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에디, 증발식 냉방부터 3D 태양전지까지…2월 혁신기술 6선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스페인의 코르도바 대학교 홈페이지.
영국 지속가능성 전문 매체 에디와 혁신 파트너 스프링와이즈(Springwise)는 2월 주목할 만한 6대 친환경 기술을 선정했다.
냉방, 물, 산업 열, 태양광 등 기후 대응의 핵심 영역에서 실질적인 상용화 가능성을 보인 사례들이다. ESG 전략이 선언 단계를 넘어 실행 단계로 옮겨가는 흐름과 맞물려 기업 실무 차원의 시사점도 적지 않다.
#1. 물의 증발을 활용한 지속가능 냉방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공간 냉방 에너지 소비는 1990년 이후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데이터센터와 산업시설까지 냉방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력망 부담과 관련 배출도 함께 늘고 있다.
스페인 코르도바대학교 응용열공학연구그룹(RATE)은 물의 자연 증발 과정을 활용해 공기를 냉각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압축기나 고지구온난화지수(GWP) 냉매를 사용하지 않고 공기와 물만을 작동 유체로 활용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 에어컨 대비 최대 70%까지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으며, 공기 온도를 최대 16℃ 낮출 수 있다.
전력 사용량을 직접 낮추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스코프2(전력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 감축 전략과 직결되는 기술로 평가된다.
#2. 폐목재와 점토로 만든 열 배터리
건물 냉난방은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약 30%를 차지한다. 낮과 밤의 온도 차에 따라 에너지 사용이 급증하는 구조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열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방출하는 ‘패시브 열관리’ 소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연세대학교 연구진은 폐기된 가문비나무에서 추출한 바이오차와 점토 광물 몬모릴로나이트를 결합해 다공성 복합소재를 만들었다. 여기에 파라핀계 상변화 소재(PCM)를 주입해 낮에는 열을 흡수·저장하고, 밤에는 응고 과정에서 열을 방출하는 구조를 구현했다. 건물 내부 온도 변동을 완충하는 일종의 ‘열 배터리’ 역할을 한다.
기존 PCM 복합소재가 그래핀 등 고가의 화석 기반 탄소소재를 사용한 것과 달리, 이번 기술은 폐목재와 점토를 활용해 원가와 환경 부담을 낮췄다. 열 저장 용량과 열전도성도 기존 파라핀–점토 조합 대비 개선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바이오차(Biochar)’에 게재됐다. 다만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합성 계면활성제를 바이오 기반 물질로 대체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3. 공기 중 습도를 식수로 전환
전 세계 40억명 이상이 연간 최소 한 달 이상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기존 담수화나 지하수 개발은 대규모 인프라와 높은 에너지 비용이 필요하다.
에이원알 워터(A1R Water)는 대기 중 수분을 응축해 식수를 생산하는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다. 습한 공기에서 수분을 추출해 응축한 뒤 여과·정화·광물화를 거쳐 음용수로 전환한다. 기존 상수도망 없이도 운영할 수 있어 분산형 대안으로 제시된다.
가정용 소형 장치부터 산업용 대규모 설비까지 확장 가능하며, 최근 미국 대형 스포츠 경기장과 다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수자원 리스크가 CDP 등 글로벌 공시 체계의 핵심 지표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분산형 물 생산은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4.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소형 폐수 처리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폐수의 80% 이상이 적절한 처리 없이 방류되고 있다. 도시 밀집 지역에서 기존 대형 처리 시설을 확충하기는 쉽지 않다.
오가니카 워터(Organica Water)는 식물 뿌리 생태계와 미생물 활동을 활용한 분산형 폐수 처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생물학적 과정과 공학적 설계를 결합해 기존 시설 대비 약 60% 적은 부지와 30% 적은 에너지로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워터에쿼티(WaterEquity)의 물·기후 복원력 펀드가 500만달러(약 72억원)를 투자했으며, 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이집트 등으로 설치 확대를 추진 중이다.
#5. 중공업을 위한 재생열 솔루션
산업용 열 생산은 전 세계 최종 에너지 소비의 약 절반,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의 38%를 차지한다. 굿히트(Good Heat)는 ‘열 서비스형(Heat-as-a-Service)’ 모델을 통해 산업용 열 저장 설비 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설비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장기 계약을 통해 열을 공급받는 구조로,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인다. 자체 에너지관리소프트웨어(EMS)를 활용해 재생에너지가 저렴하거나 전력망이 잉여 전력을 생산할 때 열을 저장하고, 피크 시간대에 방출하는 방식으로 운영 효율을 높인다.
호주 식품 가공 시설의 화석연료 보일러를 대체하는 20MW 규모 설치 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 프로젝트 파이프라인도 확보했다. 최근 시드 전 단계에서 200만달러(약 29억원)를 조달했다.
#6. 창문을 발전기로 만드는 3D 프린팅 태양전지
기존 태양광 패널은 불투명·평면 구조에 적합해 주로 옥상에 설치돼 왔다. 창문이나 외벽에 적용하기에는 제약이 있었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연구진은 반투명·색상 조절이 가능한 3D 프린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태양 소재 자체를 변경하지 않고, 저온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미세 폴리머 기둥 구조를 활용해 빛의 투과율을 조절한다. 구조적 설계를 통해 투명도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실험실 테스트에서 약 35%의 가시광 투명도를 유지하면서 최대 9.2%의 발전 효율을 기록했다. 굽힘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연구진은 장기 내구성 개선을 위한 보호 캡슐화 기술을 다음 단계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