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PA, 데이터센터 연방 환경규제 선 긋기…전력난엔 핵융합 로드맵 제시 [환경]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관한 환경 기준을 마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리 젤딘 EPA 청장은 10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폴리티코 에너지 서밋에서 급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산업에 대해 연방 차원의 환경 요건이나 권고안을 설정하지 않을 것 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사회 반발이 커지고 있다. 올해 초 폴리티코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37%만이 자택 인근의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 사용량 증가와 대기오염 우려가 주요 반대 이유로 꼽혔다.
리 젤딘 EPA 청장/EPA 유튜브 채널
데이터센터 규제는 지방정부 몫…연방 기준 마련 거부
EPA는 데이터센터 규제가 지방 정부의 몫이라는 입장이다. 젤딘 청장은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과 대기오염, 냉각 방식 등은 지역별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연방정부가 일률적인 기준을 만들 필요가 없다 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워싱턴이 조지아주나 플로리다주, 애리조나주의 지역 사회를 현지 주민들보다 더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며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마다 전력 공급 방식과 냉각 방식, 주변 환경이 모두 다르다 고 말했다.
EPA는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해 직접 규제를 강화하기보다 기술 자문과 모범 사례 공유에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젤딘 청장은 EPA는 사업자와 지역사회 간 협상을 중재하거나 심판하는 기관이 아니다 라며 기술 전문성과 우수 사례를 제공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AI 인프라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EPA는 석탄발전소 규제를 완화하면서 AI 전력 수요를 근거로 제시했고, 데이터센터가 주로 사용하는 디젤 발전기의 활용 범위도 확대했다.
전력 수요 폭증 대응…핵융합 과학·기술 로드맵 발표
미국 정부는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핵융합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9일(현지시각) 발표한 핵융합 과학·기술 로드맵을 통해 2030년대 중반까지 핵융합 파일럿 플랜트와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구축을 지원하는 국가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로드맵은 800명 이상의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참여해 마련됐다. 15개 이상의 민간 기업과 10개 이상의 국립연구소, 70개 이상의 대학이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에너지부는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세 가지 핵심 과제로 ▲핵융합 소재·기술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을 활용한 연구 혁신 ▲공급망·인력 양성 및 민관 협력 확대를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 11월 출범한 핵융합국(Office of Fusion)을 중심으로 민간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남은 기술적 과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 핵융합 산업에는 100억달러(약 13조6000억원) 이상의 민간 자금이 투자된 상태다.
다리오 길 미국 에너지부 과학담당 차관은 핵융합 에너지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며 이번 로드맵은 핵융합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방향성과 협력 체계를 제공할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