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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만 274명 에베레스트 등정… 돈만 내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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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정상 도전에 나선 등산객들이 18일(현지시간) 정상을 향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2026.5.18 로이터 연합뉴스 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고도 8849m)는 일생에 한 번은 올라야 하는 꿈같은 봉우리다. 그런데 돈만 있으면 오른다 고 대놓고 놀려대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이곳 정상을 발 아래 둔 산객이 무려 274명에 이르러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고 영국 BBC가 22일 전했다. 이들 대다수는 허가증이 필요 없는 네팔 가이드를 한 명만 데려가면 세계 최고봉을 등반할 수 있어 나선 것이었다. 네팔 정부와 관광당국은 10년 가까이 1만 1000 달러(약 1670만 원)였던 등반 허가료를 올해 봄 시즌을 앞두고 처음 1만 5000 달러(2278만 원)로 올렸다. 그랬는데도 이 봉우리를 밟아 보겠다는 이들의 발길을 돌려세우지 못했다.  알피니즘(alpinism)은 인간이 자연 앞에서 겸손함을 배우고, 자연에 순응해, 최소한의 장비와 자신의 능력을 기울여 산에 오르는 행위를 지향한다. 하지만 오늘날 에베레스트는 거대한 상업 시스템 속에서 돌아간다. 수만 달러를 지불하면 산소통, 고정 로프, 셰르파 지원, 헬리콥터 수송까지 제공되는 패키지 원정이 일반화됐다. 꿈의 버킷 리스트가 누구나 손만 뻗으면 쥘 수 있는 목표가 된 것이다.  하루에만 274명이 정상을 밟은 것은 2019년 5월 22일 네팔 남쪽 면에서 223명의 등반가가 등정에 성공한 이전 최고 기록을 51명이나 늘린 것이다. 7년 전 같은 날, 중국 티베트 북쪽 경로로 113명의 등반가가 정상을 밟아 실제 등정자는 훨씬 많았다. 하지만 중국은 이번 시즌 외국인 등반가들에게 이 경로를 열지 않아 274명이 하루 최다 등정 신기록이다. 올 봄 시즌 들어 이날까지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이는 356명으로 늘었다.    이렇듯 에베레스트를 찾은 이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가난한 나라 네팔에 작지 않은 도움이 된다. 올해 봄 시즌에만 에베레스트 등반 관련 허가 수입이 720만 달러(109억 원)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시즌 에베레스트 정상 도전을 허락받은 이는 492명이다. 그런데 올해 봄 시즌은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베이스캠프 바로 위 등반 경로에 떡하니 버틴 바람에 전문 셰르파들이 이를 치우는 데 시간이 걸려 등반 가능한 날짜를 많이 줄였다. 그런데 등반에 좋은 날씨를 고르기가 늘 쉽지 않다. 해서 정상 도전에 나서는 이들이 몇 안 되는 날짜에 확 쏠리게 된다. 그래서 드물게 날씨가 좋았던 20일 하루에 등반객들이 일제히 몰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음달은 몬순이 시작하기 때문에 이달 말까지 등반을 마치려는 인원들이 있어 과밀 및 기타 안전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인간 한계의 도전이어야 할 세계 최고봉 등정이 마치 놀이공원의 인기 시설물처럼 변해가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자연 훼손이다. 해마다 에베레스트에는 폐산소통, 텐트, 플라스틱 쓰레기, 인분까지 쌓이고 있다.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으며 오래 전 얼음 속에 묻혀 있던 쓰레기와 시신까지 드러난다.. 에베레스트는 더 이상 순수한 설산이 아니라 인간 문명의 흔적과 쓰레기들이 널린 곳으로 바뀌고 있다.  매년 이 맘때면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등반객들의 긴 줄 사진이 보도된다. 이번 주 들어 소셜미디어에 퍼진 사진들은 이른바 죽음의 지대 로 불리는 에베레스트의 해발 8000m 지점에서 눈 덮인 경사면을 가로지르는 긴 등산가들의 행렬을 보여준다. 대다수 등반가들은 이 고도에서 보조 산소에 의존하며, 등반 전문가들은 20시간 이상 이 구역에 머무르지 말라고 조언한다. 물론 탐사업체 관계자들은 과밀 위험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푸르텐바흐 어드벤처의 루카스 푸르텐바흐는 원정대들이 충분한 산소를 준비하기만 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 말했다. 그는 알프스의 일부 봉우리에는 매일 수천 명의 등반가가 오른다며 274명은 사실 큰 숫자가 아니다. 