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0월 무역흑자, 지난해 전체보다 많아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국 수출 증가 (PG) 연합뉴스
올해 10월 수출액이 역대 10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 조업일수를 기준으로 한 일평균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반도체와 조선이 수출을 견인했다. 대미 수출은 비록 관세 영향으로 부진했지만,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만큼 앞으로 활로를 찾을 전망이다. 주목할 대목은 올 1월부터 10월까지 올린 무역흑자 규모가 이미 지난해 전체를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관세 폭탄, 유례없이 긴 추석연휴에도 10월 수출액 역대 10월 중 최고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 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95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6% 증가했다. 10월 수출액은 역대 10월 중 최대를 기록했다. 이로써 월간 수출은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휴일을 제외한 실제 조업일수를 기준으로 한 일평균 수출액은 29억 8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0월 수입은 535억 2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1.5% 감소했다. 이로써 10월 무역수지는 60억 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10월 누적 흑자 규모는 564억 3000만 달러로 지난해 전체 흑자 규모인 518억 4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무역흑자는 금리 및 환율 등의 안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주목되는 실적이다.
수출입 추이. 자료 : 관세청,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 수출 역대 10월 중 최대치, 선박수출도 8개월 연속 증가세
10월 15대 주력 수출품 가운데 반도체·선박·석유제품·컴퓨터 등 4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보다 25.4% 증가한 157억 3000만 달러로 역대 10월 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서버에 주로 공급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DDR5 등 고용량·고부가 메모리에 강한 수요가 몰려 고정가격이 상승했고, 수출 호조로 이어졌다.
해양플랜트까지 포함한 선박 수출은 46억 9000만 달러로 131.2% 증가해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컴퓨터 수출은 9억 8000만 달러, 석유제품은 38억 3000만 달러로 각각 1.7%, 12.7%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10.5%), 자동차 부품(-18.9%), 철강(-21.5%), 일반기계(-16.1%) 등 미국 정부의 관세 영향을 크게 받고 있거나 월초 긴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 큰 산업 연관 품목들의 경우 대체로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와 더불어 양대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수출은 미국 관세 여파와 긴 연휴 영향 속에서 5개월 만에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차전지(-14.0%), 가전(-19.8%), 무선통신(-10.9%), 석유화학(-22.0%), 디스플레이(-8.7%), 섬유(-16.9%), 바이오헬스(-6.2%) 수출도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 (PG) 연합뉴스
관세 영향에 대미 수출은 감소
9대 주요 수출 지역 중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대미 수출은 16.2% 감소한 87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9대 지역 중 미국만 유일하게 두 자릿수 수출 감소율을 나타내 그만큼 관세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10월 대미 수출은 2023년 1월(81억 달러) 이후 3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미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은 70.8% 증가했지만 고율 관세의 영향을 받는 자동차(-35.6%), 자동차 부품(-28.7%), 철강(-33%), 일반기계(-33.2%) 등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도 115억 5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5.1% 줄었다.
미국, 중국과 더불어 한국의 최대 수출 지역으로 부상 중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수출은 6.5% 감소한 94억 달러를 나타냈다. 다만 아세안 수출은 지난 7월 이후 넉 달 연속 미국을 추월하면서 대미 수출 감소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
9대 주요 지역으로 분류되지 않는 대만 수출은 고대역 메모리(HBM) 수출 증가의 영향으로 46.0% 증가한 51억 5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수출입 컨테이너 쌓인 부산항. 연합뉴스
한미 관세협상 극적 타결로 대미 수출 활로 찾을 듯
천만다행으로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다. 타결 소식 이후에도 적지 않은 소음이 들려오긴 하지만, 큰틀에선 흔들림이 없을 성 싶다. 한국의 수출 대표 상품인 자동차 등에겐 낭보가 아닐 수 없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0월 29일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 세부 사항에 합의해 그간 우리 수출에 제약 요소로 작용한 불확실성이 관세 인하 대상과 시기가 구체화하면서 상당 부분 해소될 것 이라고 말했다. 대미 수출에 숨통이 트일 것을 방증하는 발언이다.
반도체가 AI혁명 등에 힘입어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한만큼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회복된다면 수출은 날개를 달게 될 희망이 보인다.
30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 미국의 대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하는 방안에 합의했으나 후속 협의에 난항을 겪어왔다.한미는 지난 29일 대미 투자금 중 2천억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하고, 대미 투자에 대한 상업적 합리성 을 문건에 명시하기로 하는 등 내용에 합의했다.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도 25%에서 15%로 인하될 예정이다. 2025.10.30.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