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수질 위반, 투자 막는다…미국 인허가 ‘심사 기준’ 됐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업의 수질 규정 준수 이력이 신규 투자와 인허가 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출처 = 픽사베이
기업의 과거 수질 규정 위반 기록이 신규 인허가를 지연시키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3일(현지시각) 미국 환경·에너지 전문매체 E+E리더는 수질 규정 준수 이력이 현재 프로젝트의 허가 절차를 지연시키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2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산업 폐수 허가 기준을 강화한 가운데, 캘리포니아 등 주 정부가 기존 수질 규제 권한을 적극 행사하면서 인허가 심사 환경이 바뀌고 있다.
허가 거부 아닌 ‘지연’…환경 기록이 심사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공장 건설이나 설비 확장 과정에서 물과 관련된 공사를 진행할 경우 연방과 주 정부의 허가를 모두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규제 당국은 신규 프로젝트뿐 아니라 해당 기업의 과거 배출 이력까지 함께 검토한다.
현재 프로젝트와 직접 관련이 없어도 반복 위반 기록이 확인되면 심사 기간이 늘어나고 추가 조건이 붙는다. 허가 자체를 막기보다는 검토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수질 위반 이력이 신규 허가 심사에 그대로 반영되는 셈이다.
일리노이주는 이를 제도화했다. 신규 대기 허가를 내주기 전에 기업의 규정 준수 이력을 사전 심사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수질 위반 기록이 다른 허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흐름이 제도권으로 들어온 것이다.
연방 승인, 주는 거부…허가 경로 흔들린다
문제는 연방과 주 정부의 허가 기준이 엇갈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연방 정부는 일정 규모 이하 개발을 한 번에 승인하는 ‘전국 단위 허가’를 운영해 왔지만, 최근에는 주 정부가 이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례로 미 육군 공병단은 지난 2월 일정 규모 이하 개발을 일괄 승인하는 전국 단위 허가를 개편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는 이를 상당수 거부하거나 조건부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해당 허가에 의존하던 프로젝트는 주 정부 기준에 따라 개별 허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승인 절차가 길어지면서 인허가 지연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뉴욕과 뉴저지 등은 자체 배출 허가 체계를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한 사업장의 위반 기록이 다른 지역 허가 심사에도 반영되면서 기업 전체가 하나의 리스크 단위로 평가되는 흐름이다. 사업장이 아니라 기업 단위로 심사가 이뤄지는 셈이다.
기준 강화가 비용으로…데이터 격차까지 리스크 확대
규제 강화는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산업 폐수 허가 개정으로 다수 시설이 여과 설비 추가나 화학 처리 시스템 도입을 요구받고 있다. 인허가 기준이 곧 설비 투자로 연결되는 단계다.
규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기본적인 준수율도 드러나고 있다. 환경 데이터 분석 기업 몬트로즈 환경 그룹에 따르면 비가 내린 뒤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빗물을 채취·검사하는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는 시설은 38%에 그친다. 상당수 사업장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은 데이터 관리 문제로 이어진다. 기업은 위반 발생 후 개선 조치 완료 여부를 중심으로 관리하지만, 규제기관은 과거 위반 이력과 반복 패턴까지 포함해 평가한다. 동일한 데이터를 두고 평가 기준이 다른 셈이다. 기업이 인지하지 못한 리스크가 인허가 과정에서 드러나게 되는 이유다.
E+E리더는 허가 신청이 예상되는 사업장은 12~18개월 전부터 수질 준수 이력을 점검하고, 투자 일정 확정 전 관련 부서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