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36억 떨어진 압구정 현대…충격에 휩싸인 시장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임박한데다 연일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혁파를 설파하면서 강남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매물이 쏟아지면 매수자가 사라지는 것이 시장의 이치인 터라 호가를 대거 낮춘 매물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서울아파트의 대장 압구정 현대에서 직전 거래보다 무려 36억원 낮춘 매물이 등장해 시장을 충격의 도가니로 밀어넣었다. 강남권을 강타한 가격 하락세는 그 동안 버티던 강북까지 북상 중이다. 이런 와중에 여당은 부동산 불법 행위에 대해 뿌리를 뽑을 ‘부동산감독원’ 신설 법안을 발의했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탐하던 세력들의 입지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압구정 현대에 36억 낮춘 매물 등장해…어안이 벙벙해진 시장
최근 시장에 등장한 매물 한 개가 시장을 경악케 하고 있다. 압구정신현대아파트에서 최근 전용 183㎡이 92억원에 나온 것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128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무려 36억원이 낮다. 불과 2개월만에 36억원이 하락한 매물의 등장에 시장은 아연실색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압구정 현대는 대한민국 아파트 시장의 최정점에 위치하고 있다.
재건축에 속도를 내는 압구정동의 경우 압구정현대 1, 2차아파트는 최근 전용 161㎡가 호가 82억원에 나왔다. 지난달 실거래가 89억원이었는데 7억원이나 낮아졌다. 압구정 현대는 양도세는 물론 보유세 부담도 커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경우 전용 110㎡이 31억원에 나왔다. 지난해 12월 거래된 33억8000만원 대비 2억원 넘게 낮췄다.
압구정동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말만 해도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 집을 내놨다가 거두는 매도인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집값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있다”며 고령층 중심으로 이제는 팔 때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물이 나오더라도 이를 받아줄 매수자가 제한적이다 보니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전·월세 세입자가 있는 경우 당장 매물을 내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토허구역에서는 매수자가 4개월 안에 실거주해야 한다.
2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부동산 유리창에 아파트가 비치고 있다. 2025.5.26. 연합뉴스
강남권 강타한 가격 하락세 강북 대형 아파트들도 강타 중
한편 강남을 강타한 매물 증가 현상과 가격 하락 현상이 강북까지 옮겨붙는 모양새도 관찰되고 있다.
10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중 연초 대비 매물이 늘어난 자치구는 송파·광진·성동·서초·강남·용산·마포·중구·동작·강동·관악·종로·도봉·중랑구 등 총 14곳이다. 지난 2일까지만 해도 매물이 증가한 자치구는 5곳에 불과했지만 일주일 새 서울 곳곳에서 매물이 증가하는 양상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선언한 1월 23일을 기점으로 매물을 비교하면 매물이 줄어든 자치구는 4곳 뿐이다. 매물이 늘어난 21곳 중 △송파 20.5% △성동 20.5% △광진 13.8% △서초 12.3% △마포 11.5% 등 한강벨트의 증가세가 크지만, 외곽 지역도 최근 상승 전환했다. 도봉구는 3.1%, 중랑구는 2.9%, 서대문구와 노원구는 2.2%, 은평구는 1.3% 늘었다.
최근 2주 사이 하락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1~2년 새 신고가 행진을 이루던 강남권에서 하락거래가 두드러진다. 서초구에서는 서초동아타워 178㎡가 최고가 18억원(2025년 3월) 대비 5억2000만원 내린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에서는 송파파인타운8단지 59㎡가 지난달 31일 13억725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직전 거래이자 최고가인 지난해 12월 매매가 16억8000만원보다 약 3억1000만원 내린 거래다. 강남구 디에이치 자이 개포 84㎡도 층수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 말 39억원(27층)보다 1억5000만원 내린 37억5000만원(14층) 거래가 지난달 24일 이뤄졌다.
이미 10억 이상의 양도차익을 얻은 매도자들에게 몇억을 내려 파는 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강북 지역의 경우 매물 증가세와 더불어 대형 평수 위주로 호가 하락도 동반되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삼각산아이원114㎡ 급매 매물이 1월 10일 최초 호가 8억원에서 1월 26일 7억8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최신 매매가인 8억5000만원(1월 7일)보다 7000만원 낮은 가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같은 단지에서 호가가 8억원 넘는 국민평형(84㎡) 매물이 10개나 있지만 집값이 역전되더라도 대형 먼저 몸값을 깎고 있는 것이다.
