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이스라엘 비판이 외교 리스크 맞나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건물 옥상에서 뭔가를 아래로 떨어뜨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이재명 대통령이 4월10일 사회연결망(SNS)에 올렸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가자 전쟁)이 진행 중인 2024년 9월에 팔레스타인 사람의 주검을 이스라엘 군인들이 내던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도 충격적”이라고 했던 영상이죠. 이 대통령은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 없다”고 이스라엘의 과잉 군사행동을 비판했습니다.
이스라엘 외교부가 이 대통령이 홀로코스트 추모일 전야에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발언을 했다. 이는 받아들일 수 없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성명을 냈습니다. 국민의 힘은 곧바로 이 대통령이 불필요한 외교 리스크(위험)를 일으켰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이스라엘-아랍 갈등의 옳고 그름을 두고 거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이것뿐만 아닙니다. 외교라고 하면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기술 정도로 이해했고 중요한 사안이 떠올라도 입을 다물었죠. 이 대통령의 ‘인권 문제 제기’ 발언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에 팔레스타인 출신 Jvnior 이 올린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국제사회로 눈을 돌려보면 사정이 전혀 다른데요. 유럽에서는 가자 전쟁 이후 주요 지도자들이 강한 언어로 이스라엘의 과잉 행동을 비판해 왔습니다. 2025년 5월 영국 프랑스 캐나다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이스라엘의 가자 군사작전 확대를 강하게 반대했고, 가자의 인도적 고통은 더는 견딜 수 없는 수준이며, 이스라엘 정부의 필수 인도적 지원 차단은 용납할 수 없고 국제인도법 위반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스라엘이 허용하겠다고 한 제한적 구호 반입은 턱없이 부족하며, 팔레스타인 주민의 영구적 강제이주는 국제인도법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그보다 앞선 유엔 안보리 발언에서도 이스라엘이 국제 인도법상 의무에 따라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접근을 보장해야 하며, 더 많은 통로를 열고 유엔과 인도주의 단체가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025년 6월 가자에서 인도주의 참사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가자와 서안에서 생명을 구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웨덴 정부는 2025년 7월 공동성명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른바 ‘인도주의 도시’로 옮기려는 구상은 국제인도법 위반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노르웨이 정부와 아일랜드 총리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서방 주요 국가 지도자들이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강제이주, 불법 점령 문제를 공식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보면 한국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특별히 돌출적인 것이 아닙니다. 대통령이 외교 리스크”를 초래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국제 정세에 어두운 것이죠.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경제와 문화, 방위산업 등이 강한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에 외교안보 무대에서 인권과 국제규범 문제가 나오면 대부분 회피하고 침묵했습니다. 한국이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요?
인권과 국제규범을 언급하면 외교 리스크가 발생하는 게 아니고, 그런 문제를 회피할 때 눈앞의 이익만 챙길 뿐 국제규범에 무책임한 국가로 비칠 수 있습니다. 국가 이미지가 나빠지면 무역과 투자, 문화 협력도 어려워집니다. 이 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을 계기로 우리의 고정관념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 글은 미주 한인동포 신문인 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