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우인성 윤석열 수사외압 재판 4월 시작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김건희씨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는 우인성 부장판사
지난달 28일 김건희씨의 혐의 다수에 무죄를 인정하고 일부만 유죄를 인정,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우인성 부장판사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는데 우인성 부장판사는 4월부터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갈 것을 예고했다. 이렇게 되면 이 사건에 대한 1심은 10월께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에는 특별검사가 공소제기한 사건의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해 신속히 해야 하며, 그 판결의 선고는 제1심에서는 공소제기일부터 6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고 규정돼 있다.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지난해 11월 윤씨 등을 기소했으니 우 부장판사의 말대로라면 1년이 다 돼서야 1심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모든 사건 재판을 6(개월)-3(개월)-3(개월)으로 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는데 윤 전 대통령 등 거물급 피의자들이 다수 법정에 서는데도 1심 자체를 11개월 끌겠다고 공언한 것이어서 국민들의 화를 돋울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를 앞당긴 요인 중의 하나이기도 한데 이토록 일반적인 사건처럼 처리한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사건의 발단이 되는 채 해병대원 순직 사고와 수사 외압이 2023년 7월 발생한 것을 생각하면 늦어도 너무 늦다. 국민들의 법감정에서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지연될 정의 다.
우 부장판사 여섯~일곱 달이면 될 것 같다
우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을 마무리하며 다음달 18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한 뒤 오는 4월부터 정식 재판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특검팀은 우 부장판사를 향해 죄송하지만 좀 빠르게 기일을 잡을 순 없냐 라고 말했다. 이에 우 부장판사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제 생각에는 10회 기일이면 끝날 거 같다 면서 3월(2차 공판준비기일)부터 여섯~일곱 달이면 될 거 같다. 4월부터 (1차 공판을) 진행해도 여섯 달에서 일곱 달이면 가능하다 고 답했다.
우 부장판사는 이어 그런데 검사님은 그건 왜 물어보는 겁니까? 라고 물었고, 특검팀은 신속한 재판 가능하실까 싶다 라고 답했다. 우 부장판사는 저희가 이것만 하는 게 아니 라면서 양해를 부탁한다 라고 말했다.
이에 특검팀이 재차 특검법상 6개월 이라고 덧붙이자 우 부장판사는 아, 네 그건 충분히 알고 있다 며 다른 이유가 없으면 알아서 진행한다. 3월 18일 오전 10시에 속행할 것 이라며 재판을 마쳤다.
왼쪽부터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윤석열 전 대통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사외압 의혹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 수해복구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원 채수근 순직사건 수사결과를 보고받은 윤씨가 격노한 이후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 국방부와 해병대가 개입해 수사 결과를 은폐하고 이를 수정하려 했다는 내용이다.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이름을 올린 피고인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 12명이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수사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한 윤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직후 김계환 당시 사령관에게 ▲사건 이첩 보류 ▲국회 설명 및 언론브리핑 취소 ▲주요 피의자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의 휴가 처리 및 업무 복귀 등을 지시했다.
또 이 전 장관은 2023년 8월 2일 해병대수사단이 사건 이첩을 강행하자 유재은, 박진희, 김동혁 등을 통해 사건기록 회수, 박정훈 당시 해병대수사단장의 입건, 수사기록 재검토 등을 지시해 수사결과를 바꾸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장관과 김 전 단장은 박 전 단장 항명 혐의 수사 기밀을 대통령실에 보고하고, 수사과정에서 박 전 단장에 대해 부당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감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공소사실 자체가 박정훈 진술로만 된 거 아닌가
이날 윤씨 측을 비롯해 피고인들은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특히 피고인 측은 반복적으로 이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박정훈 준장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지시나 의도가 전혀 없었다 며 기록 회수, 박정훈 보직 해임, 수사결과 변경 등 공소장에 기재된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지시를 한 바 없고 공모한 바도 없다 고 말했다.이어 설령 그런 지시를 했더라도 군 통수권자로서 법리적으로 정당한 권한 행사였으므로 직권남용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범철 전 차관의 변호인은 한 사람(박정훈)의 진술을 근거로 모든 사람 진술을 거짓으로 의율하고 있다 며 항명 사건 수사 과정에서 나온 박정훈의 진술이 믿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특검이 출범하고 기소됐는데 객관적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재판부가 판단하길 바란다 라고 의견을 밝혔다.
김동혁 전 단장의 변호인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 헌법과 법률 따라 대통령은 개별적 구체적 사건 관련 수사 지시 권한이 있다 며 윤석열의 개입은 부당한 수사지시로 볼 수 없다. 특검의 기소는 부당하고 이첩을 보류한 박정훈은 전형적 항명에 해당한다 고 주장했다.
결국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과 특검 모두 박정훈 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준장에 대한 증인신문 순서를 놓고 양측이 갈렸다.
이 전 장관 측은 박정훈 전 단장이 채해병 사건 이첩 보류의 목적이나 의도를 완전히 왜곡해 수사외압이 있었다 는 자극적·일방적 주장을 언론에 발표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며 그 과정에서 마치 삼인성호(三人成虎)와 같이 근거 없는 주장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고 말했다. 세 사람이 모이면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뜻으로, 몇몇이 모여 거짓을 되풀이하면 진실처럼 소문난다는 뜻이다.
이 전 장관 변호인들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특정인을 피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구체적 지시를 받은 게 없고, 지시를 한 사실도 없다 면서 핵심 인물인 박정훈에 대한 증인신문은 다른 신문 이후에 할 필요가 있다 고 주장했다. 이에 특검팀은 박정훈을 가장 먼저 해야 전체 흐름을 볼 수 있다 며 다른 증인신문을 할 때 대질신문하는 것도 제안한다 라고 말했다.
이에 우 부장판사는 그렇게 하면 굉장히 많이 출석하셔야 한다 고 지적했고, 이에 이 전 장관 측은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 먼저 (다른 증인들을) 한 다음, 박정훈을 하는 것이 효율적 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런데 이 순간 우 부장판사가 특검팀을 향해 공소사실 자체가 박정훈 진술로 된 거 아니냐 라고 물었다. 특검팀은 다소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이며 일부 있을 뿐이다. 공소사실 2, 3, 4, 5 등은 (다른) 피고인들의 진술 등으로 만들어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 측에서) 박정훈과 관련해 실체가 없는 주장이라고 하는데 가장 먼저 증인신문을 하는 것이 실체 발견에 도움이 된다 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우 부장판사는 특검 입장을 받아들여 첫 증인으로 박 전 단장을 소환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진정성립을 진행한 후 다른 증인들을 신문하고 다시 박 전 단장을 부른다고 밝혔다. 진정성립은 문서 작성자가 직접 작성했음을 인정하는 절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