도봉구 북한산아이파크 134㎡도 14억3000만원(2월 4일)에서 13억3000만원(2월 7일)으로 사흘 새 1억원을 낮췄다. 강북 미아 두산위브트레지움 114㎡은 11억5000만원(1월 12일)에서 11억원(1월 15일)으로 조정했다.
사진은 2023년 1분기 30년 초과 아파트가 가장 많이 거래된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의 모습.
매물이 비처럼 쏟아지는 서울 아파트 시장
10일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6만417건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방침을 밝힌 지난달 23일(5만6219건) 대비 7.4% 증가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 종료되는 만큼 실제 매물 출회는 4월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고 대기매수자들은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는 터라 시간에 쫓긴 매도자들의 매물이 더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실제 시간이 갈수록 서울 상급지 일부에서는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강남권과 한강변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장기간 시장에 나오지 않았던 매물이 호가를 낮춰 출회되거나 이미 내놓은 매물의 가격을 한 차례 더 조정하는 식이다. 버티던 매도자들이 세제 리스크를 의식해 한발 물러서면서 이른바 급매 성향의 물건이 제한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가 최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조치 종료 방침을 연일 확인하는 가운데 8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유리 벽에 부동산 관련 세금과 아파트 매매 물건 등의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같은 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첫째 주(2월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1.9로 최근 2주 연속 하락해 작년 9월 첫째 주(101.9) 이후 21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6.2.8. 연합뉴스
부동산감독원, 부동산 불법행위 수사·제재 총괄…금융·신용정보 열람 권한 부여
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단기필마로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혁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싸움에 여당인 민주당도 입법의 형식으로 참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0일 부동산 시장의 불법행위 감독·조사를 위한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을 발의힌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생산적인 투기에 돈이 빨려 들어가 일본식 부동산 버블 붕괴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통합 관리·감독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현정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부동산감독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국무총리실 소속 기구인 감독원의 역할과 권한 등을 규정하고 있다. 함께 발의된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 개정안은 감독원 소속 직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해 실질적인 수사가 가능하도록 집행력을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들 법안에 따르면 감독원은 부동산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관계기관의 조사·수사 및 제재 업무를 총괄·조정한다. 필요시 직접 조사에 나설 권한도 갖는다. 감독원 직원은 계약·과세·등기·금융자료에 대한 교차검증을 전담하고 부동산 관련 불법행위를 수사·단속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감독원에는 조사 대상자의 금융거래 정보와 대출 현황 등 신용정보 열람 권한도 부여된다. 다만 권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자료 요구에 앞서 반드시 부동산감독협의회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관련 자료는 내부 조사 단계에서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확보한 자료는 1년 안에 폐기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김 의원은 개인의 민감 정보가 오남용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이미 자본시장에서는 주가조작 등에 대한 조사를 위해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위원회가 관련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침해나 사생활 잠식 우려는 명백한 기우이자 투기 세력을 옹호하는 논리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또 감독원 조사 단계에서는 자료 요청을 할 수 있지만 수사로 전환됐을 때는 형사소송법에 근거해 반드시 영장이 있어야 한다”며 발의된 법안이 현행 법체계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부동산감독협의회 위원 중 1명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소속 고위공무원으로 임명하도록 해 개인정보가 엄격하게 관리될 수 있게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올 상반기 중 법안 통과, 하반기 내 감독원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의원은 법안이 만들어지고 감독원이 설치될 때까지는 국무총리실 산하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협의회’를 통해 불법행위를 근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생명을 담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가 합법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해야 하고, 시장 참여자들이 접하는 정보가 정확하고 왜곡이 없어야 하며 오염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여당이 추진하는 ‘부동산감독원’ 설치는 만시지탄의 감이 짙지만 환영할 일이다.
또한 여당의 ‘부동산감독원’ 설치 입법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부동산투기공화국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여당이 입법의 형식으로 지원하고 나섰다는 대목이다. 대통령이 끌고 여당이 밀어주면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이라는 오명도 틀림없이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과 김현정 의원 등 민주당 정무위원들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동산감독원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2.10.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