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법원, 고객 배출도 기업 책임”...토탈에너지스에 스코프 3 반영 판결 [환경] 글로벌 석유 공룡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가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인 스코프 3 리스크를 기후변화 대응 계획에 의무적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프랑스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기업이 고객의 배출량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 며 선을 그어온 논리를 정면으로 뒤집은 판결이다.
로이터는 25일(현지시각) 파리 법원이 토탈에너지스에 가치사슬 내 간접 배출량을 통제하고 기후 위험을 식별·대응할 수 있도록 6개월 이내에 기업 실사 계획 을 수정·보완하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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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추출과 연소는 필연적 관계 …법원, 스코프 3 기업 책임 공식 인정
이번 소송은 지난 2020년 노트르 아페르 아 투스(Notre Affaire à Tous) , 셰르파(Sherpa) 등 프랑스 환경 기후 NGO 연합과 파리시가 공동으로 제기했다. 이들은 토탈에너지스의 석유·가스 비즈니스가 파리기후협정의 1.5도 억제 목표 에 위배되며, 프랑스의 기업 실사법 을 위반했다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원유를 추출하고, 정제하고, 시장에 판매하는 행위는 장소와 시간에 구속되지 않고 필연적으로 연소 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며 따라서 스코프 3 배출량은 토탈에너지스 자체 운영에서 비롯되는 부작용과 부정적 영향의 핵심적인 일부 라고 명시했다.
토탈에너지스 측 변호인단은 올해 초 열린 재판 과정에서 스코프 3는 소비자의 소비 영역이며 기업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것 이라고 항변했으나, 사법부는 기업이 어떤 에너지를 생산하고 투자할지 결정하는 행위 자체가 소비단의 탄소 배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셈이다.
스코프3는 인정, 사업 중단은 제외…환경단체엔 ‘절반의 승리’
이번 판결은 프랑스가 2017년 도입한 기업 실사법이 기후변화 영역에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기념비적인 사례다. 이 법은 대기업이 환경 오염이나 인권 침해 리스크를 식별하고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환경 단체 입장에서는 절반의 승리 라는 평가가 나온다. 환경단체가 요구했던 신규 석유·가스 사업의 중단과 생산 감축 목표 설정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원은 이를 사법부의 권한 밖에 있는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법원은 실사법의 취지가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모든 활동으로 누적된 기후 리스크의 전적인 책임을 특정 기업에 지우려는 것은 아니다 라며 각 기업이 처한 상황에 맞게 책임을 다하라는 의미 라고 설명했다.
토탈에너지스는 판결 이후 성명을 통해 법원이 신규 석유·가스 프로젝트 중단과 생산 감축 강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회사는 사법부가 토탈에너지스가 충족해야 할 목표를 직접 설정하는 기관이 아님을 확인해 준 것”이라며, 이번 판결에 대한 항소 등 추가적인 법적 옵션도 검토 중 이라고 밝혔다.
다만 법원의 명령을 준수해 6개월 이내에 기업실사 계획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기존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바이오연료 전환 지원, 재생전력 판매 등 고객의 배출 저감을 돕는 비즈니스 데이터를 실사 계획서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넷제로 철회했던 토탈… 글로벌 기후 소송 2라운드 확산
이번 판결은 글로벌 석유 메이저를 상대로 한 기후소송의 확대 흐름 속에서 내려졌다. 앞서 셸은 지난 2021년 네덜란드 법원으로부터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45% 감축하라 는 역사적인 판결을 받았으나, 2024년 항소심에서 이를 뒤집은 바 있다. 현재 이 사건은 네덜란드 대법원의 최종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토탈에너지스도 프랑스에서 잇따라 기후 관련 소송과 여론의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에는 파리 법원에서 그린워싱 판결을 받기도 했다. 법원은 토탈이 2021년 사명을 토탈에너지스로 변경한 이후 기후 공약으로 소비자를 오도했다고 판단했고, 회사는 이에 항소하지 않았다.
여기에 토탈에너지스가 올해 초, 각국의 느린 친환경 전환 속도와 유럽연합(EU)의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이유로 2050년 넷제로(Net-Zero) 달성 목표를 공식 철회하면서 환경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토탈에너지스는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생산량 중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전력 비중을 20% 수준으로 맞추는 다각화 전략을 추진 중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