이 산은 10배나 더 크니까 라고 말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빼곡히 텐트들이 들어서 있다. 2026.5.10 AP 연합뉴스  월간 의 이용호 네팔(카트만두) 주재기자는 무분별하게 훼손된 히말라야를 본연의 자연 상태로 돌려놓지는 못하더라도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대책을 여섯 가지로 정리해 눈길을 끌었다.  첫째, 등반 허가 인원을 제한해야 한다. 에베레스트는 무한정 입산객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이 절대 아니다. 안전과 환경을 위해 한 시즌 등반 인원, 하루 정상 등반 인원을 과감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 인원에서 대폭 줄여야 한다. 둘째, 등반 자격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최소한의 고산 경험이 없어도 돈만 주면 포터와 셀파 가이드들이 정상까지 고정 로프에 묶어서 산소통을 입에 물려 올려다 준다. 이렇게 오르는 시스템은 위험할 뿐 아니라 최소한의 알피니즘 정신에도 어긋난다. 이렇게 체력적으로 준비가 안 된 초심자가 헤매고, 시간을 허비하면, 다른 이들의 목숨마저 위협하게 된다.  유명 전문 가이드인 노부 셰르파는 해발 고도 7000m나 8000m의 봉우리를 오르는 연습은 자신의 몸이 그 고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또 팀원들에게 다른 등반가들이 오르기 전에 아주 이른 시간 에 등반을 시작하라고 권장한다. 셋째, 환경 복원 비용을 대폭 늘려야 한다. 등반 허가비 일부를 의무적으로 환경 정화와 빙하 보호 사업에 투입하고, 쓰레기 반출 규정을 더욱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특히 프라스틱 비닐과 일회용 제품 사용을 더욱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넷째, 히말라야를 단순 관광지가 아니라 인류 공동의 자연유산으로 바라봐야 한다. 히말라야는 네팔만의 산이 아니라 지구 생태계의 중요한 축이며 아시아 수억 인구의 물 공급과 농수산물 생산의 근원이다.  다섯째, 교육이 필요하다. 체계적이지 못하고 도제식 등반 교육으로 정상 오르기 만 배운 안내인(가이드)들과 등반의 최전선에서 땀 흘리는 셰르파들에게 자연환경 및 기본 등반교육과 안전교육, 타인에 대한 매너와 공공도덕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 여섯째, 경쟁 인증문화를 배제해야 한다. 탐사업체는 정상 타이틀 인증 과시를 영리적 이익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렇기에 영웅 행세하는 사람이 비판 받는 문화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람이 산악인인지, 자선사업가인지 정체성의 혼란을 교묘히 이용하는 ㅇ씨이다. 타이틀과 인증은 결국 경쟁과 욕망, 속임수를 유발한다.   낙하산병으로 두 다리를 모두 잘라내야 했던 러시아 남성 루스탐 나비예프가 크레바스 위에 걸쳐진 사다리 위를 오직 두 팔의 힘만으로 몸을 옮기고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베테랑 등반가와 에베레스트 초보자들이 지난주 정상에 올랐으며, 많은 이들이 등반으로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이미 이름이 널리 알려진 네팔의 전문 산악 가이드 카미 리타 셰르파(56)는 지난 17일 에베레스트 최다 등정 세계기록을 32회로 늘렸다. 같은 날, 산의 여왕 으로도 알려진 라크파 셰르파(52)가 11번째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 후 여성 등반가 개인 최다 등반 기록을 경신했다. 그런데 두 전문가보다 더 눈에 띈 등정자가 있다. 낙하산병 출신으로 두 다리를 모두 잘라내야 했던 루스탐 나비예프(34)가 의족을 차지않고 두 팔의 힘으로만 에베레스트 정상을 올랐다. 오직 팔 힘만으로 에베레스트를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 나비예프는  나를 지켜보는 모든 분들께 이번 등반을 바친다. 이 공연을 통해 단 한 가지를 말하고 싶다. 당신 안에 생명이 남아 있는 한, 싸워라! 끝까지 싸워주세요! 그만한 가치가 있어! 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등반 시즌 벌써 여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네팔의 소외된 힌두 달릿 공동체 출신으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최초의 등반가 비제이 기메레(35)도 고산병을 앓다 목숨을 잃었다. 푸라 찜젠 셰르파(21)는 지난 18일 캠프 3 근처 눈 위에서 미끄러져 크레바스에 빠져 사망했으며, 또 다른 가이드 락파 덴디 셰르파(51)는 지난 3일 베이스캠프로 가는 도중 목숨을 잃었다.  이용호 기자의 여섯 방안을 관통하는 열쇳말은 산을 정복 대상, 타이틀 수집처로 보지 말라는 것이다. 자연은 인간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그러므로 인간은 산에 순응해야 한다. 그래야 계속 산에 오를 수 있다.      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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