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가 AI 슈퍼 사이클 종식보다 무섭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백일 전 울산과학대 교수
삼전닉스를 필두로 하는 코스피 8000 시대가 개막되었다. 1만 시대를 넘본다는데, 이걸 믿어도 될까? 그렇다면 그 끝은 어디인가. 코스피 8000의 배경은 우선 경제실적, 연초 1% 저성장 예측을 훌쩍 넘는 1/4분기 성장률 1.7%이며, 이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율(5.1%) 덕택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5% 수출 성장률에 연초(4000) 대비 코스피 2배, 심지어 삼전닉스 300%(2025년 5월 대비 600%) 폭등이란 누가 봐도 과도한 반응이다. 삼성전자 1/4분기 영업이익 57조 원(연간 기대치 300조 원)에 시총은 약 그 20배인 1000조 원 증가(삼전 1800조 원, 하이닉스 1700조 원, 합 3500조 원, 시총의 50%, 26.05.27 현재)라니 이래도 되나.
소폭 하락했으나 8000선을 지킨 28일 코스피. 2026. 5. 28 연합뉴스
보호무역주의 내세웠다가 운빨 다해가는 트럼프
증권시장은 실물 실적보다 심리적 기대치에 따른다지만 이건 좀 지나쳐서 겁이 날 지경이다. 걱정이 없을 수 없다. 부자집 잔치상에 재 뿌릴 일은 아니지만 가령 AI 생산성 입증 실패, 미국발 AI 투자 돌연 중단/감축되면 어쩌나. 전쟁과 고유가가 혼합된 AI 거품설이 현실이 되면 어쩌나.
금융시장이 실물시장 성과를 과도하게 넘어가는 현상을 거품이라고 부른다. 이번 AI 반도체 슈퍼 사이클은 엄밀히 말해서 정상적인 거래 유통보다는 비정상적인 정치적 압박의 파생물로, 시간을 되돌리면 딱 1년 전에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와 전쟁으로부터 급발진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 대법원 판결 전까지 25% 이상 약탈적 관세로 악명 높았던 상호관세, AI 칩과 LLM(거대언어모델), 플랫폼 독점과 에너지전쟁을 통한 세계 경제 압박, 구글 챗GPT 같은 AI 서비스 기업의 동시다발적 생성, 석유 및 군수자본을 중심으로 한 미국 본토로 세계의 잉여가 쏠리는 듯한 현상이 아마도 이번 슈퍼 사이클의 발단일 것이다.
가령 2026년 엔비디아(시총 1위, 5.2조 달러)를 비롯한 나스닥의 상위 랭커 10위권은 애플 MS 아마존 구글 등 유명 AI 관련 기업들 차지이며, 비AI 그룹 월마트 테슬라 코스트코 넷플릭스 등은 겨우(?) 20위권에 얼굴을 내미는 정도다. 익히 알려진 다우존스 그룹은 금융계의 제이피모간(8000억 달러), VISA, MASTA, BOA, 구 제조업종으로는 GE와 액슨모빌(시총 6000억 달러) 정도가 10위권, 그나마 나스닥 다우 시총 통합 후순위다. 특이점은 군수기업 중 RTX(군수산업 시총 1위 3000억 달러)의 약진인 바, 이는 사실상 패전한 이란 전쟁에서 나타난 미 지상군 퇴조와 비대칭적 공중전 위주 특성상 미사일(패트리엇 등) 특화 현상의 반영으로 생각된다. 전후 돌아가는 사정으로 보면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의 명운은 아마도 이쯤이 종점이 아닐까 싶다. 운빨이 다했나?
AI 슈퍼 사이클은 종전과 함께 사라지나
AI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전쟁특수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즉 전황으로 보자면 슈퍼 사이클의 남은 주기는 길어야 1년 남짓이다. 일단 군수와 석유사업의 먹이였던 오랜 전쟁은 미국의 막대한 재정 악화에 막혀 확전 불가, 증시 추가 재원으로 활용하기 어렵게 되었다. 당분간 고유가 지속을 가정하면 결정적 방아쇠 제1 후보는 1개월 남짓 불과한 유류비축 잔고다. 둘째, 트럼프 임기 내내 새로운 증시 재원 동력으로 끈질기게 모색되었던 금리인하는 고유가 고물가 지속으로 작동되기 어렵다. 즉 고금리와 급등한 민간 빚투의 채무 부담이 슈퍼 사이클 종식 2순위 방아쇠 후보로 유력하다. 미 국채 30년 장기금리는 한국의 2배, 5%를 넘어 10년 내 최고수준이다.
