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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기울기를 기억하며
[뉴스]
0. 재작년 이사 온 집, 내 방의 바닥은 참 묘하다. 거실과 통한 방의 초입은 편평하지만, 책상과 의자가 놓여있는 쪽의 바닥은 육안으로도 보이는 야릇한 경사가 있다. 이사를 온 첫날, 그 경사에 온 신경이 쏠렸다. 어떻게 사람 사는 방바닥을 이따위로 지을 생각을 했지. 바닥의 기울기 때문에 불편했던 심사가 슬쩍 두려움으로 변했다. 저러다 저쪽으로 콘크리트가 우르르 무너지기라도 하는 날엔? 아파트 측에 보수 공사를 요구해야하나? 기울은 바닥을 툭툭 차며 투덜거려도 별 방법은 없다. 그런대로 살아야지 뭐. 그렇게 나는 이 집에 2년을 살았다. 기울기 때문에 2년 동안 불편하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아무렇지도 않았다. 정말로.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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