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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자폐증 엄마 탓 아냐 외친 밀드레드 크릭

자폐증 엄마 탓 아냐 외친 밀드레드 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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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여의사 밀드레드 크릭(Mildred Creak, 1898~1993)는 20세기 의학사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인물 중 한 명이다. 자폐증 연구의 선구자라고 하면 보통 레오 카너나 한스 아스퍼거 같은 남성 의사들을 떠올리지만, 정작 체계적인 진단 기준을 처음 만든 건 크릭이었다. 1950년대만 해도 영국에서 말을 하지 않는 아이는 정신분열증 , 혼자 노는 아이는 엄마가 차갑게 키운 탓 으로 치부됐다. 크릭이 나타나 외쳤다. 이건 병이 아니라 특성이다. 그리고 엄마 탓이 절대 아니다.   생전의 밀드레드 크릭. (Hazel Stainer) 여자가 의사를? 시집이나 가라던 시절 1898년 런던에서 태어난 크릭이 의대에 진학한 건 1910년대 후반이었다. 당시 영국 의대의 여학생 비율은 5%도 안 됐다. 교수들은 대놓고 여자는 의사 못 한다 고 말했고, 동기 남학생들은 여학생을 투명인간 취급했다. 게다가 크릭은 정신의학, 그것도 어린이 정신의학을 선택했다. 1920년대 정신의학은 의학계에서도 천대받는 분야였다. 특히 어린이 정신의학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크릭이 개척해야 했다. 1929년 모즐리 병원에 아동부서가 처음 개설되었을 때, 크릭은 그곳에서 일하며 선두적인 센터로 만들어갔다. 그녀가 목격한 광경은 끔찍했다. 말을 하지 않거나,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정신병자 로 낙인찍혀 평생 정신병원에 갇혀 지냈다. 가족들은 부끄러워 아이를 숨겼고, 사회는 이들을 결함 있는 존재 로 치부했다.   생전의 밀드레드 크릭. (LinkedIn) 냉장고 엄마 괴담과의 전쟁 1950년대, 정신분석가 브루노 베텔하임이 미국에서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자폐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은 엄마가 냉장고처럼 차가워서 생긴다는 것이었다. 이 냉장고 엄마 이론은 엄청난 파급력을 미쳤다. 수많은 어머니들이 자책하며 무너졌고, 아이들은 부모와 강제로 격리되어 치료 를 받았다. 크릭은 이 헛소리를 참을 수 없었다. 1946년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에 영국 최초의 아동정신과를 만들고 책임자로 일하며 수백 명의 아이들을 관찰했다. 패턴을 찾았다. 기록했다. 그리고 1961년  폭탄 을 터뜨렸다.   생전의 밀드레드 크릭. (RCPCH on X: https://t.co/JagrkK3Efi ) 세계최초의 자폐증 진단 기준 크릭은 영국 전역의 정신과 의사들과 함께 1961년 역사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아동기 정신분열증 증후군 이라는 제목이었다. 당시는 자폐증 이라는 용어가 정착되기 전이었다. 하지만 내용은 명확했다. 크릭의 아홉 가지 진단 기준은 사람과의 정서적 관계형성 장애, 자기 정체성 무인식, 특정 물체에 대한 집착, 환경변화 저항, 비정상적 지각 경험, 과도한 불안, 언어 장애, 사고 패턴 왜곡, 운동기능 이상을 포함했다. 엄마 탓 이 아니라 뇌의 발달 차이 때문이라는 걸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크릭은 자폐증이 주로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릭은 평생 결혼하지 않았다. 당시 영국에선 기혼 여성이 전문직으로 일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남편이냐 환자들이냐 앞에서 후자를 택했다. 1949년 왕립내과의사협회 펠로우로 선출되었고, 1961년에는 살아 있는 사람의 이름을 딴 최초의 병동 주인공이 됐으며, 1962년 대영제국 훈장을 받았다.   생전의 밀드레드 크릭. (RCP Museum) 영국과 한국, 2026년의 현실 영국은 2026년 현재 어떤가? 국가의료서비스(NHS)를 통해 자폐증 진단을 무료로 받을 수 있지만, 대기시간이 평균 9~12개월에 달한다. 지난해 6월 기준 23만 명 이상이 진단을 기다리고 있다. 