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도 안 남았는데 …베트남 섬유업계, DPP 대응 사실상 제로 [뉴스] 베트남 섬유업계가 EU 디지털제품여권(DPP) 적용을 앞두고 공급망 데이터 관리 과제에 직면했다. / 출처 = Unsplash
유럽 수출 제조업의 핵심 생산기지인 베트남에서도 디지털제품여권(DPP) 대응 체계가 사실상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베트남플러스는 자국 섬유업계가 섬유·의류 제품에 대한 EU 디지털제품여권 적용을 앞두고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EU는 2024년 지속가능제품 에코디자인 규정(ESPR)을 발효한 뒤 품목별 시행 규정을 마련하고 있으며, 섬유·의류 분야는 2028년 전후 적용이 예상된다. 유럽 시장에 수출하려면 제품의 원료와 생산지, 탄소배출량, 재활용 정보 등 공급망 전 과정의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2년도 안 남았는데 …업계 사실상 제로
베트남 국립대 하노이 경제경영대학의 원형섬유정책 전문가 쩐콩찐은 2028년 중반까지 2년도 채 남지 않았는데 업계는 사실상 제로에서 시작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베트남 섬유·의류 산업은 아직 산업 차원의 디지털 역량 체계나 통합 디지털화 전략을 구축하지 못한 상태다.
섬유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일 기관 호엔슈타인(Hohenstein)의 베트남 법인 대표인 팜티응옥투옌은 디지털제품여권이 2030년까지 전 세계 1조 개 이상의 제품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섬유·의류 제품은 약 625억 개에 달한다. 규제 적용 범위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
거래처 10곳 대응에 플랫폼 6개…공급망 데이터가 발목
베트남 데님 제조업체 비엣홍데님(Viet Hong Denim)의 응우옌티짜우쑤언은 거래처 10곳을 관리하려면 공급망 데이터 수집과 제출을 위해 최대 6개의 서로 다른 플랫폼을 사용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처마다 요구하는 데이터 형식과 관리 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제품을 납품하더라도 브랜드별로 요구하는 정보와 제출 방식이 달라 기업들은 여러 시스템을 동시에 운영해야 한다.
문제는 공급망 구조가 복잡하다는 점이다. 원료 조달부터 방적, 직조, 염색, 봉제에 이르는 과정이 서로 다른 업체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제품 하나의 이력을 통합하는 작업 자체가 쉽지 않다. 각 단계의 데이터가 개별 기업에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EU가 요구하는 것도 단순한 제품 정보가 아니다. 원료가 어디서 왔고 어떤 공정을 거쳐 생산됐는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과 수자원 사용량은 얼마인지 등을 제품 단위로 입증해야 한다. 공급망 전반의 데이터가 연결되지 않으면 제품별 이력을 제출하기 어려운 구조다.
규제가 아니라 수주 조건 …선제 대응 기업이 경쟁력 가른다
재활용 소재 기업 사이어(Syre)의 응우옌마이한은 디지털제품여권은 단순한 규제 의무가 아니라 상업적 경쟁우위로 접근해야 한다 고 말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공급업체 선정 과정에서 공급망 투명성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반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제품의 원산지와 생산 이력, 환경 정보를 입증할 수 있는 기업이 수주 경쟁에서 유리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응우옌마이한은 디지털제품여권을 비용 부담이 아닌 시장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 며 선제적으로 대응한 기업이 향후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