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주의적 애국심 [뉴스] 내가 사는 빌라 입구엔 빌라 이름이 적힌 탑이 있다. 몇 해 전 누군가 탑의 기둥 한쪽 면에 커다란 태극기를 그려 넣었다. 누가 거기에 태극기를 그렸는지도 모르겠고, 왜 거기에 태극기가 있어야 하는지 당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와 비슷하게 생각한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자 태극기를 그린 사람이 “태극기 그림을 문제 삼는 사람은 모두 종북”이라고 일갈했고, 이후 누구도 그 태극기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었다. 추측컨대 태극기를 그려 넣은 사람은 자신이 그린 태극기를 보며 가슴 벅찬 애국심을 느꼈을 테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애국심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을 테고, 그러지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