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팡 벌써 사그라들었나…이용자 거의 회복한 쿠팡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개인정보유출 등의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쿠팡의 주간 이용자 수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여전히 명의도용과 2차 피해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또한 시민단체들은 쿠팡의 무료배송 기준 인상이나 보상쿠폰지급 방식 등이 모두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태라고 비판하고 있다. 쿠팡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인 셈이다.
이용자 수 2800만명을 회복한 쿠팡
19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설루션 모바일인덱스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추정한 안드로이드와 iOS에서의 쿠팡 주간 활성 이용자(WAU)에 따르면 이달 9∼15일 이용자 수는 2828만 1963명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후(2908만 952명) 수준에 약간 못 미치는 것(2.8% 감소)으로 나타났다.
쿠팡 활성 이용자 수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후 시스템 점검 차원에서 접속자가 늘어 소폭 늘었지만, 일부 소비자가 실제로 쿠팡을 탈퇴하며 2600만 명대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달 1월 15일 쿠팡이 피해 고객에게 1인당 최대 5만 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지급한 이후 활성 이용자 수는 2700만 명대로 다시 증가했다.
이후 이달 들어 2800만 명대까지 주간 이용자 수가 증가하면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후에 소폭 못 미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렇듯 쿠팡 이용자 수가 회복한 가운데 쿠팡은 와우 멤버십 미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로켓배송 상품의 무료 배송 최소 주문 금액 기준을 변경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쿠폰이나 할인 적용 전 금액이 1만 9800원 이상이면 무료 배송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최종 결제 금액이 1만 9800원을 넘어야 하도록 기준이 변경됐다.
쿠팡이 작년에 49조 원대의 매출과 3천억 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작년 매출과 순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다. 사진은 27일 서울의 한 거리에 정차된 쿠팡 차량 모습. 연합뉴스
정보유출 석달 지났는데 불안 여전…명의도용·2차피해 의심
한편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석 달이 넘었지만, 명의도용이나 부정 결제 등에 대한 소비자 불안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소비자 상담 현황 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8일까지 접수된 관련 상담은 모두 139건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해 12월 상담이 99건에 달했다. 이후 지난 1월 17건으로 줄어드는 듯했지만, 지난 달 19건으로 다시 늘었고, 이달 들어서도 2건의 상담이 추가로 접수됐다.
상담 내용에는 2차 피해를 의심하는 사례도 포함됐다. 지난 1월 한 소비자는 자신이 구매하지 않은 해외 직구 물품이 배송된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자신의 통관번호가 도용된 것으로 의심돼 쿠팡에 문의했지만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답변 외에는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소비자원에 상담을 요청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주문한 적 없는 제품의 결제 문자를 받고 뒤늦게 결제를 취소했지만, 쿠팡 측에서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개인정보 유출 이후 쿠팡 탈퇴를 시도했지만 와우 멤버십 이용 기간이 남아 있거나 쿠페이머니 잔액이 있다는 이유로 즉시 탈퇴가 어렵다는 안내를 받아 소비자원을 찾는 사례도 있었다.
한 소비자는 지난해 12월 제기한 민원에서 개인정보 유출 이후 쿠팡에 등록된 결제 카드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실제로는 삭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소비자는 고객센터에서 안내받은 이메일 링크가 잘못 연결돼 있었고 상담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자 ‘부적격 고객’이라며 상담이 중단됐다고 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원불교 인권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와사회위원회 등 종교계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김범석 의장의 산재 은폐지시, 개인정보 대량유출 및 빈번한 과로사 등을 규탄하며 김 의장의 직접적인 사과와 정부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2025.12.26. 연합뉴스
쿠팡이 사과 차원에서 지급한 보상 쿠폰을 둘러싼 불만도 이어졌다. 보상 쿠폰을 사용해 제품을 구매했는데 쿠팡 내 다른 판매처에서는 동일 상품이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는 상담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지난 6일 접수된 사례를 보면 한 소비자는 보상 쿠폰을 사용해 화장품을 3만 3300원에 구매한 뒤 동일 제품이 다른 판매처에서는 1만 4680원에 판매되는 것을 확인됐다. 보상을 명분으로 오히려 높은 가격의 상품 구매를 유도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에는 보상 쿠폰을 다운로드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동의 없이 유료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에 가입돼 회비 7890원이 인출됐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해당 소비자는 보상을 미끼로 해지 상태였던 멤버십을 다시 가입시키는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은 과거 국정감사 등에서 지적된 쿠팡의 플랫폼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과도 맞물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쿠팡의 높은 수수료 구조와 아이템 위너 , 자체브랜드(PB) 상품 우대 등 약탈적 영업 방식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접수된 민원을 토대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소비자 피해 사례가 있는지 면밀히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원 등을 통해 접수된 소비자 상담이 개인정보 도용이나 재산 피해 발생을 포착하는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및 침해 사고에 관한 민관 합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인정보 규모는 정부가 당초 추정하던 대로 3천300만건을 넘어서고 범인이 들여다본 배송지 주소 등의 정보는 1억5천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쿠팡 캠프 모습. 2026.2.10. 연합뉴스
