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내란 584일 만에 구속... 종합특검 연장 힘 받을 듯 [사회혁신]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10일 밤 늦게 구속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7.10 연합뉴스
12·3 내란의 많은 것을 알고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 동안 법망을 빠져나갔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0일 밤 늦게 구속됐다. 내란이 발생한 지 584일 만이다. 2차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라인 실세로 꼽히던 김 전 차장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수사 기간을 연장하는 입법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내란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김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벌인 뒤 영장을 발부했다. 부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전 차장은 2024년 12월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국가안보실·외교부 공무원들에게 설명자료를 주고 미국·일본·영국·유럽연합(EU) 등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차장이 전달한 설명자료에는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 ‘국회가 행정부를 마비시키고 대한민국 헌법 질서의 실질적 파괴를 기도한 것에 대응해 헌법 테두리 내에서 정치적 시위를 한 것’ ‘윤석열 대통령은 종북 좌파, 반미주의에 대항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종합특검이 김 전 차장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충분한 수사를 위해 활동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종합특검 측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현재 종합특검법상 최대 수사 기간은 오는 24일까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 기간을 30일 추가 연장하는 종합특검법 개정을 추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 소위를 통과시켰다.
권영빈 종합특검 특검보는 이날 영장심사에 출석하며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수사가 안 됐던 국가안보실 부분에 대해 수사한 결과 김 전 차장의 행위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해 영장을 청구했다”며 어제 대법원(윤 전 대통령 체포 방해 혐의 상고심)에서 ‘계엄 관련해 정부 입장문 발표는 잘못된 것’이라고 확정됐기 때문에 김 전 차장의 행위에 대해서도 잘못된 행위라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차장은 이날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에 다음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며 법정으로 향했다.
종합특검은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서도 계엄 정당화 메시지에 관여한 혐의를 수사했지만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은 청구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신 전 실장과 김 전 차장을 통해 계엄 선포 배경을 설명하도록 지시했다고 의심해 지난 4월 김 전 차장의 자택과 대학 연구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관련 수사를 이어왔다.
김 전 실장을 겨냥한 의심은 지난해 1월 정동영 현 통일부 장관의 의혹 제기에서 시작됐다. 김 전 차장이 계엄 해제 직후 당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화해 입법 독재로 한국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망가뜨린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서 계엄이 불가피했다 고 강변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약 1시간 뒤에 골드버그 대사의 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지만 같이 상황을 지켜보자 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해명했다.
김 전 차장은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실세로 언급된다. 윤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참여한 이력이 있고, 정부 출범 후엔 국가안보실 1차장을 맡아 한미일 협력 등 주요 외교안보 정책·전략을 총괄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이재명 정부 들어선 이후에는 성균관대 교수로 복직해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앞서 국가안보실로부터 계엄 정당화 문건을 전달받은 국가정보원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책임자에게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김승원 소위 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의사 진행을 하고 있다. 2026.7.10 연합뉴스
국회 법사위는 이날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이른바 내란·김건희·채 해병 등 3대 특검의 미진한 부분과 새 의혹을 수사하는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을 30일 추가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1소위원장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법안은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을 30일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법안이 최종 개정되면 특검 수사시한은 오는 24일에서 내달 23일로 늘어나게 된다.
아울러 법안은 수사 대상에 공무원의 감사 방해 행위를 포함하고, 특검 파견 요청 기관에 국방부를 추가했다. 특검 파견 공무원 수를 현행 130명에서 15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법조 경력 5년 이상인 사람을 공소유지 변호사로 임명해서 특검이 기소한 사건의 공소 유지를 담당하도록 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이 밖에 종합특검이 수사·기소와 관련, 3대 특검의 결정을 번복하거나 공소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선 기존 특검 측과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민주당은 법사위 전체회의 및 본회의 의결 절차 등을 오는 24일 이전에 완료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종합특검 수사 기간 연장 등에 강력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2차 종합특검 자체가 본질적으로 1차 3대 특검의 연장판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1차 3대 특검 510일, 2차 종합특검 150일에 30일 추가 연장하면 도합 690일인데, 특검이 2년씩이나 가동되는 게 과연 정상인가 라며 도대체 언제까지 수사 기간을 연장할 건가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특검 수사 기한을 이재명 대통령 퇴임할 때까지 로 개정하는 게 어떻겠나 라고 비꼬았다.
그는 또 특검은 수사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 뒤늦게 수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막판에 야당 국회의원 수사에 집중하면서 정치적 흠집 내기에 몰두하고 있다 며 지금의 2차 종합특검처럼 매머드급 규모로 무기한 운영하며 야당 정치인을 탄압하는 수사 방식은 사실상 제2 검찰청을 운용하는 꼼수 라고 비판했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종합특검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이 전 비서관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비서관은 2023년 9월 고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경북경찰청이 압수수색을 할 예정이라는 보고를 받고 이를 해병대 측에 미리 알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직원에게 해병대 1사단 압수수색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를 보고받은 이 전 비서관이 국가안보실 관계자에게 압수수색 내용을 알렸고 이후 이 사실이 국방부를 거쳐 해병대에 최종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의혹을 수사한 해병특검팀은 경북청 수사 상황 보고가 국수본을 통해 대통령실·국방부를 거쳐 해병대에 전달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 전 비서관이 윤 전 대통령으 지시로 수사 정보를 받아 보고했을 가능성을 의심했지만 입증하지는 못했다.
이 전 비서관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다음 주 초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