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밀고 법무장관은 막았다…美오클라호마 주지사 경선 달군 알루미늄 제련소 [뉴스] 미국 알루미늄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늘릴 대형 제련소 건설 계획이 오클라호마 공화당 주지사 경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청정에너지 전문매체 카나리미디어는 10일(현지시각) 오클라호마주 법무장관 젠트너 드러먼드가 아랍에미리트 국영 알루미늄 기업 에미리츠글로벌알루미늄(EGA)과 미국 센추리알루미늄의 40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제련소 건설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젠트너 드러먼드 법무장관/젠트너 드러먼드 선거 웹페이지
美 알루미늄 생산 두 배 노린 5조5000억원 프로젝트
이번 프로젝트는 오클라호마 북동부 이놀라에 미국 최대 규모의 1차 알루미늄 제련소를 짓는 사업이다. 완공되면 연간 75만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해 미국의 1차 알루미늄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다.
오클라호마 제련소는 에미리츠글로벌알루미늄이 60%, 시카고에 본사를 둔 센추리알루미늄이 40% 지분을 갖는 합작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양사가 설립한 합작법인 ‘오클라호마프라이머리알루미늄’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은 미국 제조업 재건과 공급망 안보를 앞세운 대형 산업 프로젝트로 추진돼왔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이 프로젝트에 5억달러(약 7600억원)의 보조금을 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제련소 건설을 지지해왔다.
알루미늄은 생활용품과 건설자재뿐 아니라 전투기, 군함, 헬리콥터, 탄약에도 쓰이는 핵심 소재다. 오클라호마 주지사 케빈 스팃은 이 사업을 미국의 국가안보와 연결하며 중국이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장관, 전력망 부담·환경오염 우려로 소송 제기
젠트너 드러먼드 오클라호마주 법무장관은 제련소 건설을 막기 위해 직접 소송에 나섰다. 그는 지난 2일(현지시각) 제련소가 앞으로 지역사회에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시설”에 해당한다며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성명에서 1차 알루미늄 제련소는 지역사회 한복판에 들어설 만한 시설이 아니며, 오염물질은 행정구역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드러먼드 법무장관은 바람을 타고 오염물질이 오클라호마 북동부 지역사회로 확산될 수 있다 고 주장했다.
드러먼드는 오염물질 확산 위험뿐 아니라 막대한 전력 수요도 지역사회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고 주장했다. 알루미늄 제련은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산업으로, 이놀라 제련소는 상시 1기가와트(GW)가 넘는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이는 보스턴이나 내슈빌 같은 대도시 하나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규모다.
드러먼드는 이 같은 전력 수요가 지역 전력망에 이례적인 부담을 주고, 오클라호마 주민들의 전기요금 상승과 전력 공급 안정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지역사회에서도 제련소 건설에 대해 환경오염 우려가 나온다. 기후단체 인더스트리어스랩스가 지난해 실시한 오클라호마주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가 제련소 프로젝트에 찬성했다. 하지만 찬성 여부와 관계없이 다수의 응답자가 대형 중공업 시설이 들어오면서 발생할 수 있는 대기·수질 오염 등 환경 문제를 우려한다고 답했다.
인더스트리어스랩스의 애니 사터 선임 캠페인 디렉터는 미국으로 제조업을 다시 유치하는 것, 특히 알루미늄 생산을 늘리는 데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지지가 모인다”며 반면 지역의 대기·수질 오염에 대한 우려 역시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폭넓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 직후 소송전…주지사 경선 쟁점으로
이 소송은 곧바로 공화당 주지사 경선의 핵심 쟁점으로 번졌다. 법무장관이 오클라호마 공화당 주지사 후보 경선에 출마한 상태에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소송 시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드러먼드의 경쟁자인 전 주 상원의원 마이크 마제이를 공개 지지한지 나흘 만이기에 정치적 동기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케빈 스팃 현 주지사는 드러먼드가 트럼프에 대한 보복을 위해 법무장관직을 무기화하고 있다 고 비판했다. 반면 드러먼드는 정치적 의도는 없다 며 개발사가 5월 19일 대기질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했다 고 반박했다.
마제이 후보도 트럼프의 지지 표명을 전후로 알루미늄 제련소에 대한 입장이 뒤바뀐 점도 쟁점이 되고 있다. 그는 최근까지 제련소 건설을 반대해왔다. 그는 오클라호마주가 세제 혜택과 전력 할인 등 수억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비판해왔다.
그는 트럼프의 지지 선언이 나오기 몇 시간 전인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입장을 바꿨다. 마제이 후보는 주지사가 되면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해 오클라호마에 이 같은 프로젝트를 더 많이 유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