쿠팡, 정보유출 사태 석 달 지나 무료 로켓배송 기준 판매액서 실결제액으로 변경
쿠팡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부터 와우 멤버십 미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로켓배송 상품(판매자로켓 포함)의 무료배송 최소 주문 금액 산정 기준을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지금까지는 무료 배송을 받으려면 쿠폰 및 할인 적용 전 금액이 1만 9800원 이상이면 가능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최종 결제 금액이 1만 9800원을 넘어야 한다.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들은 기존처럼 최소 주문 금액 제한 없이 무료로 상품 배송받을 수 있으며, 개편안은 다음 달 중순 이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무료배송 기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그러면 이제 쿠팡을 쓸 이유가 없다”, 손해난 걸 소비자 돈으로 메꾸려는 거냐”는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소비자들한테 복수하는 듯한 행동이다”, 이러다가 유료 회원 구독료도 올리겠다”고 말했다.
다음 달부터 멤버십 미가입 소비자들은 무료배송을 받으려면 지금보다 물건을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 2만 원짜리 상품에 300원만 할인되더라도, 실결제액이 1만 9800원에 못 미쳐 배송비 3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 쿠팡에서 1만 9900원에 판매되는 멀티탭을 할인가인 1만 5670원에 구매할 경우, 지금은 원가가 무료배송 기준인 1만 9800원이 넘어야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무료배송 기준이 실결제액으로 바뀌면서, 다음 달 중순부터는 4130원이 모자라 다른 물품을 추가해야만 한다. 이에 소비자들은 기준 금액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물건을 찾다 보면 쓰지도 않을 잡동사니를 사게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소송을 제기한 시민단체와 법무법인 관계자들과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2. 연합뉴스
시민 단체도 정보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참여연대는 최근 논평을 내고 쿠팡의 무료배송 기준 변경이 최근 탈팡 (쿠팡 회원 탈퇴)에서 비롯된 영업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손실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쿠팡 측이 배송 기준 인상에 대해 일부러 판매가를 높게 형성하고 할인율을 부풀리는 일부 판매자의 부당 행위로부터 선량한 소비자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결국 와우 멤버십 미가입자에 대한 무료배송 가격을 인상해 와우회원을 늘리고자 하는 전략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무료배송 기준 변경이 전형적인 조삼모사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쿠팡이 지난 1월 고객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보상으로 할인 쿠폰을 지급했지만, 결국 멤버십 미가입자들의 무료배송 가격 기준을 높이는 방식으로 유료 회원을 늘리고,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무료 또는 저가로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을 독점한 후 가격을 일방적으로 인상하는 행태는 독점 플랫폼 기업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쿠팡은 2024년에도 쿠팡이츠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행한 뒤, 약 한 달 만에 와우 회원 멤버십 요금을 인상했다”며 락인 (Lock-in) 효과를 바탕으로 멤버십 요금을 인상하고, 소비자 후생을 후퇴시킬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쿠팡이 쿠폰과 할인을 제외한 최종 결제액으로 무료배송 기준을 높이면서 보상 쿠폰이라는 취지를 흐렸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회원들이 2026년 2월 1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축소 시도를 규탄하고 쿠폰 제공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참여연대)
보상쿠폰 사용하려다 부담만 느는 소비자
한편 쿠팡이 보상 쿠폰을 회원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이 보상 쿠폰을 지급한 당시에도 소비자들은 해당 쿠폰이 재가입을 유도하는 기만 쿠폰 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소비자와 시민단체는 쿠팡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금액은 5000원에 불과하고 탈퇴한 고객은 다시 가입해야 쿠폰을 발급받을 수 있다”며 보상 쿠폰은 쿠팡의 생색내기와 기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팡은 각종 갑질의혹부터 숱한 배달노동자 사망을 거쳐 대규모 개인정부유출 사태를 일으키고도 환골탈태하려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쿠팡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서 해야겠지만, 쿠팡이 정신을 차리게 만들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은 소비자들에게서 나온다. 소비자들의 직접행동만이 쿠팡을 건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게 만들 수 있는 첩경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