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규제 초안, 항공 탄소크레딧 90% 탈락 위기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유럽연합(EU)이 항공업계 탄소배출 상쇄제도(CORSIA, 이하 코르시아)의 기존 탄소크레딧 대부분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는 규제 초안을 검토하면서 글로벌 탄소시장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각) 탄소시장 전문 매체 카본헤럴드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코르시아의 탄소크레딧 인정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규정 초안을 검토 중이다. 이 규정이 확정될 경우 현재 시장에 유통 중인 코르시아 1단계(CP1·Phase 1) 크레딧 대부분이 유럽 항공사의 상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유럽연합(EU)이 항공업계 탄소배출 상쇄제도(CORSIA, 이하 코르시아)의 기존 탄소크레딧 대부분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는 규제 초안을 검토하면서 글로벌 탄소시장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챗GPT 생성이미지
기존 크레딧 사실상 전량 퇴출…가이아나 REDD+ 직격탄
초안의 핵심은 두 가지 배제조항이다. 첫째, 산림 보존 중심의 고탄소저감(HFLD, High Forest Low Deforestation) 방법론에 따라 발행된 크레딧을 코르시아 1단계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HFLD 방법론은 산림 파괴 위험이 낮지만 탄소 흡수량이 많은 산림 지역을 보존하는 것에 대해 크레딧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EU는 초안에서 단순히 산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기후 변화 대응에 기여한다고 볼 수 없다 며 실질적이고 추가적인 인위적 영향이 증명되어야 한다 고 제외 사유를 명시했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코르시아 전체 크레딧 3300만 톤 중 약 75%인 2500만 톤을 발행한 가이아나의 국가 단위 REDD+(산림 파괴 방지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사업) 프로젝트 크레딧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사실상 시장 공급량의 대부분이 유럽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셈이다.
청정 조리도구 사업 등 10%만 생존... 시장 수급 불균형 우려
둘째, EU는 비재생 바이오매스(fNRB) 비율이 청정개발체제(CDM)의 특정 기준(TOOL33, version 3.0)을 초과하는 프로젝트 크레딧도 제외할 방침이다.
이는 주로 개발도상국에 보급되는 청정 쿡스토브(Clean Cookstoves, 취사용 스토브)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해당 프로젝트들이 초과 발행된 크레딧을 일부 취소하고 기준에 맞출 경우, 전체 시장 물량의 약 10% 정도는 소급 적용을 통해 적격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단순한 탄소 저장(stock)의 존재를 인정하는 방식은 기후변화 대응에 실질적 기여를 하지 못한다”며, 추가적인 인간 활동에 따른 감축 효과가 입증돼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 공급 붕괴” 우려 확산
이 같은 규제 초안이 현실화될 경우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기존 크레딧의 약 90%가 무효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해당 초안을 최악에 가까운 결과(sub-optimal outcome)”라고 평가하며, 공급 부족 심화를 우려했다. 이미 유럽 항공사들은 규제 불확실성 때문에 크레딧 구매를 미루고 있으며, 아시아 수요 역시 비용 압박과 정책 불확실성으로 위축된 상태다.
EU는 향후 2단계(2027~2035년)에서는 규제를 더 강화해, 파리협정 제6조 4항 기반의 탄소크레딧(PACM)만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자발적 탄소시장(VCM) 중심 구조에서 국제 규약 기반 시장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사실상 기존 크레딧 체계를 ‘리셋’하는 수준의 변화다.
코르시아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2016년 도입한 항공 부문 탄소 상쇄 의무화 제도로, 국제선 항공 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항공 탈탄소 전략의 핵심 수단이었던 코르시아가 규제 강화로 인해 오히려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을 초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