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 연평도에 400~500명 수용 가능한 철창 확인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6일 연평도 검증영장 집행을 위해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 헬기에 탑승하고 있다. 2026.5.6 연합뉴스
3대 특검(내란, 김건희 의혹, 해병대 장병 사망)이 마무리하지 못한 수사에 매진하고 있는 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검)이 노상원 수첩 에 등장하는 연평도 수집소 를 확인하기 위해 6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연평도에 있는 해병대 연평부대 현장 검증을 했다. 종합특검은 연평부대 안의 지하 갱도에 실제로 400~50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철창 시설 18곳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이에 따라 종합특검은 노 전 사령관이 이곳에 이른바 수거자 들을 가둔 뒤 전투병력을 상주시켜 감시하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시설이 원래 있던 것인지, 아니면 수첩에 기재된 내용을 현실화하기 위해 새로 지어진 것인지 여부를 확인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특검팀은 수용시설을 점검한 뒤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통제가 가능하며 다수의 인원을 장기간 감금할 수 있는 물적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고 밝혔다.
노 전 사령관은 수첩에 A급 수거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정청래 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의 이름을 기재했다. 이어 수거 A급 처리 방안 이라며 연평도에 수집소 설치 , 안보의식 고취차원에서 연평도로 이동 이라고 썼다.
그는 또 수거 대상 처리 방안 으로 일반전초(GOP) 선상에서 피격, 연평도 등 무인도로 이동시켜 폭파, 북한에 나포 직전 격침 등 구상을 적기도 했다. 민간 대형 선박을 이용해 연평도로 이동하고, 실미도 하차 후 이동 간 적절한 곳에서 폭파한다 는 내용도 수첩에 담겼다.
특검팀은 이날 검증 결과를 토대로 이른바 노상원 수첩 에 기재된 내용을 비롯해 노 전 사령관의 관련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수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연평도 외에 강원도 등 다른 전방지역 군 시설도 수집소로 활용하려고 한 정황도 들여다보고 있다. 노 전 사령관 수첩에 드러난 수집소는 5개로 오음리, 현리, 화천, 무인도 2개소 등이 나열돼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당시 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2월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1심 판결을 내리며 내란 결심·준비 시점 을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인 2024년 12월 1일로 판단했다. 지귀연 재판부가 이렇게 판단한 데는 내란 특검이 주장한 내용들을 근거 없는 것으로 봤지만, 노상원 수첩의 증거능력을 배척한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종합특검의 이날 현장 검증 및 관련 수사로 지난달 27일 변론을 시작한 항소심에서는 법원의 판단이 뒤집힐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최욱의 매불쇼 에 출연해 2024년 1월 22일 작성된 비상계엄 합동수사본부 운영 예규(초안)가 250쪽 가량의 방대한 문건을 종합특검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했다며 운영 예규에 원래는 수사 1, 2, 3, 5국 4개국이 있었는데 6국을 추가해 해양경찰청이 주도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여 전 사령관의 충암고 1년 선배인 안성식 해경 치안감이 여 전 사령관에게 해경도 합수부에 들어가는데 국제정보국장인 내가 수십 명과 함께 파견된다 고 알렸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계엄 준비는 이미 2023년 11월 여 전 사령관이 이진우 수도경비사령부, 곽종근 특수전사령부 사령관과 함께 임명됐을 때 시작됐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250쪽의 방대한 문건을 마련하려면 적어도 두 달 정도 논의가 진행됐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또 같은 해 3월 20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안성식 해경 국제정보국장이 방첩사를 찾아 여 사령관, 박성하 방첩사 기획조정실장 등과 만찬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모두 충암고 출신이라 충암고 만찬 이었던 셈이다.
박 의원의 주장을 종합하면, 계엄 및 내란 준비에 착수한 시점은 2023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2024년 12월 10일 국군방첩사령부 정문 모습. 2024.12.10 연합뉴스 자료사진
종합특검은 비상계엄을 준비한 시점을 방첩사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운영 계획 문건 을 작성해 결재한 2024년 2월로 보고 있다. 전날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여인형 전 방첩사 사령관이 그 해 초 방첩사 간부에게 방첩사는 작전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아 상황이 걸리면 현장에 누가 나가는지 불투명하다”며 ‘레고블록’이 없으니 작전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전투 편성을 만들어봐라”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 레고블록은 일반 군부대의 소대·분대 등 단위를 의미한다.
