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부채 [뉴스] 거실의 널찍한 가죽 소파는 혼자 남겨졌다. 대신 바닥에 깔린 대나무 깔개가 뜨끈뜨끈한 엉덩이들을 맞았다. 아파트 꼭대기 층인 할아버지 댁은 여름만 되면 더웠다. 모기조차 자취를 감출 만큼 더운 올해는 대나무 깔개의 시원함으로는 부족했다. 고개를 들어 할아버지의 손에 들린 부채를 원망스럽게 쳐다본다. “할아버지이, 너어어어무 더워요. 에어컨 켜요, 창문 닫고. 네?” 옆에 누워서 핸드폰을 보던 동생이 눈을 반짝 든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가득 찬 눈이다. 엄마와 이모들도 ‘애들 덥다’ 며 할아버지를 부추긴다. 그때서야 엉거주춤한 자세로 일어나신 할아버지가 안방에서 들고 나오신 것은, 날개 네 개짜리 하늘색 선풍기.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