미국 하원이 발전소와 송전망, 파이프라인 등 에너지ㆍ인프라 프로젝트의 연방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하는, 일명 스피드 법안 을 통과시켰다./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스피드(SPEED) 법안의 핵심은 연방 정부의 환경영향 평가 기간을 제한하고, 프로젝트를 저지하려는 각종 소송의 시한을 촉박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규 발전소 건설이나 가스 파이프라인 매설 등 대규모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석유협회(API)와 미국상공회의소 등 주요 산업 단체들은 기업들의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 며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 법안은 청정 에너지 개발을 촉진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상원 민주당 의원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상원의 문턱을 넘으려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할 수 있는 60표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최소 7명의 민주당 의원을 설득해야 한다. 마틴 하인리히, 셸던 화이트하우스 등 민주당 주요 상원의원들은 허가 절차 간소화에는 동의하지만, 송전망 확충과 저렴한 청정에너지 확대가 보장되지 않는 개혁은 수용할 수 없다 고 밝혔다. 이들은 스피드 법안이 전기요금 인하와 탈탄소 전환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해상풍력 중단 권한’ 포함에 청정 에너지계 반발
특히 법안 통과 직전 추가된 수정안이 논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하원 공화당 강경파들의 표를 얻기 위해 삽입된 이 조항은 이미 인허가가 완료된 해상 풍력 프로젝트라도 트럼프 행정부가 중단시킬 수 있는 권한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초기에는 법안에 우호적이었던 미국청정전력협회(ACP)가 지지를 철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제이슨 그루멧 ACP 최고경영자는 하원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이 수정안은 행정부가 청정 에너지 기술을 차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 이라며, 법 통과 후에도 멀쩡한 프로젝트가 취소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을 키워 투자 환경을 악화시킬 것 이라고 비판했다.
상원에서는 이 법안이 공화당의 일방적인 에너지 정책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측은 전기 요금을 실질적으로 낮추기 위한 송전망 현대화와 재생 에너지 인센티브가 포함된 포괄적인 인허가 개혁안을 별도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이 상원에서 수정이나 타협이 이뤄질지, 혹은 민주당의 반대로 폐기될지에 따라 미국의 향후 에너지 인프라 지형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