다른 군은 전시에 소대·분대 등 단위로 구체적인 임무와 역할이 주어져 있지만 방첩사는 그렇지 못하니 작전계획을 구체화하라는 취지다. 당시까지 방첩사는 ‘비상계엄 때 수사단이 출동한다’ 수준의 추상적 계획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 뒤 방첩사는 ‘계엄 발령 시 합수부 편성, 조치 훈련, 전투 편성(초안)’ 등 보고서를 작성해 여 전 사령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 편성은 군사용어로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각 부대에 임무를 부여하고 지휘관계를 설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방첩·수사·계엄 합동수사본부(합수부)가 평소에 조직별로 임무를 진행하다 계엄 선포 상황 메시지가 전달되면 합수부 본부를 편성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방첩사는 이렇게 작성한 전투 편성 계획을 바탕으로 2024년 3월 한·미 합동연습인 ‘자유의방패’(Freedom shiled) 훈련 때 실제 임무 수행 연습을 했고, 여 전 사령관은 계엄 발생 때 수사·체포·호송 훈련을 직접 사열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방첩사는 주요 정치인 체포 및 구금 임무를 부여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방첩사가 2024년 초부터 계엄 선포를 염두에 두고 연습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여 전 사령관은 훈련 때 부대원들이 모인 연병장에 나와 직접 사열(군부대 점검 및 검사)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여 전 사령관은 ‘계엄이 발생하면 합수부가 팀워크를 미리 맞춰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후 여 전 사령관은 편성된 부대원의 역할과 계엄 때 지참하는 장비 등을 점검했다.
여 전 사령관 부임 전까지 계엄 때 방첩사의 전투 편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과거 훈련 때는 계엄을 대비한 각 부대원의 임무 수행 연습이 아닌 보안점검 지원 업무 등을 주로 진행했다고 한다. 훈련 때 군사비밀이나 대외비 관리를 소홀히 하는 사례를 적발하는 업무가 방첩사의 주요 임무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방첩사 내에서도 2024년 3월 계엄 대비 전투 편성 훈련은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김철진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이 지난해 2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2.21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오마이뉴스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방첩사의 해당 문건을 작성한 책임자는 이른바 용현파 출신 김철진 전 국방부 보좌관이었다. 김 전 보좌관은 2023년 11월 6일 인사를 통해 여 전 방첩사령관과 함께 방첩사로 들어온 외부 인사다. 그는 이후 준장으로 진급한 뒤 방첩사 기획관리실장을 맡았다. 방첩사 기획관리실은 부대원 인사와 부대 작전 계획 수립·시행 등을 담당하는 부서다. 작전 계획 중 하나로 비상계엄 선포 시 구성되는 합동수사본부(합수부) 설치·운영 업무도 관장하고 있다.
종합특검은 김 전 보좌관이 방첩사 기획관리실장 직책을 맡은 지 약 3개월 만에 비상계엄 선포 때나 구성되는 합수부 운영 계획 문건 작성에 관여하면서 이례적인 내용이 포함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종합특검은 12.3 내란 당시 방첩사 합수부 운영 계획이 제대로 실현됐다면, 400명 정도의 인력이 방첩사로 집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방첩사가 이번 내란에서 합동체포조를 편성해 국회로 출동시켰던 만큼 직접 지휘할 수 있는 대규모 파견 인력까지 확보하려던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종합특검은 문건 속 일부 계획이 실제 실행된 사실도 파악했다. 2024년 3월 7일 한미연합연습 당시 방첩사 요청을 받은 수도방위사령부 병력 75명이 합수부 창설식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수방사는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전시 합동수사본부 수사관 경호 임무를 방첩사로부터 요청 받았다 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김 전 보좌관은 비상계엄 선포 여드레 전 인사를 통해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의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내란 당시 김 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으며, 합동참모본부 결심지원실에서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을 막지 못한 김 장관을 질책하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김 전 보좌관은 지난해 6월 16일 내란 우두머리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장관에게 국회에 몇 명이나 투입했느냐 고 묻고, 김 전 장관이 500여 명 이라고 답하자, 윤 전 대통령이 거 봐, 부족하다니까. 1000명 보냈어야지. 이제 어떡할 거야 라고 물은 것이 맞냐 는 특검의 질문에 들은 사실이 있다 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