영국 자폐증 협회는 미디어 센터를 운영하며 공익광고를 통해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다. 또한 지난 2024년 영국 정부는 자폐인의 강제입원을 제한하는 법을 제정했다. 한국은 어떤가? 2026년 현재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유병률은 아동 50명 중 1명꼴로 2.64%다. 2020년 기준 등록 인구는 3만 1000 명으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평균 확진 시기는 만 4~5세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전문가가 부족해 주요 병원의 예약은 몇 년씩 밀린다. 2025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언론은 여전히 발달장애를 정신 나간 , 광란 같은 표현과 연결시킨다. 보호자들은 진단 초기 자폐라는 용어 사용에 큰 부담을 느낀다. 조부모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폐증으로 진단받으면 사보험 가입이 어려워 다른 장애로 진단받으려는 경우도 있다. 엄마가 애를 어떻게 키운 거야? 라는 수군거림은 2026년에도 여전하다. 발달 장애인의 3분의 2가 학교폭력을 경험한다. 치료를 위해 일주일에 서너 번씩 한두 시간씩 자동차를 이용해 센터에 다니는 가족이 많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니 치료 비용은 비싸다. 자폐 당사자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부모단체의 목소리에 견줘 정작 당사자들의 의견은 묻힌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실린 밀드레드 크릭의 부고 기사. 영국에서 한국이 배울 점 크릭의 영국을 보며 한국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영국도 대기시간 문제가 있지만, 최소한 무료진단이 가능하다. 한국은 인공지능(AI) 기반 진단 플랫폼을 개발 중이지만, 이런 혁신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 영국 자폐증 협회의 미디어 센터, 미국프로농구(NBA) 결승전에서 코치들이 가슴에 다는 파란 배지, 이런 것들이 인식을 바꾼다. 한국도 체계적인 공익광고 캠페인이 필요하다. 영국이 지난 2024년 자폐인의 강제입원을 제한하는 법을 만든 것처럼, 한국도 제도적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영국 NHS는 자폐인 당사자를 프로그램 팀에 직접 고용한다. 한국도 우리 없이 우리에 관한 것을 결정하지 말라 는 원칙을 실천해야 한다.   밀드레드 크릭.(Sora) 아직 끝나지 않은 혁명 요즘도 발달 정도가 다른 아이를 보면 엄마가 애를 어떻게 키운 거야? 라고 수군대는 사람들이 있다. 크릭 할머니가 보면 뭐라고 할까? 1961년에 내가 이미 유전적 요인이라고 밝혔는데, 2026년에도 아직 그러고 있어? 65년이 지났는데? 밀드레드 크릭. 결혼도 안 하고, 제대로 된 명예도 뒤늦게 인정받았고, 역사책에도 제대로 안 나오는 이 영국 할머니 덕분에 오늘날 수백만 자폐 스펙트럼 아동과 성인들이 적어도 정신병자 라는 낙인은 벗었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영국도, 한국도 갈 길이 멀다. 한국은 특히 더 그렇다. 조기진단 시스템, 사회적 인식, 당사자의 목소리, 제도적 지원. 모든 면에서 1960년대 크릭이 영국에서 했던 것처럼,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그녀가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엄마 탓 을 외치고 있었을지 모른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크릭이 시작한 혁명을 2026년의 방식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영국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의 밀드레드 크릭 병동(MCU)은 섭식 장애, 기능 장애 및 기타 정서·행동 장애와 같은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7~13세 아동을 위한 집중 치료 병동이다. 이 병동은 초대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였던 크릭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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