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EIB, 35만개 중소기업 에너지 효율화 지원…650억유로 민간투자 유도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유럽연합(EU)이 역내 중소기업의 에너지 효율 개선과 탈탄소 전환을 위한 대규모 금융 지원에 본격 나섰다.
유럽투자은행(EIB)은 11일(현지시간) 향후 3년간 175억유로(약 29조원)를 투입해 35만개 이상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총 650억유로(약 106조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EIB가 중소기업 에너지 효율화 지원에 나선다. / 픽사베이
금융 접근성 확대…‘원스톱숍’으로 절차 간소화
EIB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대출뿐 아니라 신규 지분투자, 융자상품 등을 아우르는 복합 금융수단을 제공한다. 민간 금융기관과 함께 중소기업 전용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고, ‘원스톱숍(one-stop-shop)’ 체계를 도입해 자금 신청·집행 절차를 단일 창구로 일원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화 프로젝트 실행 속도를 높이고 금융 접근 장벽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EU 집행위도 유럽에너지효율금융연합 산하에 중소기업 실무그룹을 신설해 맞춤형 금융 솔루션과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단 요르겐센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중소기업은 유럽 경제의 심장부지만 에너지 효율 투자 비율은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번 지원책은 투자 격차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 확산을 촉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 사례 속속…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 동시에
이번 조치는 에너지 가격 변동성 속에서 중소기업의 생존력과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는 전략적 지원으로 평가된다. 이미 유럽 각지에서는 구체적인 효율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체코 프라고페룬(Pragoperun)은 프라하 모톨 대학병원 세탁시설을 전면 개조해 고효율 세탁·건조·스팀 설비를 도입, 기존 설비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크게 줄이며 운영비를 절감했다.
네덜란드 헐페너 양조장(Gulpener Brewery)은 양조 공정의 저온·중온 열수요 충족을 위해 산업용 히트펌프와 공정 폐열 회수 시스템을 결합, 전체 에너지 사용량을 75% 줄이는 동시에 맥주 품질 향상 효과까지 거뒀다. 이탈리아 섬유 가공업체들은 정련기(스텐터) 배기가스를 활용해 흡입 공기와 보일러 급수를 예열, 천연가스 사용을 줄이고 공정 열효율을 끌어올렸다.
나디아 칼비뇨 EIB 회장은 중소기업은 유럽 경제의 뼈대이자 고용 창출의 핵심”이라며 이번 투자는 기업의 에너지 비용 절감뿐 아니라 유럽 전체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IB는 이번 조치가 유럽 중소기업의 회복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