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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이선경의 ESG 딥다이브】반도체 초호황이 제기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시험대

【이선경의 ESG 딥다이브】반도체 초호황이 제기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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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호황과 이익배분 논쟁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은 전례 없는 호황의 한가운데 서 있다. SK하이닉스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52조 5,763억 원(+198%YoY), 영업이익 37조 6,103억 원(+401% YoY)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72%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도 AI 메모리 수요 호조에 힘입어 같은 분기 연결 기준 매출 약 134조 원(+69% YoY), 영업이익 약 57조 2,000억 원(+756% YoY), 영업이익률 43%의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이러한 반도체 호황은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거둘 때 그 성과는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어디까지 배분되어야 하는가? 라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사업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명문화하고, 성과급 상한 폐지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 가능성을 예고한 사건은 이 질문을 정면으로 드러냈다.   이 사안은 단순한 임금교섭이나 성과급 갈등으로만 보기 어렵다. 표면적으로는 노동자의 몫을 둘러싼 분쟁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만들어낸 초과이익을 노동자, 주주, 협력사, 고객, 미래 투자, 국가경제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다.  이는 ESG의 사회 영역에서 출발해  결국 거버넌스의 문제로 확장되는 사안이다.   기업 결사의 자유와 이익배분의 경계 노동조합이 성과공유를 요구하는 것 자체는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의 영역에 속한다. 노동자는 기업 가치 창출의 핵심 주체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숙련 인력의 역할은 결코 부차적이지 않다. 수율 개선, 공정 안정화, 품질 관리, 고객 대응, 기술 축적은 모두 사람의 경험과 조직 역량에 의존한다.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은 국내외 규범이 보장하는 기본적 노동권이다. 한국은 2021년 국제노동기구(ILO)의 결사의 자유 협약(제87호)과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협약(제98호)을 비준해 2022년 4월 발효시켰고, 이 협약은 국내 노동권 해석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노조의 결의대회와 파업 예고,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성 요구는 이 권리의 자연스러운 행사다. 다만 노조가 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것과, 특정한 영업이익 배분 공식이 곧바로 정당한 권리로 확정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한국 노동조합법은 단체교섭의 의무 사항을 근로조건 으로 한정하고 있어, 영업이익 비율의 명문화가 단체교섭의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학계와 법조계 견해가 갈린다. 또한, 노동권의 영역에서 정당한 요구라도, 그것이 어떤 배분 공식으로 제도화될 것인지는 거버넌스 관점에서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SK하이닉스가 연 문, 모든 기업의 표준이 될 수 있는가?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제도 변화가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성과급 산정 기준의 불투명성 논란 이후 초과이익분배금, 즉 PS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전년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과 연결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2025년에는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되 일부를 이연 지급하는 구조를 강화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 제도는 한국 보상 거버넌스에서 의미 있는 시도다. 성과급 산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고성과를 낸 구성원에게 회사 성과를 직접 공유한다는 점에서 인적자본 관리의 측면이 있다. 특히 HBM과 AI 메모리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핵심 인재를 유지하고 조직 몰입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SK하이닉스 모델이 삼성전자나 다른 기업의 보편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은 현재 노동의 성과이면서 동시에 수년 전 집행된 자본투자의 결과이고, 다음 세대 공정과 기술 전환을 위한 재원이기도 하다. 더구나 반도체 산업은 사이클 변동성이 매우 크다. 메모리 호황기에는 막대한 이익이 발생하지만, 불황기에는 대규모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불황기 비용구조와 노사갈등을 동시에 악화시킬 수 있다. 구조적 차이도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메모리 중심 구조가 강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모바일·가전, 디스플레이, 하만 등 이질적인 사업부가 한 법인 안에 결합되어 있다. 특정 사업부가 대규모 이익을 내는 해에도 다른 사업부는 부진할 수 있고, 반대로 반도체가 적자를 낼 때 다른 부문이 회사를 지탱할 수도 있다. 이런 구조에서 통합 영업이익 또는 사업부 영업이익의 고정 비율을 단순히 배분하면 사업부 간 형평성, 조직 통합성, 내부 보상체계의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사업부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강하게 연동하면 사실상 별도 채산제와 유사한 보상 논리가 강화될 수 있다. 