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에 외환보유액 40억달러↓…전 세계 12위로 밀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달러 강세와 환율 변동성 관리 등의 영향으로 40억 달러 가까이 줄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 순위는 전 세계에서 12위로 떨어졌다. 외환보유고 감소의 주된 원인이 중동전쟁 등 외생변수에서 기인하는지라 당분간은 중동전쟁의 조속한 종전을 기다리면서 환율안정에 총력을 경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와 여당이 환율안정 3법을 통과시킨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이 옳다.
불과 한 달 만에 외환보유액 40억 달러 가까이 줄어들어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36억 6000만 달러(약 641조원)로, 전월보다 39억 7000만 달러 감소했다.
이는 2025년 4월(-49억 9000만 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당시 미국 상호관세 발표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뛰자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5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줄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2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신규 발행 등으로 3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776억 9000만 달러)이 22억 6000만 달러 축소됐다.
예치금(210억 5000만 달러)과 IMF(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155억 7000만 달러)도 각 14억 4000만 달러, 2억 달러 줄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 9000만 달러를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3월 달러 강세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든 데다,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 등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도 실행되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 추이, 자료 : 한국은행
한 달 사이에 외환보유액 규모가 전 세계 12위로 떨어진 대한민국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2월 말 기준(4276억 달러)으로 세계 12위 수준이다. 1월 10위에서 한 달 사이 두 계단 떨어졌다.
중국이 3조 4278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 4107억 달러)·스위스(1조 1135억 달러)·러시아(8093억 달러)·인도(7285억 달러)·독일(6633억 달러)·대만(6055억 달러)·이탈리아(5012억 달러)·프랑스(4950억 달러)·사우디아라비아(4763억 달러)·홍콩(4393억 달러)이 2∼11위에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2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역시 17억 달러 늘었지만 순위가 하락한 배경과 관련해 비교 대상 가운데 보유한 금을 시가로 평가하는 나라들이 있는데, 금값이 최근에 상승했기 때문에 이들 나라의 순위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의 외환보유액, 자료 : IMF, 각국 중앙은행 홈페이지
환율 안정 3법 등으로 대응에 나선 정부와 여당
환율이 치솟고 외환보유액이 감소하자 정부와 여당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른바 환율 안정 3법 을 제정한 것인데 해외 투자자금의 국내 유입을 유도하고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세제지원 등을 골자로 한다.
국회는 31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농어촌특별세법 개정안 등 이른바 환율 안정 3법 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지난해 12월 23일 전에 보유하고 있었던 해외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국내시장 복귀계좌 (RIA)를 통해 1년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까지 공제해준다.
공제율은 매도시점에 따라 5월 31일까지 매도 시 양도소득세를 100% 공제받는다. 7월 31일까지는 80%, 12월 31일까지는 50% 공제받는다.
RIA 계좌 납입 한도는 5천만 원이며, 과세 특례는 1년 한시로 도입된다.
환율안정3법 국회 본회의 통과, 자료 : 재정경제부
올해 환율변동 위험 회피 목적의 환 헤지 파생상품 에 투자한 경우에는 해외주식 양도로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해 세 부담을 완화하는 과세특례도 신설됐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에 대해 환 헤지 상품 매입액의 5%를 양도소득금액에서 공제하는 것이다. 공제 한도는 500만 원이다.
이는 개인 투자자의 달러 수요를 줄여 환율 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조세 정책이다.
아울러 국내 모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수입 배당금에 대해 과세소득 대상에서 제외하는 비율인 익금불산입률 을 한시적으로 95%에서 100%로 상향하는 방안도 법안 내용에 포함됐다.
외생변수가 진정될 때까지 해외투자금을 국내로 유치하고 달러 수요는 최대한 억제하는 정책적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2023. 4. 5.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