셋째 후보는 사실상 이란전 패배와 페트로달러 위상 축소다. 미국 경제력의 근간인 페트로달러 위상 약화는 오히려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다. 넷째, 전쟁은 세계 각국 에너지 안보를 자극한 바, 미국의 환경규약 탈퇴와 지구촌 환경위기 심화가 AI 슈퍼 사이클에 영향 미칠 것이다. AI 발 전력과부하, 에너지 총소비량은 결국 줄지 않았으며, 탄소중립 후퇴(화석연료 회귀, 원자력 확산), 지구온난화 가속, 결국 환경비용이 각국에 청구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다섯째, 저작권 폭탄, 네트워크망 사용료 폭탄도 대기 중이다.
간단히 말해서 요즈음의 AI 슈퍼 사이클 현상이란 정상적인 필수재 생산 유통 사이클 호황에 의해서가 아니라 특수요인, 즉 보호무역과 전쟁, AI 관련 산업에 대한 장밋빛 금융 마케팅 홍수의 조합으로 주도되던 바, 곧 그 청구서가 발송된다는 것이다. 물론 흥행이라면 전쟁도 불사하는 금융 폭주의 관행상 확전 재개 가능성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문제는 내년쯤 되면 트럼프 잔여 임기 1년, 그들에게 과연 국내 사정을 나 몰라 할 여력이 남아있을지 의문이다.
AI의 생산성은 예상보다 낮고 한계가 있다
전쟁과 마케팅작업이 없다는 전제 하의 나 홀로 AI 생산성이란 얼마쯤일까. AI 답안은 크게 학습(LLM)과 추론(Inference)으로 구성된다. 각종 이미지와 즉석 답변, 기초 코딩 작업, 각종 기계적 동작의 알고리즘 등등 나름 훌륭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물론 그 반대편의 단점, 관련 인간고용을 잠식한다는 빛과 그늘의 문제가 남아있다. 생각보다 생산성을 낮게 봐야할 변수가 많다는 뜻이다. 둘째, 최종 결정에 인간 이해관계와 판단이 개입하기 때문에 인간노동이 모두 배제된 완전자동화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제약이다. 무단복제 오류와 거짓말 동원 등등에 대한 검토 절차의 필요란 적어도 창의성에서 성장의 한계, 태생적 불완전성을 가리킨다.
셋째, AI 생산성이란 결국 세상에 이미 제출돼 있는 인간의 지식정보를 짜깁기, 즉 인간 결정에 도움되는 보조도구 역할에 그친다는 것이다. 인간의 기출 지식정보 이용 구조가 본질이라면, 그 바탕인 네트워크망과 각각의 콘텐츠 지재권의 후속 처리비용도 AI 생산성 제약 조건의 한 자리를 차지한다. 요즈음 장안의 화제인 삼전의 영업성과 배분을 둘러싼 DS(반도체)와 DX(가전) 사업부간 노노갈등이란 이러한 AI 시설 부품 제조와 서비스 사업간 갈등을 대신한 충돌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AI 서비스의 최종 귀착은 스마트폰, 네트워크망, 플랫폼, 각종 콘텐츠 종합을 거쳐야 하지만, 당장의 성과는 AI 데이터센터 시설의 기초, 메모리 납품 실적을 발휘한 사업부에 집중된 것에 대한 갈등이라면 이해가 될까.
AI 거품설의 구조
이른바 AI 거품설이란 건당 심지어 수조 달러를 불사하는 데이터 플랫폼 선점 경쟁의 산물, 막대한 데이터센터 비용 조달에 상응하는 서비스 매출과 이윤생산 실적을 묻는 것이고, 그걸 변변히 제출하지 못하는 AI 서비스 기업의 부도 의혹(2029년 오픈 AI 1430억 달러 적자설)을 배경으로 해서 세상에 출현했다. 지금까지 AI 실적 제출기업이란 GPU(엔비디아), HBM(메모리, 하이닉스 등)과 같은 1차 부품 시설제공 기업들 위주이며, 실제 성과를 증명할 AI 서비스, 즉 AI 2차 기업들은 명확한 실적을 제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리되는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른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란 주로 미국발 AI 서비스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향한 막대한 시설 투자에 따른 후속 결과물에 불과하다면, 초점은 그 지속성에 대한 사실관계다.
