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말 속에서 진심을 찾아내는 눈길, 가리다 [사람들]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 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가리다
그림 속, 커다란 화면 가득 채워진 선택 2026 이라는 글씨 곁으로 우리말 가리다 가 붓글씨의 멋을 담아 든든하게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화면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진지한 눈빛으로 선거 소식을 살피고 있고, 광장 한편에서는 유세 차량과 후보들의 열띤 목소리가 푸른 하늘과 태극기 물결 속에서 활기차게 피어나고 있네요. 그 아래로 투표소를 찾은 사람들과 서로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나누는 다정한 풍경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사는 이 고장과 내일의 삶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이 내딛는 눈길이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인지 온 마음으로 느끼게 됩니다.
여럿 가운데서 알맞은 것을 고르는 가리다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막판 유세에 힘을 쏟고 있다는 기별이 들려옵니다. 서울과 부산, 울산, 충청권 등 여러 지역에서 팽팽한 접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사전투표율은 지방선거 역사상 가장 높은 23.51%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마을의 살림과 삶의 여러 문제를 맡아 풀어갈 수천 명의 지역 일꾼을 뽑게 됩니다. 이렇게 중요한 날을 앞두고, 오늘 우리가 마음 깊이 새겨볼 토박이말은 가리다 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과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이 말을 여럿 가운데서 하나를 구별하여 고르다 , 여럿 가운데서 구별하여 추리거나 고르다 라고 뜻풀이합니다. 저는 이를 여러 사람 가운데 가장 알맞은 사람을 골라 뽑다 라고 쉽게 풀이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여느 때에 우승 팀을 가리다 라거나 당선작을 가리기 위한 모임 과 같이 자주 쓰는 익숙한 말이지요. 이 말은 선발하다 , 선별하다 , 선택하다 와 같은 한자말과 뜻이 같은 만큼, 방송이나 신문에서 자주 쓰는 선택 2026 같은 말도 가림 2026 이나 가리기 2026 처럼 얼마든지 멋지게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큰 목소리보다 중요한 나 자신을 믿는 바른 눈길
옛날부터 우리는 옳고 그름을 가리다”, 사람을 가려 쓰다”라는 말을 써 왔습니다. 그만큼 가리다 에는 단순히 편을 나누거나 차별하는 것을 넘어, 정성을 들여 자세히 살펴보고 가장 알맞은 것을 골라낸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선거철이 되면 거리에 큰 목소리와 화려한 약속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누가 우리 삶을 더 따뜻하고 낫게 만들 사람인지 우리 스스로 찬찬히 가려 보는 일일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세상은 늘 우리에게 더 빨리 결정하라고, 남들의 화려한 기준을 따라가라고 다그치곤 합니다. 그 속에서 내 마음에 꼭 맞는 행복이 무엇인지, 나에게 정말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가려내기란 쉽지 않지요.
하지만 남들의 큰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내 나날과 이웃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나만의 바른 눈길로 하나씩 가려 나갈 때 우리의 자존감도, 우리가 사는 민주주의도 단단하게 자라납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바른 판단과 책임 있는 마음이 모일 때, 우리 마을도 우리의 내일도 한층 더 구순하고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마음 나누기]
그림 속 광장에 모인 이웃들처럼, 여러분은 이번 선거에서 우리 고장을 위해 일할 사람을 가릴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이웃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따뜻함 이나 약속을 꼭 지키는 성실함 등 나만의 바른 기준을 댓글로 다정하게 나누어 주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공감과 공유가 모여,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한 줄 생각]
좋은 민주주의는 사람을 잘 가리는 마음과 책임 있는 한 표에서 시작됩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가리다
뜻: 여럿 가운데서 옳거나 알맞은 것을 골라 뽑다. (한자말 선택하다 , 선별하다 를 갈음할 수 있습니다.)
보기: 이번 선거에서는 우리 마을을 위해 땀 흘려 일할 참 일꾼이 누구인지 찬찬히 가려 보아야 합니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