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렙솔, 1조6000억 재생에너지 딜 무산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미지=렙솔
세계 최대 석유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 기업, 아람코(Aramco)가 스페인 에너지 기업, 렙솔(Repsol)의 재생에너지 사업부 지분 인수를 추진했으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로이터는 22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람코의 약 10억유로(약 1조6469억원) 규모의 투자가 사실상 중단됐으며, 재개 계획도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아람코, 렙솔 재생에너지 지분 인수로 전환 전략 모색
아람코의 시도는 석유·가스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신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사업을 확대하려는 전략과 맞물려 있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태양광과 풍력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아람코 역시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자산 확보를 추진해왔다.
렙솔은 유럽 주요 에너지기업 가운데 재생에너지 투자를 이어가는 드문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미국·칠레·스페인에서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를 가동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단위로 외부 자본을 받아 재무 부담을 줄이는 전략을 취해왔다. 이런 특성이 아람코의 투자 검토 대상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아람코-렙솔 지분 협상 좌초…수익성 제약에 발목
다만 협상은 결국 교착에 이르렀다. 아람코와 렙솔 모두 이번 논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이 사실상 중단됐으며 재개 계획도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협상 결렬 배경에는 아람코 내부 사정이 자리한다. 최근 아람코는 자산 매각과 비용 절감, 효율성 제고에 집중하며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신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전략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렙솔의 재생에너지 사업이 여전히 매출 비중에서 제한적이라는 점도 거래 매력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렙솔은 2022년에도 프랑스 크레디 아그리콜 계열사와 스위스 EIP에 재생에너지 사업부 지분 25%를 매각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수익성 우선을 내세우며 투자 속도를 조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