첫째 수조 달러란 전폭적 국가 지원 없이 불가능한 규모라서, GDP 대비 130% 재정적자 수준의 미국 재정능력을 묻게 된다. 둘째 AI 총 운영능력이란 최종적으로 서비스 이용 실적(이익)을 거쳐 시설 제조업으로 이어지는 순차적 재생산구조의 문제를 말한다. 즉 AI 슈퍼사이클이란 AI 서비스 기업으로부터 발주된 일종의 선순환 투자원리에 따르며, 당장의 엔비디아 삼전닉스 등 이른바 AI 시설 부품제조업의 슈퍼사이클이란 그 발주처인 AI 서비스 기업 실적으로 구현되기 전에는 그 장기화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AI 거품론의 첫 방아쇠가 어느 쪽에서 시작될지 아직은 모른다. 그러나 서비스 기업들이 힘겨워 하는 징후가 도처에 보이는 마당에 적어도 거품설을 그저 지나가는 풍문으로 과소평가해서도 안 될 일이다. .
환경재앙 대비해 재생에너지 정책 다잡아야
호랑이보다 무서운 건 곳감이라더니 슈퍼 사이클 종식보다 더 두려운 건 친환경 경제 전환 신호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란 결국 생산성을 증명하지 못하는 그 언제쯤 종점에 도달할 운명이다. 솔직히 슈퍼 사이클과 관계없는 4500만 시민들은 닥쳐올 에너지 안보, 친환경 경제의 귀환이 슈퍼 사이클 조기 종식론보다 더 무섭다. 반도체 하나 더 팔아봐야 외국인(50% 지분)과 지배주주(30%)나 배부르고, 1인당 평균 성과급 6억 원도 남의 떡일 뿐이다. 거기에 골몰하느니, AI 슈퍼 사이클 소동에 묻혀 존재조차 희미한 일자리 대책 소홀을 더 문제 삼아야 하는 것 아닐까?
구글 애플 아마존 메타 MS 등 대표 AI 서비스 플랫폼 독점 기업들의 연일 수십만 해고 소식을 남의 사정, 소 닭보듯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이란 전쟁 전 대비 2배 가량 고유가 지속이 걱정이고, 에너지 안보, 재생에너지 확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수조 원 지출할 닥쳐올 현실이 문제다. 많은 사람들은 유류비축량 잔고가 사실 소문보다 더 넉넉해서 방아쇠가 안 되기를 기대하는 심정일 거다. 그러나 아무리 늦어도 트럼프 임기 종료인 2028년 직후, 탈퇴한 미국의 환경규약 복귀가 슈퍼 사이클 최후의 마지노선, 방아쇠가 될 것이다. 그걸 넘어서면 더 위험한 환경재앙이 지구촌을 덮친다.
한국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현재 11%)을 40% 할당에 맞추려면 30%나 더 증액해야 한다. 이걸 어쩔거나. 재생에너지의 초점인 풍력 태양광 부품의 90%가 중국산,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 탄소배출량 세계 7위로 탄소배출권을 지속적으로 대량 구매해야 할 처지다. 재생에너지 사업이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도록 산업 우선순위 재설계가 시급한 이유다.
22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제그린엑스포에서 태양광발전 등 다양한 청정에너지 기술 관련 전시물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26. 4. 22 연합뉴스
AI 슈퍼 사이클과 일치하는 금융위기 시대의 공황 현상
벌써부터 올 여름 슈퍼 엘니뇨 소식이 연일 오르내린다. 환경비용 부담이 걱정된다지만 이건 지구촌 공통의 생존문제가 걸린 일이다. 이란 전쟁 후 각국 재생에너지 촉구와 화석에너지 확대, 빠르면 올 여름부터 지구온난화 대책과 환경규약 이행속도 완화가 충돌하는 문제가 닥친다. 솔직히 남보다 앞서 친환경의 모범으로 먼저 나서는 일이 1990년대 외환위기 후 30년만의 고환율 시대에 맞는 선택일지 장담하지 못한다. 심지어 트럼프 약탈경제 혹은 뿔난 금융자본의 못된 행태를 탓하느니, 오히려 반도체 슈퍼 사이클 현상을 고마워해야 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엄청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란 일촉즉발 경제위기의 끝판, 지난 금융위기 시대의 공황 현상과 무섭도록 일치한다는 사실을 망각해도 좋을 만큼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일각을 위한 부의 향연인 슈퍼 사이클에 기웃거려 봐야 소용없다. 그건 트럼프의 전쟁, 초국적 자본의 영역, 지금 들어가 봐야 막차, 오래 가지 못한다는 쪽에 한 표다. 부의 향연에 나만 소외될까를 걱정할 시간 있으면, 차라리 인류의 공통 과제, AI 대체 일자리 창출 걱정, 슈퍼 엘니뇨, 고유가 장기화 대비 재생에너지 전환, 환경비용 절감을 잘 준비하고 집중하는 쪽이 보람있고 정신건강에도 좋다.백일 전 울산과기대 교수 ibaek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