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파리협정 6.4조 첫 승인…SK 12개사, 한전, 삼표시멘트 등 발급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장작을 태워 조리하는 미얀마 여성. / 출처 = UNFCCC
유엔이 파리협정 제6.4조에 따른 첫 탄소배출권을 발급했다.
26일(현지시각)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미얀마 청정조리 사업에 대해 제6.4조에 따른 첫 크레딧 발행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교토의정서 청정개발체제(CDM)를 대체할 국제 탄소시장이 설계 단계를 넘어 실제 상계와 국가 간 이전이 가능한 체제로 들어섰다는 의미다.
발급 물량은 SK텔레콤을 포함한 SK그룹 12개사와 한국전력, 남동발전, 삼표시멘트 등이 참여한 사업에서 발생했으며, 국내 배출권거래제(K-ETS)에서 사용할 수 있다.
교토 대비 40% 줄였다…‘물량’보다 ‘무결성’ 택한 첫 사례
첫 발급 대상은 미얀마 농촌에 고효율 쿡스토브를 보급하는 사업이다. 장작 사용을 줄여 온실가스 배출과 가정 내 대기오염을 동시에 낮추는 구조다. 취사를 담당하는 여성과 어린 자녀가 실내 연기에 장시간 노출되는 생활 환경을 고려하면 건강 개선 효과도 크다.
해당 사업은 CDM 기준으로 100만톤이 넘는 감축량이 잠정 산정됐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파리협정 제6.4조 체계가 적용되면서 실제 발급량은 약 40% 줄었다. 최신 배출계수와 보수적 기준선을 적용해 감축량을 재산정했기 때문이다. 과거 산정치를 그대로 승계하지 않고 감축 실적을 다시 검증하면서 ‘톤당 감축’의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감축량을 낮춰 인정한 배경에는 국가 간 회계 규칙이 있다. 제6.4조는 감축 실적을 다른 국가로 이전할 경우 동일 물량을 출처국 실적에서 차감하도록 하고 있다. 한 번 줄인 배출량이 두 나라에 동시에 계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관련 세부지침은 2024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당사국총회(COP29)에서 확정됐다. 현재 165개 이상의 CDM 사업이 6.4조 체제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 발급은 14일간의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한국 ETS 5% 한도…국제크레딧은 ‘보완 수단’
한국 정부는 해당 감축 실적의 이전을 승인했다. 한국으로 이전된 물량은 국내 배출권거래제(K-ETS)에서 의무 이행에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이 이를 제출하면 공장에서 줄이지 못한 배출량 일부를 대신 충당한 것으로 인정받으며, 그만큼 정부에 제출해야 할 배출권 부담이 줄어든다.
이렇게 인정된 감축 실적은 한국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반영되고, 같은 양은 미얀마의 감축 실적에서 제외된다.
다만 활용 범위는 제한적이다. 2026년부터 적용되는 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2026~2035)에 따라 기업은 외부 감축실적을 배출허용량의 5% 한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국제 크레딧도 동일한 규정을 적용받는다. 해외 감축은 전체 의무를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일부를 보완하는 장치다.
유엔은 향후 에너지·산업·농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전환 사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