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 200개 금융기관 조사…ESG 펀드의 그린워싱 여전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27일(현지 시각) ESG 관련 금융상품에서 그린워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ESMA는 각국의 감독기관(NCA)들과 함께 200개 이상의 은행과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2년에 걸쳐 투자자의 마케팅 부문에서 그린워싱 여부를 검토했다.
보고서는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판매한 펀드가 환경이나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수익률이 높으며 변동성이 낮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입증할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SMA는 유럽연합의 증권시장을 감독하는 기구로서, 최근 ESG펀드의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한 명명 규칙 가이드라인의 최종안을 발표한 바 있다. 가이드라인이 그린워싱 방지 기준을 마련했다면, 이번 조사는 실제 시장에서 발생하는 그린워싱의 사례를 조사하여 현황과 해결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됐다.
ESMA는 자본시장에서 발생하는 마케팅 문제 전반을 조사하면서 그린워싱 문제도 함께 검토했다. 보고서는 위험 관련 진술에서 가장 큰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으며, 주장에 대한 근거와 비용 관련 정보의 불명확성이나 누락에 관한 사례들도 관측됐다고 언급했다./ESMA
국가별 감독기관(NCA), 명확한 근거 문건 없는 그린워싱 사례 다수 확인
보고서는 다양한 그린워싱 사례들을 소개했다. 핵심은 상품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할 증거가 없을 때 그린워싱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ESMA는 법적 제재 대상이 되는 지속가능성 진술이 있는 문서에서 해당 진술을 증명하는 문서를 링크하지 않고 출처명만 언급하는 경우, 상품 설명에서 유엔 지속가능성 목표(SDGs)와 같은 일반적인 진술을 하면서도 이것이 상품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한 설명이 없는 경우들을 언급했다.
회사가 지속가능성 목표와 조직, 전략 등의 정보가 포함된 상품 설명서를 발행하면서, 상품에 대한 지속가능성 지표가 포함된 데이터는 없고 단순히 공시하여 투명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그린워싱의 사례로 지적됐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들도 제시됐다. 펀드가 ESG와 관련된 사항이 없음에도, 광고 포스터에 녹색 행성, 풍차, 태양, 재활용을 의미하는 기호가 표시되는 사례도 보고됐다. 금융 상품이 지속가능성 기능이 없지만 기업의 책임성을 강조하거나, 투자 선택이 향후 ESG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암시하는 주장들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분류됐다.
예컨대, “우리 회사는 금융 파트너로서의 책임을 지고 귀하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지속 가능하고 책임 있는 투자를 선택하도록 안내한다”라거나 “보다 공정하고 지속가능하며 친환경적인 내일을 위해 돈을 투자하라”와 같은 문구가 명확한 근거 없이 제시된다면 그린워싱이라는 의미다.
지속가능성 마케팅 관리 거버넌스와 내부 지침 마련 시급
ESMA는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이를 규제하는 규정들을 준수하도록 촉구했다. 이와 관련된 규정은 ESMA가 발표한 ESG펀드 명명 규정 가이드라인, 지속가능금융 공시규정(SFDR), 금융상품시장지침(MiFID II)이 있다.
기업이 규정을 잘 준수하는 것 외에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지도 보고서에 제시됐다. 우선은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거버넌스를 마련해야 한다. ESMA는 이런 거버넌스를 통해 ESG 공시를 개선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그린워싱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판단했다.
국가 규제기관(NCA)들은 상당수의 기업이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지속가능성 주장을 증명하는 일련의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채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보고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케팅 자료를 개발하고 설계 및 감독하는 절차가 그린워싱 위험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SG 관련 사항이 마케팅 자료에 포함된다면, 지속가능성 책임자 또는 부서가 참여해야 한다. ESMA는 마케팅 초안 작성과 검토, 승인 등 전체 프로세스를 문서화하고 문서를 통해 프로세스의 일관성을 점검하도록 권고했다. 보고서는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포함한 모든 마케팅 자료 역시 적합한 방식으로 보관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개되는 데이터가 정보 이용자에게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 지도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ESG 등급을 언급했지만 고객이 해당 평가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그린워싱이 될 수 있다.
ESMA는 앞서 언급한 거버넌스 마련과 정보 공개를 더 잘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 마케팅에 특화된 내부 지침을 마련하고 직원에 대한 교육을 마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국가 규제 당국(NCA)에도 위반 사례를 더욱 적극적으로 파악하며, 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함으로 그린워싱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