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허가 지연·비용 압박에 폐수 재평가…산업계 ‘숨은 자원’ 찾기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공급망 제약과 인허가 지연, 폐기·처리 비용 상승이 겹치면서 폐수와 산업 부산물이 단순한 비용 항목을 넘어 전략적 자원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에너지·환경 전문매체 E+E(Environment & Energy)는 29일(현지시각) 산업계 논의를 인용해, 기업들이 기존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폐수와 부산물의 활용 가치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허가 지연과 공급망 압박, 폐수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
그동안 폐수와 산업 부산물은 불가피한 운영 비용이자 규제 대상에 가까웠다. 그러나 최근 핵심 광물 공급망 압박, 환경 규제 강화, 폐기·처리 비용 상승이 맞물리면서 기업들은 기존 자원에서 활용 가능성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폐수 회수는 기술 혁신의 결과라기보다, 제약이 누적된 환경에서 선택 가능한 현실적 대응 수단으로 논의되고 있다.
산업계가 폐수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허가와 시간 제약이다. 석유·가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산수, 광산 테일링, 석탄재 저장지, 발전·제조 공정의 산업 폐수는 이미 인허가를 거쳐 관리·모니터링되고 있는 자원 흐름이다.
신규 광산 개발처럼 인허가와 조성에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사업과 달리, 폐수 회수는 기존 사업의 연장선에서 검토와 적용이 가능하다. 회수 물량은 1차 자원 채굴에 비해 제한적일 수 있으나, 평가부터 적용까지 걸리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리튬과 희토류 등 에너지·방산·제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수요가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 증가 전망과 신규 공급원 확보의 현실적 제약이 맞물리면서, 폐수 회수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2~2022년 전 세계 리튬 생산·소비 추이. 전기차 배터리 확산과 함께 리튬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며 공급과의 격차가 축소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 이미지 출처 USGS 리튬 연간보고서(Yearbook) 2022
수익보다는 비용 상쇄…폐수 회수의 현실적 경제성
다만 E+E는 곧바로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해법은 아니라고 짚었다. 예를 들어 폐수에서 리튬을 회수할 경우, 톤당 약 400만~700만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적인 국면에서는 폐수에서 회수한 자원이 광산 채굴 기반 원자재보다 생산 단가가 높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폐수 회수의 경제성은 자원 판매 수익보다는 폐수 처리 비용, 처분 수수료, 장기 저장에 따른 환경·법적 책임 비용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에 따라 좌우된다. 이 경우 회수된 자원은 새로운 수익원이라기보다 비용과 리스크를 완충하는 수단으로 기능하며, 특히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 기업의 부담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기술보다 데이터가 더 큰 관문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과거 시료 채취 데이터가 불규칙하거나 불완전해 회수 가능성을 사전에 판단하기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는 농도와 시간에 따른 변동성, 기존 처리 시스템과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특성 평가가 우선되며, 충분한 데이터 없이 기술을 도입할 경우 오히려 운영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E는 폐수를 바라보는 관점 변화가 자원·인프라 전반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인허가 기간이 길어지고 자본 투입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기업들은 신규 자원 개발보다 이미 운영 중인 자산에서 추가 가치를 끌어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경제성이 낮다고 평가받던 폐수 회수가 다시 논의되는 배경에는 여건 개선이 아니라, 선택지 축소라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