이는 전사 최적보다 부문 최적을 우선하는 조직 이기주의를 키울 수 있다. 삼성전자처럼 여러 사업부가 기술, 브랜드, 자본, 인력, 공급망을 공유하는 복합 기업에서는 장기 연구개발, 공동 플랫폼, 전략 고객 대응, 공급망 안정화처럼 특정 사업부의 단기 영업이익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활동도 중요하다. 성과급 산식이 이런 기여를 반영하지 못하면, 이러한 제도가 오히려 조직을 내부적으로 분열시키는 거버넌스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분배의 원칙 해외 사례가 보여주는 핵심은 이익공유제가 기업 성장을 자동으로 보장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익공유가 지속가능한 제도가 되려면 호황기에 발생한 초과이익을 현재 구성원에게 단기 현금으로 배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투자재원, 주주가치, 재무 안정성, 장기 인재 유지와 함께 조정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임직원 이익공유제를 선도적으로 명문화하고, 구체적인 산식과 지급 구조까지 제도화한 대표적 국가인 프랑스는 1967년 법정 이익공유제인 Participation을 도입했고, 이후 적용 기준을 5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했다. 프랑스식 이익공유도 단순히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법인세 차감 후의 세후 순이익을 기초로 하며, 자기자본에 대한 정상수익, 임금, 부가가치 등을 함께 반영한다. 여기에 개인별 지급 한도와 일정 기간 저축계좌에 묶이는 구조를 결합해 완충장치를 두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주요 기업들은 현금 보너스뿐 아니라 일정 기간 근속 시 회사 주식을 부여하는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 Restricted Stock Units), 성과 달성 시 주식이 부여되는 성과조건부 주식(PSU, Performance Share Units), 종업원주식, 퇴직계좌 기여 등을 결합해 직원 보상을 장기 기업가치와 연결한다.  일정 기간의 귀속 또는 보유 조건을 통해 호황기 분배를 즉각적 현금 지급이 아닌 장기 가치 공유로 전환하고, 핵심 인재를 회사의 미래성장과 더 오래 연계시키고자 설계되었다. .  성과공유를 당해연도 이익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기술 투자, 연구개발, 신사업 성과, 생산성 개선 등 기업가치와 연계해 혁신을 위한 활동을 유도하고, 노동자와 주주의 이해관계를 장기적으로 조화시키는 구조에 가깝다. 문제는 성과공유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다. 진짜 질문은 어떤 성과를, 누구와, 어떤 기준으로, 어느 정도까지 공유할 것인가다. 영업이익은 본업 성과를 보여주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자체가 곧바로 배분 가능한 잉여는 아니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는 영업이익이 미래 투자, 불황기 유동성, R&D, 신규 팹, 신사업 투자, 나아가 협력사 생태계 유지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이해관계자 간 권리의 균형과 상호 이해가 지속가능성의 핵심 결사의 자유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다. 둘 다 ESG의 중요한 기둥이다. 결사의 자유는 노동자가 기업 안에서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한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그 목소리가 다른 이해관계자의 정당한 권리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묻는다. 성과공유는 노동권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이해관계자 거버넌스의 문제다. 노동자의 기여를 인정하지 않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잃는다. 그러나 기업의 초과이익을 현재 정규직 노동자에게만 집중적으로 배분하는 구조 역시 지속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 기업의 이익은 노동의 성과이자 자본의 위험 부담, 협력사의 기여, 국가 인프라, 미래 투자 필요가 결합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한쪽의 승리가 아니다. 노동자는 성과를 공유하되, 그 방식은 장기 기업가치와 연결되어야 한다. 회사는 노동권을 존중하되, 주주와 협력사, 고객, 미래 투자재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영업이익이라는 단기 지표를 넘어 조정 성과지표, 이연 지급, 주식 기반 장기보상, 클로백, 미래투자 보호 장치, 유연한 직무전환이 결합될 때 성과공유는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지속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슈퍼사이클의 정점은 균형이 가장 무너지기 쉬운 시점이다. 동시에 균형을 제도화할 가장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반도체 호황의 과실을 나누는 방식이 기업의 미래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답하는 것이 지금 삼성전자, 더 넓게는 한국 기업 거버넌스가 마주한 시험대다. 권리는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그 권리가 어떤 균형을 만들고, 어디로 향하는지가 지속가능성을 결정한다. ☞이선경 상무는 켐토피아 ESG전략실 이선경 상무는 신한증권과 대신증권에서 채권 크레딧 애널리스트와 주식 애널리스트를 거쳐 CJ경영연구원과 CJENM, CJ제일제당 등에서 전략기획, 재무전략/IR 팀장, 대신경제연구소에서 ESG센터장을 역임했다. 2024년 설립한 ESG공시 및 공급망 컨설팅 기관인 그린에토스랩이 켐토피아에 흡수되어 ESG-EHS를 연계한 플랫폼 개발 및 ESG정책 및 규제 대응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이선경 상무는 국민연금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금융기관의 ESG모델 및 ESG적용 프로세스 구축, ESG 평가 등을 장기간 수행했고, 정부 기관의 공급망 ESG플랫폼 구축, 환경DB분석 및 산업별 환경성 평가체계 수립하는 등 국내외 ESG 정책 규제 연구 및 ESG 체계 구축 실무 경험을 보유한 ESG 전문가이다. 다수의 정부 기관 및 에너지 유관기관에서 ESG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메일: esg@chemtop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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